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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7판 팬메이드 시나리오

아컴의 낭만주의자

written by. 구울구울 (@ghull_TRPG)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보라 기뻐하는 소리와 즐거워하는 소리와 신랑의 소리와 신부의 소리를

내가 네 목전, 네 시대에 이 곳에서 끊어지게 하리라"

-<렘 16:9>

 

 

 

 

사용된 일러스트는 Gene Pressler의 작품으로 1920년대 VODE Kid Leather Shoes 광고지입니다.

 

1924년 초가을의 아컴. 바깥은 흐리고, 동풍이 불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변호사의 사무실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불현듯 찾아온 기쁜 소식 하나.

 

 


 

 

 

시나리오 소개

 

-플레이타임: TRPG로 5시간~7시간, ORPG로 10시간~12시간

-1920년대 미국 아컴 배경.

-CoC 7판 룰.

-시티계 탐사형 시나리오. NPC와의 상호작용이 필요합니다.

-적정 플레이 인원 3~4인

-플레이 난이도 중, 키퍼링 난이도 상(시티계 자유도, 복수의 NPC 롤플)

-탐사자 로스트 가능성

 

블루밍하우스 팀의 공식 시나리오 캠페인에서 사용될 용도로 쓰인 것에 약간의 수정을 거쳐 배포합니다.

2회의 플레이를 함께해주신 지인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어둠으로 가는 문 시나리오집에 수록된 <땅의 주인>과 룰북 수록 <붉은 서류들>을 플레이한 후에 하면 조금 더 재미있습니다.(필수X)

 

추천기능: 관찰력 자료조사 듣기 대인관계 전투기능

보조추천기능: 은밀행동 열쇠공

 

*아컴의 낭만주의자 수록 시나리오집 붉은 상아의 PDF를 미스캐토릭 레포지토리에서 상시 판매하고 있습니다.

https://www.drivethrurpg.com/product/415589/Korean---Red-Ivory?cPath=29274

 

 *시나리오 활용에 관한 안내: https://ghoultrpg.tistory.com/notice/7

-2018.9.30 자잘한 수정이 있었습니다.

-2018.10.20 자잘한 고증 수정+질문 들어온 부분 추가했습니다.

-2019.10.18 자잘한 수정이 있었습니다.

-2020.05.16 특정 데이터를 룰북 데이터와 일치하도록 변경하였습니다.

-2021.01.11 덧붙임글 이 시나리오는 2018년에 작성되어, 현재의 시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지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추후로도 수정 없이 공개를 유지하는 대신 이렇게 짧은 안내를 덧붙여둡니다. TRPG가 가진 매력 중 하나는 탁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작성 시의 제가 놓치고 실수한 부분이 있더라도 개별 탐사자분들과 수호자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채워나가시리라 믿습니다. 타 시나리오의 스포일러 요소가 있는 짧은 부가 설명을 시나리오 최하단에 추가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탐사자들은 NPC로 등장하는 변호사 루터 J. 하트와 가까운 사이입니다. 친구~동료 탐사자 정도의 위치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가까워진 이유나 관계 등은 자유롭게 설정해주세요.

탐사자들은 서로 구면이며 함께 기이한 사건을 해결한 적이 있습니다.

 

간략한 시대 배경

광란의 1920년대 1920년대는 세계 1차대전과 대공황 사이의 화려한 호황기입니다. 재즈 열풍이 휘몰아쳤고 아르데코가 유행했습니다. 남자들만의 전유물이던 살룬 문화가 금주법에 떠밀려 쇠퇴하고, 자유에 눈 뜬 플래퍼들이 단발에 스커트를 입고 혼자 술집에 가기 시작했습니다.

금주법 시대 1919년부터 금주법이 시행되었습니다. 주류의 생산, 운반, 판매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이 법이 실시된 배경은 복합적입니다. 많은 사람이 심각한 알콜 중독에 빠져 있었던 세태를 고쳐보고자 했던 종교적 이유와 더불어, 술집을 주로 드나들던 아일랜드 이민자(노동자 계층)와 맥주 생산을 잡고 있는 독일계 이민자(세계대전 적국)에 대한 경계심도 함께 작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알콜 소비량은 줄어들었지만, 수많은 부작용을 함께 몰고 왔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나라 전체에 법을 경시하는 풍조를 만든 것입니다. 불법 주점이 온 나라에 성행했고 법을 악용하여 돈을 버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시대의 그림자 밀주업으로 세력을 키운 갱들이 활개를 치자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습니다. KKK가 위세를 떨치는 등 인종 차별이 심각했습니다. 많은 하류층 시민들은 여전히 재즈와 술을 즐길 여유가 없었습니다. 저임금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어 자본가들에게 저항했습니다.

새로운 발명품 1차대전 이후 대량 생산의 시대가 찾아오면서 자동차는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다이얼 전화를 사용했는데, 전화번호부를 통해 이웃의 번호를 찾았습니다. 라디오로 음악을 들었고, 27년 첫 유성영화가 등장하기 전까지 무성 영화를 시청했습니다.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는 위대한 개츠비, 사랑은 비를 타고, 시카고, 원스어폰어타임인아메리카 등이 있습니다.

 

 

 

 

 

 

 

 

 

 

 

※접힌 부분부터 스포일러이며, 수호자를 위한 정보입니다.

 

 

더보기

 

 

 

 

 

 

 

 

룰북 수록 <붉은 서류들> 시나리오의 특정 NPC를 본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NPC로 대체가 가능하도록 쓰였습니다.

<붉은 서류들>을 플레이하셨거나 하실 계획이시라면 참고하세요.

혹시 조금의 스포일러도 원치 않으신다면 열람을 삼가해주시길 바랍니다!

 

 

 

 

 

 

 

 

 

 

 

시나리오의 전말

리처드 업튼 픽맨은 러브크래프트의 소설 <픽맨의 모델>, <미지의 카다스를 향한 몽환의 추적>에 등장하는 화가입니다. 그는 보스턴 노스엔드의 끝자락에서 구울을 모델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 신비한 화가는 공포의 핵을 들여다볼 줄 알았을 뿐만 아니라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천재성 역시 갖추고 있었습니다. 픽맨 본인이 어떤 악마적이고 마술적인 힘의 소유자라는 어쩌면 과장된 명성은 비교적 소수의 사람들 사이에서만 회자됩니다. 그의 가문에 네크로노미콘의 16세기 그리스어 판본이 내려온다는 조심스러운 추측들과 함께 말이지요.

이 어두운 명성의 화가가 그렸던 초기 습작들 중 심미적으로 눈에 띄게 아름다운 것이 한 점 있는데, 그것이 바로 <신부와 풍경>입니다.

 

1890년대 베버빌. 과거

<신부와 풍경>이 그려진 곳은 매사추세츠주 미들젝스 카운티 로웰과 내슈아 사이에 위치한 작은 탄광촌 베버빌입니다. 이 쇠락해가던 탄광촌에는 끔찍한 비밀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광산 호황기의 활발한 발굴작업 가운데 잊혀진 옛 지하갱도가 발견되면서 모든 일이 일어났습니다. 옛 갱도에는 개와 시체의 얼굴을 한 기묘한 존재들이 우글거렸습니다. 구울들은 새로 난 길을 따라 마을로 진입해 베버빌 광부들의 생계를 위협했습니다. 젊은 인부들이 하나둘 사라졌고 무덤은 도굴되었으며 갓난아이들을 도둑맞았습니다.

베버빌 사람들은 공포와 직면하고 맞서기보다는 타협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마을 목사를 속여 그를 깊은 갱도에 밀어 넣는 것을 시작으로, 날을 맞춰 구울들에게 젊은 목숨을 바치기로 약조했습니다. 교회는 판자와 못으로 막혔고, 떠나간 젊은이들은 다시 돌아오는 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모든 일은 잘 풀렸습니다. 개 머리의 괴물들이 마을에서 자취를 감췄고 사람들은 시름을 덜었습니다. 다들 그 존재의 끔찍한 모습을 지워버리려는 듯 분주하게 생활을 살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민들은 그들을 그저 바쳐진 제물들을 데려가는 ‘발소리들’이라고만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신부와 풍경

이 그림의 모델이 되었던 여인은 이자벨 체이스입니다. 마을 유지의 딸이었던 이자벨은 양친을 갑작스러운 마차 사고로 잃은 뒤 신경쇠약에 시달렸습니다. 친척들은 홀로 남은 그녀를 수상한 신식 정신병원에 보내는 수고를 감내하는 대신 새 ‘남편’을 찾아주기로 했습니다. 이자벨은 그렇게 그해의 제물로 선택되었습니다. 친척들은 그녀의 손에 가짜 패물을 쥐여주며 아컴의 젊은 학자에게 시집 보내겠다는 거짓말로 속였습니다.

1891년, 베버빌에 잠시 머물렀던 화가 지망생이 그녀를 모델로 그림을 그립니다. 이자벨이 흰 웨딩드레스를 입고 저택 앞에 선 모습이 몇 번의 붓터치로 숨이 붙은 채 캔버스 위에 남았습니다.

 

이자벨 본인은 구울들에게 바쳐진 여느 젊은이들과 같은 운명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일부는 여전히 픽맨의 그림 속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영혼의 한 조각, 일생의 한순간이 양감과 질감 속에 갇혔고, 방치된 마법은 시간이 지나면서 어설프게 존재를 얻었습니다.

<신부와 풍경>은 극초기 습작인 만큼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정교함이 부족하고 화풍이 다듬어지지 않았습니다. 픽맨 특유의 이미지로부터 전해져오는 공포감 또한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세상에 가장 해로운 것은 이 작품일지도 모릅니다. 유령, 저주, 발소리의 흉흉한 소문과 함께 밝혀지지 않은 기이한 이야기들이 이 그림을 따라다닙니다. 서늘한 초봄을 배경으로 베일을 살짝 걷은 그녀는 짓무른 눈을 떠 자신의 감상자를 감상하곤 합니다. 당신이 그림을 들여다보면, 그림도 당신을 들여다봅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속은 이자벨은 그림 안팎을 떠돌며 언제까지고 자신의 결혼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괴물의 딸

<신부와 풍경>은 이자벨과 구울 사이에서 태어난 딸 에스더 구드의 수중에 있습니다. 구울들은 에스더를 부잣집 아이와 바꿔치기했고, 그녀는 인간들 사이에서 성장했습니다. 자신의 사회적 위치에 불편을 느낀 에스더는 남장을 하고 데이비드 다윈이라는 새로운 신원을 얻었습니다. 이름의 본래 주인은 현재 지하 6피트 아래에 잠들어 있지요. 에스더는 새 이름을 날개 삼아 베버빌을 떠났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컴의 물밑에서 대대적으로 벌어지는 밀주 사업과 인신매매 등 각종 범죄 행각들이 D. 다윈이라는 인물과 관련이 있다는 묘한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타고난 취향을 잃지 않았던 그녀는 여유가 생기자 아컴 시내의 몰리 갤러리를 사들여 자신의 컬렉션을 전시했습니다. <신부와 풍경> 역시 갤러리 벽에 걸리게 됩니다.

에스더 구드에게는 계획이 하나 있습니다. 언젠가 완전한 구울로 변해 땅밑으로 내려가기 전에, 아컴의 지하 세계를 완벽히 아우르는 구울굴과 터널들을 건설하고 아컴을 제2의 베버빌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1924년 아컴. 현재

탐사자 일행의 친구이자 변호사인 루터 J. 하트와 이자벨은 몰리 갤러리에서 만났습니다. 루터는 다윈의 어두운 비밀은 꿈에도 모른 채 그의 법률 자문을 겸하고 있습니다. 주 업무는 금주법 조항을 교묘하게 피하는 것이지만 다윈이 벌어들인 돈을 정교한 예술품으로 교체하는 작업(탈세)에도 조금 손을 댔습니다. 그는 일 문제로 다윈의 섬뜩한 갤러리에 방문했다가 이자벨을 보게 됩니다. 위험하고 기이한 것에 본능적으로 이끌리는 젊은 변호사는 저항할 겨를도 없이 그녀에게 푹 빠져버립니다. 두 사람은 짧고 불꽃 같은 연애 끝에 결혼을 결심합니다.

결혼식에는 탐사자 일행이 초대됩니다. 루터도 탐사자들도 심지어 이자벨도 몰랐던 사실입니다만- 그녀의 딸을 포함한, 신부의 구울 가족들도요.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결혼식은 행복하게 끝날 것입니다. 그리고 피로연이 시작됩니다. 초대받은 구울들은, 신부를 축복하는 의미에서 신랑과 다른 손님들을 깨끗하게 섭식할 계획입니다.

 

의뢰

시나리오의 시작과 더불어, 탐사자 일행은 루터로부터 사건을 하나 맡게 됩니다.

퓨리턴 묘지(다윈 소유의 사설 공동묘지)의 늙은 묘지기는 최근 들어 기이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장례식도 치르지 않은 무덤들이 우후죽순으로 묘지 여기저기에 생겨나고 있습니다.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묘지기는 새로 생긴 무덤을 파보려 했으나, 하필이면 이 모습이 누군가에 의해 발각되어 소송을 당합니다. 다윈의 법률 자문인 루터 하트가 자연스럽게 이 소송건을 맡게 됩니다. 그는 탐사자 일행에게 이 기묘한 사건의 진상 조사를 의뢰합니다.

다윈이 퓨리턴 묘지를 사들인 것은 이곳을 아컴 아래에 조금씩 깊어지고 있는 구울 터널의 입구 중 하나로 쓰려는 계획 때문입니다. 구울들은 이 오래된 묘지를 꽤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골프 클럽을 빙자한 젊은 갱 지망생들이 새 무덤을 파고 위스키 자루를 거기 묻어두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발각될 위험에 처하자 선량한(구울들을 방해하지 않는!) 묘지기 노인에게 죄를 뒤집어씌웠습니다. 다윈은 노인의 변호 비용을 지급하고, 부하들을 시켜 묘지의 주변을 순찰합니다. 이 일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좀 더 위험한 방법을 쓸 것입니다.

 

사건의 경과 : 현재 1924년

1800년대 베버빌 광부들이 구울 터널을 발견하고 사람을 제물로 바치기 시작합니다.

1891년 픽맨이 베버빌에서 <신부와 풍경>을 그립니다. 이자벨이 구울들에게 바쳐져 실종 처리됩니다.

1892년 에스더 구드가 태어나 부잣집 아이와 바꿔치기됩니다. 이자벨이 구울에게 잡아먹힙니다.

1901년 에스더가 <신부와 풍경> 그림을 손에 넣고 그 안에 남은 이자벨의 영혼을 깨웁니다.

1912년 에스더가 베버빌의 토지를 매각하고 다윈의 신분을 훔쳐 아컴으로 떠납니다. 그곳에서 자신의 불법적인 사업을 시작합니다.

1914년 에스더의 허위 사망신고가 접수됩니다. 에스더는 다윈으로서 조금씩 아컴에서 세력을 늘려갑니다.

 1916년 베버빌의 잔혹한 사건이 드러납니다. 주동자 대부분이 정신병원에 갇히고, 남은 베버빌의 주민들은 제물을 바치지 않아 구울들에게 참살당합니다.

1919년 다윈이 퓨리턴 묘지를 사들입니다. 토지를 구매해 자신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습니다.

1922년 다윈 소유의 몰리 갤러리가 오픈합니다.

1924년 루터와 이자벨이 몰리 갤러리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식 날을 잡습니다. 그리고 탐사자들을 결혼식에 초대합니다.

 

 

 

인물

[ ]핸드아웃

 묘사

 

 *키퍼 정보

 

본문

 

#. 도입-변호사 사무소

 

1924년 9월 11일, 초가을의 아컴. 바깥은 흐리고, 동풍이 불고 있습니다. 점심때를 갓 넘긴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날씨 때문인지 거리는 평소보다 어둡습니다. 도입 장면은 처치 거리에 있는 루터 J. 하트의 변호사 사무소에서 시작됩니다. 그의 사무소는 사무용 건물의 2층에 위치한 곳으로 규모는 작지만 제법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주에서 발행한 변호사 면허와 다니엘서 13:55의 구절이 액자에 걸려있습니다.

탐사자 일행은 공동의 친구이자 동료인 변호사로부터 맡길만한 사건이 나타난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그의 사무실로 모였습니다.

 

이번 일이 탐사자 일행이 처음 받는 의뢰는 아닙니다. 루터는 이따금 기이한 사건을 맞닥뜨렸고, 그런 일이 있을 때 탐사자 일행의 도움을 찾곤 했습니다. 반대로 그가 탐사자 일행에게 도움을 주었던 경우도 있을 겁니다. 그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설정을 더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면 NPC와의 관계를 정돈하고 상황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탐사자 일행은 손님용 소파에 앉아있습니다. 루터는 탐사자들에게, 혹시 최근 도굴꾼 사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냐고 질문합니다.

만약 탐사자들 중에 아컴의 소식에 빠삭하거나 신문을 착실히 읽는 사람이 있다면, <지능> 판정을 해볼 수 있습니다. 성공시 며칠 전 묘지기가 무덤을 도굴하려다 들켰던 사건에 대한 기사를 읽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루터는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들을 손끝으로 훑어 관련 자료를 찾아내 탐사자들에게 건네줍니다.

 

 

[도굴꾼 집단 소송 사건

피고인: 피터 램지 (64세)

피고는 아컴 교외의 오래된 사설 공동묘지를 지키는 묘지기입니다. 그는 최근 악몽과 편집증에 시달립니다. 원인은 증식하는 무덤 때문입니다. 장례식을 치른 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그런 부류는 맹세코 아니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땅에서 솟아나기라도 한 듯 낯선 묘석과 무덤이 자꾸만 생겨났습니다. 묘지에 오래 머무르는 묘지기만 알아챌 만큼 미묘한 숫자지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망을 서는 둥 각종 대책을 강구했으나 별 소득이 없었습니다. 정의감과 약간의 알코올에 휩싸인 노인은 결국 새로 생긴 무덤을 파보려고 시도했습니다. 문제는 그 모습을 마을 주민에게 들켰다는 겁니다. 경찰서에서 미수로 훈방 조처된 것이 일을 더 키웠습니다. 목격자는 피고가 묘지를 지켜야 하는 사명을 가졌음에도 이를 저버리고 이웃의 무덤을 파헤치는 불경한 자라며 종교단체를 설득해 집단 소송을 걸었습니다. 사람들이 매일같이 피켓을 들고 묘지 앞에서 시위를 합니다.]

 

 

-핸드아웃을 다 읽고 나면, <듣기> 판정을 합니다.

성공한 탐사자는 아래층에서 삐걱거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극단적 성공시, 이것이 뭔가가 주기적으로 천장을 누르는 소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루터 하트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그는 최근 가끔 그런 소리가 들린다며, 아래층의 빈 사무실에 쥐가 사는 것 같다고 짐작합니다.

*이 소리는 다윈의 구울 감시자들이 낸 소리입니다. 다윈은 이자벨과 가까이 지낸 순간부터 루터를 감시했고, 탐사자들과의 대화도 전부 엿듣고 있습니다. 구울들은 1층의 천장에 붙어 있으며 탐사자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기색을 눈치채면 빠르게 떠납니다.

 

탐사자들에게 추가로 다음의 내용을 전달합니다. 되도록 그대로 읽기보다는 대화를 통한 전달을 추천합니다:

루터 하트는 탐사자 일행이야말로 이런 기묘한 사건을 해결할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이 노인의 말이 진실인지, 그저 늙은이의 망상인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가장 먼저 시도해볼 만한 일 중 하나는 신문사에 들려서 관련된 정보를 찾는 것입니다. 아컴 어드버타이저 신문사는 변호사 사무실과 같은 처치 거리에 있습니다. 신문사의 지인에게 연락해둘 테니 열람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현장조사 역시 필요한 작업입니다. 다만 낮의 공동묘지에는 시위하는 주민들이 있어서 괜한 꼬투리가 잡히지 않으려면 보는 눈을 조심해야 합니다. 밤에는 시민들은 없습니다만, 최근 그 근처에 총 든 사람이 돌아다닌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뭐 소문은 소문일 뿐이니까요!

 

탐사자들이 목적지나 수사의 방향 등을 결정하면, 루터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그러고 보니 일 얘기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말씀을 안 드렸군요. 오늘 저녁에 시간 괜찮으십니까? 제 아내 될 사람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청첩장도 드릴 겸 해서요.”

 

탐사자들이 승낙하면, 저녁 5시 반에 리치 거리의 달리아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거절하는 사람에게는 우편 배달부를 통해 따로 청첩장을 보내줍니다.

 

1층을 조사하는 경우: 1층은 아래층에 있던 증권 회사가 다른 건물로 확장 이전하면서 한 달 정도 비어있었습니다. 사무실에 내려가 보면 문은 잠겨있습니다. <열쇠공> 등을 이용하거나 조금의 위험을 감수하고 문고리를 힘으로 부수면(근력) 잠입할 수 있습니다. 내부는 서류 쓰레기와 낡아서 버린 가구 외에는 비어있습니다. 다만 바닥에 진흙 묻은 발자국이 이리저리 찍혀 있습니다. 1층에 <관찰력> 판정을 하면, 천장에도 얼룩덜룩한 발자국이 잔뜩 찍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골목으로 향하는 뒷문은 활짝 열려있습니다.

구울들은 사무용 건물들 사이 쓰레기통 밑의 맨홀을 통해 오가고 있습니다. 이곳으로 들어가면 구울의 서식지가 된 아컴 하수도로 이어지는데, 극도로 위험합니다.

 

 

 

#아컴 어드버타이저 신문사

Norman의 일러스트(부분)

신문사는 바쁘게 챠캉거리는 타자기 소리와 잉크 냄새로 가득합니다. 머리를 쥐어짜는 기자들과 그들의 손을 타고 분주히 넘어 다니는 활자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장소에 활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탐사자 일행이 신문사에 도착하면 기자 애덤 웨스트와의 짧은 대면이 있습니다. 애덤 웨스트는 어드버타이저 지의 중간급 기자로, 이미 루터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는 탐사자들의 신원만 짧게 확인하고 신문 보관고를 열어줍니다. 편집장에게 직접 허가받은 일이 아니므로, 탐사자들이 자료조사에서 대실패를 하면 편집장이 탐사자들을 발견하고 쫓아냅니다. 내쫓기지 않으려면 그를 상대로 적절한 롤플 후 <대인관계> 기능에 성공해야 합니다.

신문사에서 퓨리턴 묘지에 대해 조사할 수 있습니다. 정보를 얻으려면 <자료조사> 판정을 합니다. 얻을 수 있는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탐사자들이 판정에 성공할 때마다 순서대로 제공합니다.

*아컴 어드버타이저 신문 핸드아웃을 만들 때 사용하기 좋은 팬메이드 pdf 배포를 발견하여 링크를 붙여둡니다(영문 사이트). 만든 이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며, 문제 시 내리겠습니다. https://rpgplotter.wordpress.com/2010/10/04/arkham-advertiser-editable-pdf/

 

 

[아컴 어드버타이저 1924년 9월 7일자 신문.(사흘 전)

지난밤 퓨리턴 묘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늙은 묘지기가 자신이 지키는 무덤을 도굴하려다 시민에게 발각된 사건이다. 익명의 소유주는 묘지기를 해고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공분을 사고 있다. 묘지기와 소유주 모두 아컴 어드버타이저지와의 인터뷰를 거부했다. 다행히 당시 사건을 목격한 선량한 시민의 협조를 얻을 수 있었다.

기자: 당시 상황을 묘사해주시겠습니까?

N: 그날 밤은 달이 무척 밝았습니다. 조모께서 꿈에 나오셨어요. 몸이 불편하다고 계속 말씀하시기에 맘에 걸리지 뭐에요. 그래서 벌떡 일어나 당장에 그분의 묘지로 뛰어갔죠. 그런데 맙소사, 딱 봐도 술에 취한 묘지기가 애먼 무덤을 파내고 있는 것 아닙니까!(...)]

 

[아컴 어드버타이저 1921년 1월 10일자 신문.

아컴의 이곳저곳 - 퓨리턴 묘지의 역사.

1810년대 후반에 마이클 심슨 목사가 교회 뒤 넓은 부지를 사들여 공동묘지를 지었다. 이후 오랜 시간 동안 그리스도 교회 신자들의 묘지로 사용되었다. 교회는 1870년대에 도심으로 이전했고 묘지는 이름만 바뀐 채 그 자리에 남았다. 1919년에 익명의 사업가가 비밀리에 교회로부터 묘지를 사들였다. 부지를 밀고 건물을 세우려 한다는 소문이 돌아 잡음이 일었으나 예상과 다르게 사업가는 퓨리턴 묘지를 유지했다. 묘지는 서류상의 소유주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우리에게 삶의 무상함을 일깨우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컴 어드버타이저 1923년 5월 21일자 신문.

지나가던 아무 사람을 붙잡고 물어도 오늘날의 미합중국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는 시카고라고 망설임 없이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보스턴의 시민들도 그리 안전한 생활을 보내고 있지는 않다. 마이어 랜스키, 찰스 “킹” 솔로몬, 거스틴 갱들의 영역 다툼이 날로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갱은 옛날과는 다르다. 지금, 오늘날이야말로 그들의 전성시대다. 그들은 올바른 미국 시민이라면 꿈도 꾸지 못하는 위법행위들을 하면서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고 많은 사람들을 죽인다. 하루에도 몇 구씩 버려진 시체가 강둑이나 길거리에서 발견된다. 최근 보스턴 갱들이 아컴 등지에도 조금씩 세력을 뻗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도시의 갱들끼리 마찰이 생기면 결국 무고한 시민이 희생된다. (...)]

 



#. 저녁 약속

약속한 시각에 달리아 레스토랑에 도착하면, 예약석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웨이터가 탐사자들을 자리로 안내합니다. 손님들은 안락한 공기를 훼손하지 않는 점잖고 낮은 목소리로 대화합니다. 저녁 조명은 남색과 오렌지빛이며, 오늘은 재즈 싱어 대신 글래스 하프 연주자가 유리잔 턱을 손가락으로 훑으며 연주합니다.

탐사자들이 제시간에 도착한다면 루터와 이자벨이 미리 자리에 앉아 일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루터는 탐사자 일행과 이자벨 체이스를 양쪽에 소개합니다.

이자벨은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여인입니다. 굽이친 갈색 머리에 자수정 목걸이를 했고 이브닝가운을 입고 있습니다. 메리 픽퍼드 스타일의 눈썹이 무표정할 때면 조금 슬퍼 보입니다.

-기분 좋은 1920년대의 식사 묘사가 필요하다면 다음을 참조하세요: 전채요리로는 오이스터 록펠러(굴 위에 버터나 간 시금치 등을 올리고 구운 것)와 속을 채운 버섯 등이 나옵니다. 월도프 샐러드(사과, 호두, 셀러리가 들어간 샐러드) 혹은 시저 샐러드가 입맛을 돋워줍니다. 메인으로는 드레싱을 곁들인 구운 양갈비, 속을 채우고 크랜베리 소스를 끼얹은 칠면조 구이, 으깬 감자와 무슬린 소스가 함께 나오는 삶은 연어 등의 메뉴가 있습니다. 디저트로는 가벼운 레몬 케이크, 블랙커피, 오렌지 조각, 부순 비스킷을 얹은 아이스크림 등이 좋겠군요.

 

두 사람의 남녀상열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탐사자들이 질문하지 않은 내용을 자세히 늘어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밑줄 친 부분만 필수적으로 알려주세요.

두 사람은 지금 상설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몰리 갤러리에서 만났습니다. 이자벨은 그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루터는 예술적 취미라곤 전혀 없습니다만, 일 때문에 그곳에 들렀다가 그녀와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빠져들었고, 비밀 연애는 4개월 정도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빨리 결혼을 결정한 이유는 이자벨의 강력한 의지도 무시할 순 없으나 역시 -웃지 마세요-서로가 진정한 운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현실주의자도 운명론자로 바꿔버리는 사랑의 마법에 걸린 것입니다.

이외에도 신상에 관해 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자벨은 베버빌 출신인 것 정도를 이야기합니다.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이렇다할 직업 없이 상속받은 유산을 관리하며 살고 있습니다.

필요한 얘기를 끝내면 청첩장을 건네줍니다.

 

 

[루터 J. 하트 & 이자벨 체이스의 결혼식에 초대합니다.

갑작스럽지만, 좋은 날인 만큼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스도 교회

1924년 10월 30일 11시]

 

 

그 외에는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1. 저녁 식사 자리에서 루터와 조사 결과에 대해 논의할 수 있습니다.

-루터에게 묘지의 ‘익명의 소유주’에 대해 질문하는 탐사자가 있다면, D. 다윈이라는 이름의 사업가라고 알려줍니다. 루터 하트는 그 사람이 적어도 무덤에서 일어나는 일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유인즉슨, 그가 이 소송건을 루터에게 맡긴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루터는 최근 쏠쏠한 ‘부업’으로 밀주업자 다윈의 법률 자문 일을 겸하고 있습니다. 수정 헌법 제 18조와 볼스테드 법 하에 밀주 사업으로 돈을 벌어들이려면 법을 확실히 아는 사람의 자문을 받는 게 현명한 선택입니다. 공동묘지 역시 다윈의 소유이며, 의뢰인 램지 노인은 그의 고용인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소송건을 루터가 맡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돈은 꽤 벌었지만, 이 소송건을 마지막으로 다윈과의 일은 피하려고 합니다.

더 말려들었다간 위험해질 거란 촉 때문입니다. 루터는 다윈의 비인간적인 위험성에 대해서는 전혀 모릅니다만, 그의 자산이며 신상 서류들에 접근할 기회가 있었고 뭔가 석연찮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신사인 척하는 속물’이 그에 대한 솔직한 평가입니다. 다윈과는 주로 서면이나 통화를 이용했고 그와 직접 면대면으로 만난 일은 없습니다.

 

2. 식사가 끝나갈 즈음, 이자벨은 탐사자들과 대화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루터에게 마차에 놓고 온 코트를 찾아달라고 부탁합니다.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이자벨은 머뭇거리다가 부탁의 말을 꺼냅니다.

“여러분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많은 사건을 해결하셨다고요. 저를 도와주시겠어요?”

 

만약 탐사자들이 그녀를 도와주겠다고 하면, 자세한 얘기는 지금 하기에는 너무 길다며 식사가 끝나면 잠시 시간을 내달라고 합니다. 시간을 오래 뺏지는 않을 것이며, 루터에게는 비밀로 할 것을 당부합니다. 탐사자들이 거절하면 재차 묻지는 않습니다.

얘기가 마무리될 즈음 코트를 챙긴 루터 하트가 돌아옵니다. 식사는 평화롭게 끝납니다. 루터는 할 일이 밀려있다며 양해를 구하고 다시 자기 사무실로 돌아갑니다.



 

#. 이자벨 체이스의 초대

탐사자 일행과 함께 남으면, 이자벨은 양해를 구하고 달리아 레스토랑 앞에서 택시를 부릅니다. 그녀는 멀지 않은 자기 집으로 가서 이야기하려 하는데, 누군가 엿들을지 몰라서가 이유입니다. 탐사자 일행이 거절하면 굳이 완강하게 고집하지는 않습니다. 그럴 경우 근처의 카페테리아 등으로 자리를 옮겨 얘기합니다. 내용은 같지만 저택에서 얻는 몇 가지 힌트를 생략하게 됩니다.

 

만약 탐사자들이 택시를 타면, 얼마 지나지 않아 깜빡 잠이 듭니다. 정신을 차리면 가벼운 어지럼증을 느낍니다. 택시는 저택 앞에 섭니다.

탐사자들이 본인들의 차를 타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운전자까지 왔던 길을 기억하지 못하는 점이 좀 더 수상하게 느껴지겠지요.

*이 부분은 그림 속의 환영입니다. 이자벨은 탐사자들을 갤러리의 자기 그림 앞으로 데려간 후, 기억을 환영으로 덮습니다. 나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장소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면, 아컴의 외곽 지역으로 유산으로 물려받은 곳이라며 얼버무립니다.

*그림 속 저택에서는 시간이 아주 느리게 흐릅니다.

 

from Great Georgian Houses of America, published by the Architects’s Emergency Committee, 1933

탐사자들이 도착한 곳은 푸른 벽에 장미 덩굴이 엉겨있는 조지아풍의 2층 저택입니다. 정원에는 산사나무와 라일락이 피어있고 벤치와 텅 빈 이젤이 놓여있습니다. 저택 안으로 들어가면 달콤한 냄새가 풍깁니다. 미리 구워둔 듯한 은은한 파이 향기입니다.

복도를 가로질러 식당에 도착하면, 그녀는 탐사자 일행을 흰 레이스 식탁보가 깔린 테이블에 앉힙니다. 그리고 혹시 디저트가 필요하냐고 물어봅니다. 만약 그렇다고 대답하면 자신작인 헤비크림을 올린 시나몬 사과 파이 조각을 차와 함께 내옵니다. 적당히 예의를 차렸다고 생각하면 부탁을 말합니다.

 

이자벨 체이스의 의뢰:

이자벨은 꽤 오랫동안 기묘한 꿈을 꿔왔습니다. 꿈속에서, 그녀는 창을 통해 한 소녀와 마주 보고 있습니다. 소녀는 자신이 그녀의 딸이라고 말합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 같은 꿈을 다시 꿨을 때, 소녀는 청년이 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꾼 꿈에서 소녀는 이자벨보다 더 나이를 먹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자신이 이자벨의 딸이라고 주장합니다.

처음에는 신기한 꿈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용기를 낸 추격 끝에 감시자와 눈이 마주쳤을 때, 건물의 그림자 속으로 스르륵 사라진 얼굴이 꿈속에서 봤던 그 여자임을 확실히 알았습니다.

경찰에 찾아갈까 생각을 해봤지만, 그러면 결국 루터가 알게 될 것 같아 꺼려집니다. 그 사람이 알게 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의 성격상 어쩌면 결혼 날짜를 미루고 그 일을 해결하려 들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거울과 그림의 프레임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녀는 에스더와의 만남 자체가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중에 깨달았지만 탐사자들에게는 말하지 않습니다. <심리학>으로 살펴보면 거짓말은 아니지만, 어려운 성공 이상이면 전부 말하지 않았다는 점 정도를 알려줄 수 있습니다.

*탐사자들에게 명확하게 드러낼 필요는 없으나, 이자벨은 결혼식에 상당히 집착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신부와 풍경>에 남은 이자벨의 유일한 소원이기 때문입니다.

 

탐사자 일행이 이자벨을 도와주겠다고 말하면 추가로 다음과 같은 정보를 줍니다:

-그 여자가 말하길, 자신의 이름은 에스더 구드라고 했습니다. 이자벨과 닮은 구석은 하나도 없습니다. 제일 마지막 만남에서 자신에게 결혼을 축하하며, 결혼식에 꼭 참석하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우연인지 청첩장도 여러 장 도둑맞았습니다. 이자벨은 그런 꺼림칙한 손님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혹시 그 여자를 찾아 결혼식에 오지 못하게 설득해 줄 수 있냐는 것이 그녀의 부탁입니다. 자초지종이 궁금하기는 하지만, 일선의 문제는 아닙니다.

에스더가 자신에게 해를 입히려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에스더는 이자벨을 정중하게 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자벨은 그녀를 결코 좋아할 수 없습니다. 그녀를 보면 생리적인 거부감을 느끼며, 함께하고 싶지 않은 불길한 느낌이 듭니다.

 

의뢰 얘기가 끝나면, 그녀는 탐사자들이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저택을 구경하시다 가셔도 좋다고 말합니다. (당시의 택시에는 무선 통신 장비가 달려 있지 않아 부르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2층은 청소가 덜 되어 있어서 1층만입니다.

탐사자는 저택을 살펴볼 수도 있고, 그냥 떠날 수도 있습니다. 가족실은 이자벨이 혼자 사는 지금은 전혀 쓰이지 않으며, 두꺼운 판자로 막혀있습니다. 억지로 들어가더라도 안에는 먼지 쌓인 가구와 잡동사니뿐입니다.

복도에는 평범한 장식용 정물화나 풍경화들이 걸려있습니다.

 

[저택 1층]

 

1층

거실

크림색 벽지가 발라진 넓은 공간에 흰 대리석 벽난로가 있습니다. 벽난로 위에는 이름 모를 싱싱한 꽃들이 유리 꽃병에 꽂혀 있고, 섬세한 도자기 인형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자주색 카펫이 깔린 바닥에 술 장식이 화려한 소파와 테이블이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티파니 로터스 램프와 전화기가 놓여있습니다.

*전화기는 실제 세계와는 전혀 연결되지 않은 장식품이지만 사용은 가능합니다. 물론 전부 이자벨이 만든 임기응변이므로 상대가 전화를 받지 않을 확률이 높겠지요.

 

식당

큼직한 창문 너머로 바깥의 정원이 보입니다. 흰 레이스 식탁보가 덮인 둥근 식탁이 있는 깔끔한 식사 공간입니다. 촛대 장식이 여기저기 서 있습니다.

 

부엌

불을 지펴 요리하는 오븐과 조리대, 찬장, 식료품 창고로 향하는 문이 있습니다.

조리대 벽에는 방금 먹은 사과 파이를 포함한 여러 디저트류의 레시피가 붙어있습니다. 식료품 창고에는 치즈나 버터, 사과, 감자, 비트 같은 식자재들이 넉넉히 차 있습니다.

찬장에는 각종 조리도구, 식기들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차가 든 틴케이스가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습니다.

-원하는 탐사자가 있다면 선물로 주기도 합니다만, 저택 밖에 나가서 확인하면 틴케이스 안에는 먼지가 되기 직전까지 삭아 먹을 수 없는 오래된 잎들이 들어있습니다. 음식들도 그림 밖으로 나가면 폭삭 썩거나 말라버립니다. 그런 사건을 겪게 되면 이성 체크가 있습니다.(0/1)

 

서재

서재는 자주 들어오지 않은 듯 먼지가 얇게 쌓여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달력과 녹색 램프가 놓여있고, 책장에는 주로 동화책과 그림책이 꽂혀있습니다. <자료조사>로 살펴보면 유달리 자주 읽은 것 같은 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끄트머리가 접힌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John Tennield의 일러스트

 

[(...) 이 끈적한 안개처럼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앨리스는 을 통과해 그 너머의 방으로 가볍게 뛰어내렸다. 가장 먼저 벽난로에 불꽃이 타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앨리스가 있던 거실과는 달리 속 방은 무척 차가웠다. 앨리스는 슬펐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한 장면의 변형입니다. 이후 그림 속 저택을 탈출하는 방법에 대한 힌트가 됩니다. 잉크로 특정한 단어(거울)가 덮여있습니다.

-이 시점의 달력에는 현재 날짜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탐사자들이 서재의 책을 가지고 그림 밖으로 나오면 책은 금방 먼지처럼 변해서 흩어집니다. 그림 속에서 기원한 모든 물건이 그렇습니다. 이성 체크가 있습니다.(0/1)

 

서재에 화장실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주 좁은 공간으로 변기와 개수대만 있습니다.

*거울은 없습니다.

 

만약 탐사자가 2층에 올라가려고 하면, 어디선가 나타난 이자벨이 막아섭니다. 그녀는 정중하지만 강경한 어조입니다. 누군가 몰래 2층으로 올라가려고 시도하면, 허공에서 뭔가 밀치는 느낌을 받으며 계단에서 굴러떨어집니다. <도약> 판정에 실패하면 데미지를 1 입습니다. 이자벨은 소리를 듣고 곧장 달려옵니다.

*그림 속 세계는 이자벨의 의지대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녀는 이 저택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으며 누군가 2층을 살펴보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2층에는 그녀의 방과 욕실, 손님방 등이 있습니다.

 

 

탐사자들이 1층을 다 살펴볼 즈음이 되면 택시가 도착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연락처를 건네주고, 택시를 태워 탐사자 일행을 돌려보냅니다.

*이 연락처는 몰리 갤러리의 전화번호입니다. 이 번호로 전화하면 대부분은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이 받으며, 이자벨을 찾으면 잘못 거셨다며 끊어버립니다. 직원이 퇴근한 시간에 이자벨이 갤러리에 있을 때만 그녀가 직접 전화를 받습니다.

 

탐사자들이 택시에 타면, 다시금 어지럼증을 느낍니다. 정신을 차리면 탐사자들을 달리아 레스토랑 앞에 내려놓고 떠나는 택시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그 사이의 기억은 왠지 붕 뜬 것 같은 느낌입니다. 시간은 밤이고, 갓 9시 정도가 되었습니다.

탐사자 일행은 묘지를 조사하러 갈 수도 있고, 취침으로 그날 밤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탐사자들이 이자벨과 대화하는 동안 일어나는 일:

다윈은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보고받습니다. 그녀는 부하들을 시켜 변호사가 가지고 있는 자신의 정보를 가지고 오도록 합니다. 루터 하트는 늦은 시각 자기 사무소로 돌아갔다가, 그가 완전히 떠난 줄 알고 그곳을 뒤지던 다윈의 부하들과 마주쳐 그대로 납치당합니다. 만약 어떤 탐사자가 루터와 함께 갔다면 그대로 함께 납치당하겠지요.(5명 정도의 부하들과 대치) 이 시점 이후 변호사는 전화로도 서면으로도 연락이 닿지 않으며, 그의 사무실에 찾아가면 온통 난장판으로 어질러져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 사무소 재방문)

 



#. 퓨리턴 묘지

William John Hennessy의 일러스트(부분)

아컴 교외의 오래된 사설 공동묘지입니다. 살짝 녹이 앉은 철제 울타리가 부지를 두르고 있습니다. 펜스 문은 닫혀있습니다만 잠긴 상태는 아닙니다.

 

: 펜스 바깥쪽에 십여 명 정도의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습니다. 피켓을 확인해보면 “도굴꾼!” “천벌을 받아라!” 등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퓨리턴 묘지에 조상이나 가족을 묻은 행동하는 신자 모임 멤버들입니다. 아컴 골프 클럽의 고무된 젊은이들도 섞여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녁 해가 질 때가 되면 하나둘씩 흩어져 사라집니다.

웅성거리는 시위 무리에 섞여 <듣기> 어려운 판정에 성공하면 골프 클럽 젊은이들끼리 나누는 대화를 드문드문 엿들을 수 있습니다. “노인네한테는 조금 미안하게 됐어.” (...) “죽을 때 다 된 노인 걱정해서 뭐해?” 등입니다.

만약 누군가 젊은이들을 붙잡고 물어보면 다들 대답을 얼버무립니다. 이들은 대부분 배경이 좋고 면이 두껍습니다. 명명백백한 증거가 없는 한 심문에 잘 넘어오지 않습니다. 만약 폭력을 행사하면, 무고한 시민에 대한 행위에 대해 성토하며 탐사자들에게도 소송으로 대응하려 듭니다. 명백한 증거가 없는 이상 아주 궁지에 몰려야만 자신들이 새로 생긴 무덤들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사람들은 탐사자들이 노인의 변호사 측 인물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상 누군가 묘지로 들어가려는 걸 막지 않습니다.

 

: 밤에 가면, 초가을 밤의 묘지는 흔한 풀벌레 소리 하나 없이 부자연스럽게 적막합니다. 그러면서도 출처 모를 불길한 생동감이 감돌아 묘지 전체가 잠들어 있는 하나의 생물처럼 느껴집니다. 근처에는 트럭이 한 대 주차되어 있습니다.

*이 트럭은 이 주변을 순찰하는 다윈의 부하들이 타고 온 것입니다. 트럭 내에 별달리 살펴볼만한 건 없습니다.

밤의 묘지는 어두워서 주변을 둘러보려면 광원이 필요합니다. 탐사자가 등유램프 등을 들면 날벌레들이 뛰어들어 어지러운 그림자를 만듭니다.



펜스를 지나 묘지로 들어가면, 죽은 사람의 이름과 생몰년을 새긴 묘비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드문드문 놓인 꽃들은 한 풀 숨이 죽었습니다. 묘지기의 오두막은 나무로 지은 엉성한 건물로 묘지의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밤에는 최소한의 불만 밝히고 있습니다.

비석들을 <관찰력>으로 살펴보면, 최근 생긴 무덤과 오래된 무덤이 정돈되지 않고 다양한 순서로 줄지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관리가 된 티가 나는 무덤들입니다.

어려운 성공 이상시, “I AM PROVIDENCE(나는 프로비던스다).”라고만 쓰여 있는 아주 오래된 묘석 표면에 무언가 손톱을 간 것 같은 부자연스러운 자국을 발견합니다.

*새로 생긴 무덤 밑에는 캐나다산 골든 웨딩 위스키가 가득 든 자루가 있습니다. 손톱자국이 있는 무덤을 파보면 뚜껑이 부서진 석관 속에서 반쯤 뜯어먹혀 훼손된 시체와 백골이 나옵니다. 묘지기는 파헤쳐진 시체를 발견하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그대로 다시 묻어버리곤 했습니다. 시체는 두 구이며 밑의 백골이 아주 오래된 것인데 비해 훼손된 시체는 아직 살점이 남아있습니다.

*I AM PROVIDENCE는 러브크래프트의 묘비명입니다. 가벼운 더미 겸 이스터에그 정도로 생각하셔도, 더 설정을 부가하셔도 다 좋습니다. <지능>을 통해 프로비던스가 매사추세츠 주의 도시라는 것, <외국어(프랑스어)> 기능이 있다면 신, 섭리 등의 뜻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묘지기 노인은 오두막에 틀어박혀 있습니다. 에는 무척 경계가 심해 노크해도 대꾸를 하지 않습니다. 오두막 창문은 커튼으로 가려두었습니다. <듣기> 판정에 성공하면 안의 인기척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탐사자들이 문밖에서 큰 소리로 또박또박 사정을 설명하면, 사람이 없는 밤에 다시 와달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묘지를 두 번 방문하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여기서 노인이 문을 열어주고, 창고에 관한 쪽지는 묘비들 근처에서 발견하도록 하면 됩니다. 이왕이면 판정 없이 둘러보는 것만으로 발견하게 두기를 추천합니다. 혹은 아예 노인이 묘비에서 주운 것이라며 직접 건네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에는 주변에 시위 무리가 없는 탓인지 경계가 덜합니다. 노인은 노크 소리를 들으면 문을 열어 방문자를 확인합니다.

 

만약 탐사자 중 누군가 묘지를 파보려고 하면, 어디 숨어있었던 건지 갑자기 튀어나온 묘지기 노인이 마구 화를 냅니다. 이전에 탐사자들을 만난 적이 없다면 삽을 휘둘러 탐사자들을 쫓아내려 듭니다. 탐사자들이 큰 목소리로 사정을 설명하면(소송 관련 업무) 진정합니다. 그는 누가 훔쳐보고 듣는 데는 질렸다며 탐사자들을 자신의 오두막 안으로 안내합니다. 그런 사건이 없다면 대개 집 안에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묘지기인 램지 노인은 퀭한 인상에 수염이 덥수룩하고 치열이 엉망입니다. 대화를 나눠보면, 노인이 귀가 잘 안 들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 탓에 밤에 아무리 감시를 서도 누군가 돌아다니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노인은 굉장히 신경줄이 닳은 사람처럼 보이며 조금만 겁을 먹어도 자기 집으로 숨어버립니다.

탐사자들이 아직 다윈의 이름을 모른다면, 묘지기 노인의 겁먹은 하소연으로 알려줄 수 있습니다. 다윈 씨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모르겠다는 식입니다. 묘지의 소유주는 D. 다윈이라는 사업가이며, 램지 노인도 그를 직접 만난 적은 없습니다.

 

노인은 수상할 정도로 불안감에 휩싸여 있고, 계속 묘지 주변을 맴도는 사람들의 눈치를 봅니다. 또한 탐사자들에게 무엇을 말하려다 말고 망설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무엇이 노인을 이렇게 두렵게 만드는지를 알아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망설이는 램지 노인을 위해 바깥의 사람들을 쫓아주거나(낮일 경우), 적절한 <대인관계> 기능에 성공하면 됩니다.

잘 구슬리면, 그는 자신이 가진 불안감을 토로합니다. 램지 노인이 생각하기에, 이 묘지의 진정한 주인은 조금 다른 존재들입니다. 그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이곳을 사람이 아닌 것들이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컴에 지독한 번개가 치던 밤 노인은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 조시를 뜯어먹고 있던 뭔가의 뒷모습을 봤습니다. 그가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건지, 이 존재들은 노인을 직접 건들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노인의 공포심이 아직은 그들을 즐겁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는 사람들이 자꾸 묘지 주위에서 얼쩡대다 혹시라도 이 존재들을 자극할까 두려워합니다.

이야기를 끝내면, 노인은 그때 본 것이라며 메모지에 그림을 한 장 그려줍니다.

 

H. P. Lovecraft의 일러스트

 

탐사자 일행이 얘기를 다 듣고 묘지기의 집 밖으로 나서면, 낯선 남자 둘이 문 앞에서 탐사자들을 엽총으로 겨누고 서 있습니다.

그들은 한 탐사자에게 밧줄을 던지고 다른 탐사자들을 묶으라고 지시합니다. 남자는 짧은 단어로만 이야기하며 발음이 어색합니다. 탐사자들이 얌전히 묶이면 바깥에 세워둔 트럭 쪽으로 데려갑니다(묘지기 노인은 내버려 둡니다). 탐사자들을 전부 트럭 뒤에 태우면 두 사람은 #.물류 창고로 이동합니다.

엽총을 든 남자 하나가 함께 트럭 뒤에 타고 일행을 감시합니다. 탐사자들이 자꾸 말을 걸거나 귀찮게 굴면 소리를 지릅니다. 그리고 머리에 자루를 씌워버립니다. 대체로 별 내용은 없고 욕설입니다.

그들 중 한 사람을 죽이거나 제압해서 품을 뒤지면 쪽지를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손놀림>으로 소매치기도 가능하고, 어쩌면 둘 중 하나가 바닥에 흘리고 갈 수도 있습니다(이 경우 낮에도 발견할 수 있겠지요. 낮의 방문만으로 끝내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 쪽지가 있으면 물류창고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명령서:

묘지 감시

물건을 찾으면 물류 창고 1NWFB-432번에서 냉동 후 보고]

 

 

이들은 다윈 밑에서 일하는 불량배들로, 묘지를 지키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총을 들긴 했지만 다른 존재들의 주의를 끌고 싶지 않기 때문에 되도록 쏘지 않고 제압하려고 듭니다. 자꾸만 새 무덤을 파 위스키를 묻는 젊은 골프클럽 애송이들을 잡으려는 의도였습니다만, 이번에는 탐사자 일행이 잘못 걸렸습니다.

이들은 매일 밤 묘지를 감시하며 새벽 동이 뜰 때쯤 트럭을 타고 사라집니다. 이 트럭을 추적해도 똑같이 #. 물류 창고로 갈 수 있습니다.

 



#. 물류창고

미스캐토닉 강변에 늘어선 물류창고 중 한 곳입니다. 창고 안은 나무 상자로 가득 차서 비좁으며, 알전구가 불안하게 깜빡거립니다. 강변 특유의 물비린내와 함께 습기를 머금은 나무의 퀴퀴한 냄새가 납니다. 가장 안쪽에 창고를 3분의 1 정도 나눠 만든 냉동고가 있습니다.

-나무 상자를 열어보면 밀반입한 캐나다산 맥주(라바트, 슬리맨 등)가 들어있습니다.

 

만약 탐사자 일행이 불량배에게 잡혀 왔다면, 그들은 탐사자 일행의 물건을 빼앗고 냉동고에 던져넣어 버립니다. 냉동고는 굉장히 어둡고 추워서 오래 있으면 감각이 둔해지고 손발이 떨립니다. 탐사자가 묶인 밧줄을 풀거나 타인을 풀어주려면 <민첩성> 판정에 성공하면 됩니다. 밧줄을 묶은 탐사자가 지나치게 꽉 묶지만 않았다면요.

탐사자가 다른 탐사자나 문을 찾기 위해 주변을 더듬어보면 냉동되어 표면에 성에가 낀 고기가 손에 닿습니다. 무언가 무기로 삼을 만한 물건을 찾을 시에는 바닥에서 단단한 햄덩이 같은 것이 잡힙니다. 문을 열고 빛을 받으면 굉장히 눈이 부심과 동시에, 개복된 시체들이 갈고리에 거꾸로 걸려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햄덩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밝은 빛에서 확인해보면 잘린 채 얼어버린 팔입니다. 냉동고 안의 시체들을 확인하면 이성 체크를 합니다(1/1d4). 단순히 창고를 찾아와서 냉동고를 열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벽을 더듬으면 냉동고 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난 뒤 냉동고 문에 귀를 대고 <듣기> 판정을 해보면 라디오 소리가 들립니다. 어려운 성공 이상시 코 고는 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문은 잠겨있지 않습니다.

*다윈은 인신매매에서 나아가 인간의 살 역시 취급합니다. 대개 자신과 구울들을 위해서입니다만 가끔 인간 중에서도 그녀에게 특별한 수요를 드러내는 자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창고를 둘러보면 불량배 하나(아까의 둘과는 다른 인물입니다.)가 라디오를 틀어둔 채 의자에 앉아 졸고 있습니다. 만약 물건을 빼앗겼다면, 탐사자들의 물건은 그의 앞 책상에 놓여있습니다. 남자는 술을 진탕 마신 채 코를 골고 있으므로 <행운>과 <은밀행동>의 복합 판정을 해서 둘 중 하나만 성공하면 남자를 깨우지 않고 창고를 나오거나, 혹은 그를 기습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실패하면 남자는 잠에서 깹니다. 남자의 스테이터스는 NPC 다윈의 부하 항목과 동일합니다. 현재는 술이 거하게 취한 상태로 제대로 된 대화가 통하지 않습니다. 무기의 경우 수호자 재량으로 정합니다. 난이도를 낮추려면 부하가 술에 취해서 자기 엽총에 발이 걸려 넘어지거나, 아예 맨손이거나, 완전히 인사불성인 상태로 만들어 생략할 수 있습니다. 다른 불량배는 트럭을 몰고 어디로 떠났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불량배의 엽총을 탐사자가 주웠다면 npc 란에 있는 .22 볼트액션 라이플을 무기 란에 옮겨적습니다. 남은 장탄수는 1d6을 굴려 정합니다.

물건이 놓여있던 책상 위를 살펴보면, 흩어진 포커 카드 가운데에 장부가 하나 놓여있습니다. 장부 사이에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팜플렛이 하나 끼어 있습니다.

 

Paul Gustave Doré의 일러스트(부분)

 

[아컴의 낭만주의자들을 위한 강렬한 시각적 잔혹사!

몰리 갤러리에서 상설 전시 중!

본 팜플렛을 가진 분은 무료입장이 가능합니다.]

 

 

팜플렛에는 몰리 갤러리의 주소가 쓰여 있습니다.

장부에 <자료조사> 판정을 성공하면, 그것이 밀주업자의 기록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정보들은 숭어, 체다 같은 일차원적인 암호로 되어있습니다.

탐사자들이 무사히 창고를 벗어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왔던 방향에서 연기가 올라옵니다. 다음 날 신문에 강변의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기사가 납니다.

*누군가 냉동 창고를 살펴본 것을 발견한 다른 불량배가 증거인멸을 위해 불을 냈습니다.

 



#. 몰리 갤러리

Belaife, E.의 일러스트(부분)

몰리 갤러리는 미스캐토닉 대학 거리에 있습니다. 건물 앞 포스터에는 큼지막한 문구로 [아컴의 낭만주의자들을 위한 강렬한 시각적 잔혹사! 노약자와 어린이는 보다 기절하셔도 책임지지 않습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갤러리는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열립니다. 팜플렛을 제시한 사람 외에는 인당 2$의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갤러리 영업시간에 방문하면 직원이 있습니다. 갤러리 직원은 무뚝뚝하고 불친절합니다. 그림에 관해서 물어보면 퉁명스럽게 안내 책자의 가격표를 손으로 가리킵니다. 다만 갤러리의 주인에 대해 공손하게 물어볼 경우, 훌륭한 사업가인 다윈 씨라고 알려줍니다. 그가 무슨 사업을 하는지는 직원도 잘 모릅니다.

영업 시간이 아닐 때는 <열쇠공>으로 문을 따고 들어가거나, 조금 위험하더라도 힘으로 부수고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근력). 이때의 갤러리는 비어있고 불이 꺼져있습니다. 안내 책자는 가격표와 함께 그대로 놓여있어 그냥 집어가면 됩니다.

갤러리 내부는 낮에도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전시품목은 대부분 유화 혹은 목판화입니다. 입구 앞에 직원 데스크가 있고, 데스크에 선 직원의 바로 뒤편에 문이 하나 보입니다. 문에는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고 쓰여 있습니다.

*지하실로 향하는 문이며, 직원이 있을 때에는 딱히 잠겨있지 않습니다.

 

갤러리 내 그림의 목록을 적어두었습니다. 맨 마지막 <신부와 풍경>의 빈자리 외에는 필수적이지 않으며, 수호자 마음대로 빼거나 더하면 됩니다. 이 목록에는 실존했던 화가와 가상의 인물이 섞여 있습니다. 별 표시는 실재하는 작품입니다.

 

프란시스코 고야. <양 머리가 있는 정물>☆ 토막 난 양의 사체를 그린 보데곤(bodegón: 스페인의 정물화)입니다.

제레미야 영. <달> L. 크로스웰의 소설을 기반으로 한 그림입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달빛 아래서 뒤엉켜 있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안소니 앤가롤라. <악의 왕국>☆ 벤 헤흐트의 소설 악의 왕국에 삽입된 삽화들이 여러 점 모여있습니다. 검은 로브를 입고 칼을 휘두르는 거인에게서 위압감이 느껴집니다.

드 브라이 형제. <안지쿠 부족의 푸줏간 II> 피가페타 콩고 지역 보고서에 수록되었던 삽화들 중 하나입니다. 안지쿠 부족의 끔찍한 인간 도살 장면이 담겨있습니다.

귀스타프 도레. <탐식자들>☆ 목판화로 그려진 신곡 지옥편의 삽화입니다. 단테와 베르길리우스가 지옥에서 탐식자들을 만납니다. 탐식자들은 가죽이 다 늘어지게 메마른 산송장의 모습입니다.

카실다. <세일럼 마녀재판> 세 명의 여자가 말뚝에 묶여 화형당하고 있는 장면을 그린 유화입니다.

*이 그림은 실존하는 마녀에 의해 그려졌습니다. 혹시라도 그림 저택에 들어갔다 빠져나와 다른 그림을 확인하는 사람이 있다면, 화형당하고 있던 첫 번째 기둥의 여자만 사라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성 판정(0/1). 본 시나리오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테오도르 제리코. <고위 군인이라는 착란에 시달리는 남자>☆ 마르고 수염이 있는 남자가 오른쪽을 쳐다보고 있는 그림입니다. 만약 군인 출신의 탐사자가 있다면, 이 그림이 오른쪽을 쳐다보고 있는 자신의 초상화로 보입니다. 이성 판정(0/1). 본인에게만 보이는 환각이며, 만약 현실인지판정에 시도해서 성공하면 본래 그림이 보입니다.

군인 그림이 흘겨보고 있는 오른쪽 자리는 비어있습니다. 본래 다른 그림이 걸려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래에는 여전히 이름표가 붙어 있습니다.

리처드 업튼 픽맨. <신부와 풍경>

 

전시 안내 책자(팜플렛과 다릅니다, 80)를 사거나 훔치면(손놀림 판정) 이 그림과 화가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신부와 풍경>

리처드 업튼 픽맨 작. 1891년.

크기: 188 x 244.5 cm

리처드 업튼 픽맨은 특유의 소재와 발상, 발칙한 상상력을 통해 현실을 재단하는 재능을 가진 화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그림은 1891년 미들젝스 카운티의 작은 탄광촌 베버빌에서 그려진 초기 습작 중 한 점입니다. 섬세한 붓터치로 그려낸 아름다운 수목과 한낮의 자연광을 받은 조지아풍 저택과 어딘가 우울해 보이지만 여전히 그 사랑스러움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신부의 모습은 픽맨의 여타 작품들과는 풍기는 오라가 사뭇 다릅니다.]

 

 

만약 직원에게 여기 있었던 그림에 관해 물으면, 갤러리의 지하실로 옮겼다고 대답합니다. 지하실에 들어가려면 직원을 매수 혹은 <대인관계> 판정에 성공하거나, <은밀행동>으로 몰래 들어가거나, 누군가 한 사람이 직원의 주의를 끌 때 다른 사람들이 잠입하는 등 여러 시도가 가능합니다. 직원은 무슨 이유로든 지하실로 직접 가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탐사자들이 달변에 성공했다면 딱 그 그림만 보고 나와야 하고, 커버가 덮여있는 다른 그림들은 건들지 말라고 주의를 줍니다.

*직원은 지하실의 움직이는 그림에 대해서는 조에트로프 같은 “과학적” 물건이 아닐까 하는 정도의 생각만 하고 있지만, 섬뜩한 느낌은 부정하지 않습니다.

밤에는 직원이 없기 때문에 특별한 장애물 없이 지하실로 갈 수 있습니다. 잠겨 있습니다만, 직원 데스크를 살펴보면 열쇠가 있습니다. 특별한 방범 장치는 없는 문이므로 열쇠공 판정을 시도하거나 부수거나도 가능합니다.

지하실로 이동하면 #. 갤러리의 지하실을 진행합니다.

 

 

 

#. 갤러리의 지하실

갤러리 지하실은 비공개 작품들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처럼 보입니다. 온도는 선선합니다.

지하실로 들어가면, 조금의 빈틈도 없이 정확히 계산된 것처럼 벽 3면 전체를 채우고 있는 액자들이 보입니다. 정 가운데의 그림 하나를 제외하면 전부 천으로 덮여있습니다. 지하실의 중앙에는 마치 관람을 위한 좌석인 양 1인용 소파가 놓여있습니다. 둥그스름한 조명이 천장에 달려있습니다.

-가운데의 그림을 살펴보면, 푸른 염료로 칠해진 벽에 장미 넝쿨이 한 겹 덮인 저택을 그린 유화입니다. 펼쳐진 하늘은 맑게 트였고, 주변에는 다양한 색의 꽃이 만개해있습니다. 만약 이자벨의 집을 방문했다면, 탐사자 일행에게는 눈에 익은 풍경입니다. 먼젓번에 들렀던 그녀의 저택과 판박이입니다. 그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불어오는 바람에 잔디가 흔들리고 구름의 위치가 서서히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움직이는 풍경을 보면 이성 체크를 합니다. (0/1)

-만약 천을 걷어보면, 그 밑에는 전부 개 머리에 고무 같은 피부를 하고 등이 굽은 끔찍한 존재들을 그린 유화가 있습니다. 천이 걷어지자마자 그림 속 존재들이 모두 탐사자 쪽을 쳐다봅니다. 그들은 어두운 곳에서 인간이 쌓아 올린 모든 것을 조롱하거나 모욕하고 토막 냅니다. 이 그림들은 마치 영화를 짧게 잘라놓은 영상처럼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데, 그 시선은 쭉 탐사자를 향하고 있습니다. 픽맨의 충격적인 작품 속 존재들을 목격하면 이성 체크를 합니다. (0/1d6)

-너무 큰 그림만 아니라면 들고 나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 시점에는 신부가 없는 풍경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자벨 체이스가 바깥에 돌아다니고 있을 때는, 그림 속에는 저택뿐입니다.

※이자벨 체이스가 그림 속에 있을 때는, 그림의 가운데에 신부가 있습니다. 신부는 음울한 무표정에, 눈가는 울음에 짓물렀고 흰 베일을 쓰고 있습니다. 고상하고 예스러운 소매의 흰 웨딩드레스입니다. <지능> 판정에 성공하면, 그림 속 신부가 이자벨 체이스와 매우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부와 풍경>에 가까이 다가가는 탐사자 가벼운 추위를 느낍니다. 이 그림에 <관찰력> 판정을 성공하면 그림 쪽에서 조금씩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에 손을 뻗으면, 그림의 표면이 액체처럼 흔들리며 그대로 통과되는 듯싶더니 갑자기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눈앞에서 다른 사람이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이성 판정을 합니다.(0/1d3, 처음 한 번만)

탐사자가 그림 속 저택으로 들어가면, 그 탐사자의 모습이 그림의 표면에 나타납니다.

 

 

 

#. 그림 속의 저택

그림을 통해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기묘한 체험을 하면 이성 판정을 합니다.(0/1d6)

*그림 속의 세계는 이자벨이 없을 때 180도 달라집니다. 이자벨의 상상으로 고쳐지지 않으면 끔찍한 본모습을 드러냅니다.

 

하늘을 덮은 먹구름 때문에 몹시 어둡습니다. 자비 없이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겨울 날씨입니다. 바닥을 덮은 눈이 바람에 휘날려 안개인 양 시야를 방해합니다. 한순간 번개가 번쩍이면서 주변이 환해지자 눈 덮인 저택의 모습이 보입니다. 분명 봤던 풍경입니다만 흉흉하게 가라앉은 모습이 못 믿길 정도로 폐가입니다. 장미 넝쿨은 다 말라비틀어졌고 빛나던 파란색 벽은 허물어졌습니다. 뒤따라온 천둥소리가 끔찍이도 큽니다.

 

[저택의 지도(전체)]

 

1층

복도

탐사자가 집 안으로 들어서면, 저택의 문이 쾅 소리를 내며 세게 닫힙니다. 다시 열려고 해도 꿈쩍하지 않습니다. 복도는 먼지와 거미줄로 뒤덮여 앞이 보이지 않는 수준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옷이 지저분해집니다. 벽에는 그림이 여러 점 걸려있는데, 전부 똑같은 이 집의 풍경 그림입니다.

-그림에 손을 대면 액체처럼 통과되고, 흡사 칠성장어의 입에 손가락을 넣은 것처럼 자잘한 이빨들이 손가락 전체를 깨무는 느낌이 듭니다. 손을 꺼내면 그림으로 들어갔던 부분은 검은 물감이 끈적하게 묻어있습니다.

*그림은 올바른 통로가 아닙니다.

 

거실

창문이 열려 한쪽 구석에 그대로 눈이 쌓이고 있습니다. 가구들은 대부분이 헐고 부서져 남아있는 것이 없습니다. 벽난로는 새카맣게 그을렸습니다.

-벽난로를 살펴보면 저절로 불이 켜집니다.

거실에 들어온 탐사자는 <듣기> 판정을 합니다. 성공하면 2층에서 발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발을 질질 끌면서 걷는 것 같은 발소리입니다.

*이자벨의 발소리들에 대한 공포가 저택의 여기저기에 남아있습니다.

 

식당

역시나 처참한 상태입니다. 다만 식탁 위에는 차려진 음식들이 푸드 커버에 덮여 있습니다.

-푸드 커버를 열어보면 쥐로 만든 요리가 가득합니다. 모든 음식에 한두 입씩 베어먹은 자국이 있습니다.

 

부엌

태풍이라도 지나간 듯 난장판입니다. 찬장과 조리대, 식품 저장고로 향하는 문이 있습니다.

-식품 저장고 문에는 <열지 마세요.> 라고 쓰인 쪽지가 붙어 있습니다. 문을 열면, 어떻게 문이 닫혀있었는지도 모를 만큼 차있던 가죽 없는 쥐 사체 더미가 바닥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몇 마리는 살아서 절뚝거리거나 찍찍거리는 소리를 내며 도망칩니다.

-만약 탐사자가 찬장 쪽으로 다가가면 <> 판정을 합니다. 실패하면 갑자기 탐사자 쪽으로 접시가 우르르 떨어지고 <회피> 판정에 성공하지 못하면 1의 데미지를 입습니다.

 

서재

대부분의 책장이 썩고 무너져 내렸습니다. 부서진 램프 조각들이 다 낡아빠진 달력 위에서 굴러다닙니다.

-달력은 1891년 4월 29일에 멈춰있습니다.

멀쩡하게 남아있는 책장을 <자료조사>로 살펴보면 비교적 새것 같은 책 한 권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가름끈이 끼워져있는 곳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메리카의 야만과 가혹 행위> 셸리 라이머스 저

(..) 본래 순박한 광부들과 품질 좋은 구리 광석으로 유명했던 그곳은 변질되고 타락했다. 양식이 있는 아메리카 시민의 행위라고는 믿을 수 없는 비인간적인 풍습이 버젓이 자행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젊은이들을 자신들이 믿는 소위 ‘발소리들’이라고 불리는 괴물에게 바쳤다. 필립스 목사의 실종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마을에 파견되었던 영웅적인 경관에 의해 이 마을의 끔찍한 비밀이 파헤쳐졌다. 주모자들은 자신들이 악마에 씌였다고 주장했다. 이들 대부분이 덴버스 정신병원으로 보내졌다. 경관이 다시 베버빌로 돌아갔을 때는, 그곳에는 단 한 명의 주민(줄이 그어져 있다. 악필로 인간이라고 고쳐 쓰여있다)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 책은 본래 다윈의 소유였고, 그녀가 직접 단어를 고쳐두었습니다. 이자벨에게 선물했지만 한 번도 읽힌 적은 없습니다.

 

 

탐사자들이 자료조사에 성공하건 실패하건 책장을 살피다 보면, 검은 가죽 커버의 책이 저절로 쓱 빠져 탐사자의 앞에 떨어집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 속의 책> 바질 홀워드

움직이는 그림들을 없애는 방법은 간단하다. 찢든지 태우든지 부숴버리고 주인에게 변상하면 된다. 그러면 거기 깃든 존재는 영원히 소멸한다. 조금 더 복잡하고 정교한 방법도 하나 있다. 거기 깃든 영혼이 바라는 바를 이루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그림은 움직임을 멈춘 채 남아있고 영혼은 제자리로 돌아간다.

움직이는 그림 속에 갇힌 자가 있다면, 자신의 초상화를 들여다보라. 그곳이 출구가 되리.

p.s. 그림은 이미 복제품인 세상을 베껴 만든 복제의 복제이므로 현실보다도 한 단계 모자란 존재다. 그 그림 속 세계를 다시 재차 복제한 그림 속 그림은 필연적으로 그림보다 작은 무언가가 될 수밖에 없다.

p.p.s. 그렇다면, 그림 속의 책은 책인가?]

*바깥 세계로 이어지는 출구, 즉 초상화는 그림 세계의 탐사자를 투영해 보여주는 거울 속 모습을 의미합니다. 거울은 2층의 이자벨의 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탐사자가 검은 책을 다 읽으면, 책은 참았던 숨을 내뱉듯 부르르 떱니다. 그리고 손안에서 마구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 책을 던지거나 놔주면, 그것은 가름끈을 혀처럼 움직이며 벌레처럼 기어서 자신이 꽂혀 있던 자리로 돌아갑니다. 이 모습을 본 탐사자는 이성 판정을 합니다.(0/1d4)

탐사자가 책을 공격하면, 책은 검은 잉크를 피처럼 쏟으며 죽습니다. 대신 서재에 있는 다른 살아있는 책들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헐떡거리는 책들이 머리 위로 우수수 떨어지거나 벌레떼처럼 달라붙는 정도이며 혹시 탐사자가 데미지를 입더라도 1 이상은 주지 마세요. 살아있는 책들은 서재 문을 스스로 열지 못합니다.

 

1층 서재와 연결된 화장실은 굉장히 지저분하고 물이 나오지 않으며 썩은 냄새가 진동합니다. 가족실은 여전히 폐쇄되어 있습니다.



2층

복도

긴 복도는 지저분하고 어둡습니다. 벽에는 1층과 마찬가지로 그림이 여럿 걸려 있는데, 전부 똑같은 저택의 풍경 그림입니다. 탐사자들이 복도로 들어서면 어디선가 여자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의 근원을 찾으면, 맨 끝에 있는 방의 문이 저절로 끼익 소리를 내며 열립니다. 방으로 다가가면 울음소리가 가까워집니다.

그곳은 이자벨의 방입니다.

-복도의 다른 문들은 이자벨의 방을 제외하고는 손잡이가 없거나, 닿지 않는 저 위쪽에 있거나, 가운데에 열쇠 구멍만 뚫려 있거나 합니다. 이 문들은 열리지 않습니다.

 

이자벨의 방

다른 방들과 마찬가지로 낡고 먼지가 가득합니다. 창문의 커튼은 이리저리 오려져 있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흩날리는 눈보라가 보입니다. 장미 무늬 태피스트리 장식이 다 헤친 채로 벽에 걸려있습니다. 오래된 옷장과 책상, 침대와 거울이 있는 방입니다. 한구석에 욕실로 향하는 문이 있습니다. 낡은 축음기에서 레코드가 재생되고 있습니다.

-옷장을 열자마자 한쪽 문이 덜렁거리다 툭 빠집니다. 안에는 퍼프 소매 상의와 종 모양 치마 등 여성 의류가 들어있습니다. 관련된 예술/공예 기능이나 40대 이상의 탐사자가 있다면, 또는 여의치 않을 경우 지식 판정 등으로 이것이 1890년대의 복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축음기를 확인해보면, 거기에서 흐느끼는 여자의 소리가 재생되고 있습니다.

누군가 축음기의 바늘을 걷고 레코드를 빼도 소리는 멈추지 않습니다. 레코드를 빼고 이 사실을 확인한 탐사자는 이성 판정을 합니다.(0/1) 축음기를 부수면 흐느낌은 비명으로 바뀌고 완전히 부서져야 잠잠해집니다.  

-전신거울은 새하얀 프레임에 고풍스러운 디자인입니다. 낡고 이가 나갔지만, 탐사자의 모습을 잘 비춰줍니다. 거울 앞에는 구겨진 종이 한 장이 떨어져 있습니다.

 

 

[오늘따라 당신이 더 그립군요.

지금 당장 캐슬 호텔 301호로 와주지 않겠습니까?

마음을 담아, 당신의 루터.]

 

 

*이 거울이 바깥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통로입니다.

*필체는 루터의 것이 맞습니다. 그는 현재 구금된 상태로 다윈의 정중한 협박을 받아 적은 편지입니다. 다소 유치한 방식(세로쓰기)으로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표현해두었으나, 이자벨은 이것을 받은 즉시 출발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캐슬 호텔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침대 위에는 그녀가 탐사자들과 처음 만났던 날 입었던 옷들이 아무렇게나 펼쳐져 있습니다. 이브닝 가운은 구겨진 채로 던져져 있고, 구두는 방 언저리에, 타이즈는 침대 밑에 뭉쳐져 들어가 있습니다. 옷들은 너무나 낡고 오래되어서 손대기만 해도 삭아 내릴 것처럼 보입니다.

-책상 위는 편지들로 어지럽습니다. <자료조사>에 성공하면 ‘어머니께’라고 쓰인 편지 뭉치에서 읽을만한 내용을 찾을 수 있습니다.

 

 

[I.

날짜 감각이 엉망이에요. 계절은 아직 봄이에요.

지켜보고 계시는 거 알아요. 제가 할머니의 베일을 쓰고 부케를 드는 모습을 보면 기쁘시겠죠. 아컴에 사는 젊고 똑똑한 남자라고 했어요. 그 남자라면 절 미친 여자 취급하지 않겠죠. 전 히스테리가 아니에요, 전혀 아프지 않아요. 다들 이걸 알아야 하는데.

 

II.

오랜만에 편지를 써요. 봄은 끔찍해요. 그동안은 제가 누군지도 잊고 지낸 것 같아요. 이곳은 멸망한 폼페이처럼 고요했어요. 제 딸이란 여자애가 먼지 속에 썩어가던 절 불렀어요. 하지만 딸이라니? 믿고 싶지 않아요. 그 애는 너무 흉측하고, 괴상한 냄새도... 하는 말들도 하나 같이 말도 안 되는 것들뿐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엔 꿈인 줄만 알았죠. 제가 괴물의 자식을 낳았대요. 그런 헛소릴, 로라 이모와 루스 삼촌을 모욕하다니! 그분들이 얼마나 교양있는 신사 숙녀인데. 제게 그런 짓을 하실 리 없잖아요. 전 아컴에 사는 젊은 학자와 결혼하기로 되어있는데. 그는 역사학자거나. 어쩌면 천문학자! 천문학자였으면 좋겠어요. 우린 들판에 누워서 별들을 보고 그 사람은 제게 별자리들을 알려주겠죠.

 

III.

제 딸이라고 주장하던 사람이 이젠 저보다 나이가 많아요. 아, 자꾸만 떠올라요. 그 얼굴! 그녀가 웃으면 너무 꺼림칙하고, 자꾸만 저를 감시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최대한 그녀를 피하고 있어요. 괜찮아요. 이 집의 주인은 저인걸요. 요즘은 혼자 시내를 산책하고 전시를 구경해요. 다들 제 옷을 쳐다보는 것 같아 민망해서 커튼을 오려 새 옷을 만들고 있어요.

 

IV.

천문학자가 아니었어요! 그 사람은 법학자였어요.

기다릴 일이었던 거에요. 그가 절 찾아낼 줄 알았어요. 로라 이모와 루스 삼촌이 고른 사람답게 좋은 사람 같았어요. 처음엔 조금 쌀쌀맞았지만, 아컴 남자들이 원래 좀 낯을 가리잖아요.]

 



욕실

이자벨의 방은 욕실과 이어져 있습니다. 욕실에는 변기, 세면대와 욕조가 있습니다.

둥글고 하얀 욕조에는 얼음장 같은 물이 차 있습니다. 고개를 숙여 들여다보면 탐사자의 얼굴이 비칩니다. 욕조 마개를 빼도 물은 조금도 줄지 않습니다.

*만약 거울이 깨지거나 하는 불상사가 발생했을 경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속에 비친 형상으로 거울을 대신해서 밖으로 탈출합니다. 대신 현실로 돌아오면, 탐사자들은 쫄딱 젖은 신세가 됩니다.

 

만약 탐사자들이 이자벨의 방에서 벗어나 다시 복도로 나서면, 계단 앞에 선 흐릿한 형체를 봅니다. 언뜻 보면 여자입니다만, 피부가 검은 물감처럼 녹아내려 얼굴이 보이지 않으며 머리카락은 산발입니다. 넝마가 된 치마를 두르고, 너덜거리는 손가락을 이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드러난 배에는 살이 없고 척추에 내장이 밧줄처럼 감겨있습니다. 이 끔찍한 형상을 목격한 탐사자는 이성 체크를 합니다.(0/1d8)

형상은 발을 끌며 탐사자들 쪽으로 다가옵니다.

*이 형체는 이자벨의 외로움과 고통이 형상화되어 그림 속에 남은 존재입니다. 해코지를 하려 하기보다는 외로워서 떠나지 못하게 막으려고 합니다. 물리적인 공격으로 없앨 순 없지만 한 번이라도 공격을 받으면 손쉽게 흩어져 사라지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나타납니다. 그녀와 잠시라도 닿을 때마다 누군가 “가지 마세요”하고 속삭이는 소리를 듣습니다.

 

탐사자들이 올바른 길- 즉 거울을 통해 아컴으로 돌아오면, 신부와 풍경 그림 앞에 서 있습니다. 약간의 어지럼증과 피로감이 느껴지지만, 차차 사라집니다. 그림 속 세계에서 꽤 오래 헤맨 것 같은데 현실의 시간은 채 10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 다윈의 방문

(※선택사항) 만약 탐사자들이 다윈의 이름을 자주 꺼내며 수소문하고 다녔다면 또는 수호자가 원한다면, 그가 직접 탐사자들 앞에 나타나도록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다윈은 두 명의 불량배를 대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탐사자들의 길을 막고, 중절모를 벗어 인사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데이비드 다윈이라고 소개합니다.

다윈은 불독처럼 턱살이 늘어지고 집착적으로 깔끔하게 넘긴 머리에, 수염이 있습니다. 땀으로 번들거리는 이마를 연신 손수건으로 닦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브릴리언틴 냄새가 진동합니다. 만약 다윈을 <관찰력>으로 살펴보는 탐사자가 있다면 콧수염 모양이 조금 어색하며, 바짓단에 불그스름한 액체가 튀어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브릴리언틴: 1940년대에 왁스 포마드로 대체되기 전까지 가장 널리 쓰인 헤어 제품입니다.

*다윈의 수염은 남장용 붙임 수염이며, 옷에 튄 액체는 피입니다. 본인은 진흙이라고 웃으며 넘깁니다.

다윈은 시종일관 정중한 태도입니다만, 시선은 싸늘합니다. 만약 탐사자들이 냉동창고에 갇혔었다면, 탐사자들이 겪었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사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허튼 실수를 저지른 불량배들은 확실히 처리했음을 강조합니다. 이미 경찰을 매수한 상태이므로 신고 여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탐사자들이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떠벌리고 다니면 곤란하므로 확실히 오해를 풀러 왔습니다. 필요하다면 적절한 금액을 탐사자들의 계좌에 넣어둡니다. 또한 자신이 미스캐토닉강이 보이는 캐슬 호텔에 묵고 있으니, 액수가 모자란다면 들리라고 덧붙입니다. 이 돈을 받고 탐사자들이 할 일은, 쓸데없는 조사는 다 그만두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다윈은 자기 할 말 외의 질문은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 시청

신원조회를 하고 싶다면 아컴 시청의 인구조사실을 찾아가면 됩니다. 깐깐한 시청 직원을 상대로 <대인관계> 판정에 성공하면 기록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시청에 근무하는 탐사자라면 판정에 보너스 주사위를 받습니다.

D. 다윈을 조사하면 생년은 불명입니다. 대신 다윈 소유의 부동산을 확인할 수 있는데, 거기서 몰리 갤러리의 주소를 알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퓨리턴 묘지와 실사용이 없는 부지들을 몇 군데 더 소유하고 있습니다. 해외의 은행 여기저기에 상당수의 재산을 비축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거처는 캐슬 호텔로 되어있습니다.

이자벨 체이스에 대해 조사해보면, 그녀가 1869년생이며, 약 30년 전 실종 후 사망 처리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에스더 구드에 대해 조사하면, 그녀는 1892년생이며, 10년 전에 사망 처리되었습니다. 사인은 불명입니다. 1912년에 베버빌에 있는 본인 소유의 토지를 매각한 기록이 있습니다.



 

#. 변호사 사무소 재방문

혹시나 연락이 닿지 않는 변호사를 찾아 그의 사무실에 재방문하면, 올라가는 계단 위로 문이 살짝 열려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던 사무실은 난장판입니다. 이곳저곳 거친 몸싸움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서류들은 사방에 흩어져 있고 부서진 물건들이 걸음걸음 발에 챕니다.

<관찰력> 판정을 이용해 바닥을 이리저리 뒤져보면, 잘린 손가락 마디 하나가 굴러다니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둔탁하게 뜯긴 단면으로 보아 이빨로 뜯어낸 것 같습니다. <의료> 판정으로 이 손가락이 언제쯤 잘렸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변호사가 납치당한 시간을 대강 짐작할 수 있습니다. 탐사자들이 이자벨의 초대를 진행했을 때 즈음의 시간을 알려주면 됩니다.

*이 손가락의 신원은 이 시점에서 확인하기 어렵고, 성인 남성의 검지라는 사실 정도만 알 수 있습니다. 험악한 실랑이를 하다 벌어진 사고로 갱들 중 하나의 것입니다.

-변호사의 집을 알만큼 친분이 있다면 집에 전화하거나 들러볼 수도 있습니다. 그는 혼자 살며, 집 또한 잠긴 채 비어있습니다. 집 앞에는 어제오늘자 신문이 그대로 쌓여있습니다.

 

 

 

 

#. 기타

경찰

탐사자들은 언제든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1920년대의 경찰은 현대의 경찰 조직보다 훨씬 더 부패했습니다. 다윈은 당시의 많은 갱들이 그랬듯 경찰청장과 대부분의 시의원들을 매수해두었습니다. 갱들과 관련된다면 경찰은 신고받은 내용을 겉핥기로 조사하며 형식적으로 대답할 확률이 높습니다.

아시겠지만, 크툴루 월드의 문제를 경찰이 해결해주지는 못합니다. 이들을 함부로 대하면 한나절 유치장 신세를 지는 등 더 큰 트러블을 유발합니다.

 

상점

오픈된 도시 탐사 시나리오이므로 자유로운 물건 구입이 가능합니다. 물론 재력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요. 룰북 400p.에 당시의 가격이 친절하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점에서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닌 것을 갑작스럽게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당시는 총기 구입이 쉬웠으나 보이는 곳에 소지하고 다니려면 면허가 필요했습니다(*주마다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



 

#. 다윈의 거처, 캐슬 호텔

 

다윈의 거처인 미스캐토닉 강변의 캐슬 호텔을 찾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시청에서 다윈에 대한 신원 조사를 하거나, 다윈의 부하들을 거칠게 심문해도 가능합니다. 다윈과의 조우가 발생했다면 그가 직접 알려줄 수도 있겠지요. 그림 속 저택에서 편지를 주우면 캐슬 호텔의 위치는 얻게 되지만 그게 다윈의 거처인 사실은 모를 확률이 높습니다.

 

캐슬 호텔은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깔끔한 3층짜리 건물입니다. 입구로 들어서면, 위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근처에 갱들이 포진해있습니다. 계단은 비교적 감시가 허술합니다. 그들은 호텔이 제집이라도 된 양 직원들을 부려먹으며 담배를 피우거나 다트를 던지고, 더러는 떼 지어 포커를 치고 있습니다. 탐사자 일행이 당당하게 위층으로 올라가려 하면 대뜸 앞을 막아섭니다. 탐사자들이 다윈을 미리 만나 초대를 받았거나, 적당한 롤플로 이들을 구슬려 <대인관계> 기능에 성공하면 길을 터줍니다.(다만 <위협>은 좀 위험합니다.) 만약 불량배들을 거쳐 지나갈 시에는 안전을 위해서라며 탐사자들의 신분증이나 비슷한 귀한 물건 같은 것을 담보로 걷어갑니다.

<은밀행동>으로 몰래 잠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꾸 귀찮게 굴면 밖으로 쫓아냅니다. 탐사자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가짜 화재 경보를 울린다든지 훌륭한 시도를 해내면 판정 없이 통과시켜줍니다.

다윈은 호텔의 맨 꼭대기 층(3층)을 혼자 쓰고 있습니다. 언젠가 저 아래의 무저갱으로 내려가기 전 가능한 한 높은 곳들을 즐기는 버릇 때문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거나 계단이 끝나면 긴 복도가 이어집니다. 복도 끝에 문이 하나 있습니다. 다윈의 명령으로 불량배들은 3층에는 얼씬도 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복도는 고요하고, 다른 곳들보다 서늘합니다. 노크해도 대답이 없고, 문은 잠겨있지 않습니다.



호텔 룸

문을 열고 들어가면, 넓은 특실이 나옵니다. 라디오에서는 최신 유행의 재즈 음악이 흐릅니다. 화려하기보다는 넓고 세련된 공간입니다. 방 구석구석 관엽식물 화분이 놓여있습니다. 창밖으로는 음울한 아컴의 풍경과 도시를 손금처럼 가로지른 미스캐토닉 강이 보입니다. 창문 옆에는 화재용 완강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깔끔한 가죽 소파와 테이블은 전망을 감상하기에 좋아 보입니다. 나무 칸막이가 방의 반대편을 가리고 있습니다.

 

칸막이로 분리가 된 공간 너머에는 킹사이즈 침대와 탁상이 자리 잡았습니다. 큼직한 옷장 옆에는 거울 달린 화장대와 금고가 있습니다. 화장실로 이어지는 문은 열려있습니다.

탐사자가 칸막이를 넘어가면 어딘가에서 쿵 쿵 울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듣기> 판정에 성공하면 금고 쪽에서 나는 소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테이블에는 책 한 권과 재떨이, 시가갑이 놓여있습니다. 책의 제목은 월폴의 <오트란토 성>인데, 책을 펼쳐보면 위아래의 빈 공간에 촘촘하게 메모가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어 외에도 다른 언어들도 빈번하게 사용되었고 굉장히 날려쓴 악필로 반절 이상을 알아볼 수 없습니다. <자료조사>에 성공하면 얻을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919년 7월 30일

목젖이 없는 --- 감추기 위해 살을 찌웠다. 목소리를 --  - 똑같이 - -- , -. 내가 어둠으로 내려갈 때가 되기 전에 아컴 지하에 -- - 제대로 된 지하 터널들을 증축하고자 한다. 퓨리턴 묘지 하나에 만족하기에는 --- -, 제2의 베버빌을 만들- - -. 자세한 장부와 계획은 - --하고 불태웠다. 전부 내 머릿속에만 남아있다. -- --- 나는 절대 잊지 않으니까.

 

1924년 9월 4일

기념비적인 결혼식이  - ---다. - - -- 위해 예절 바른 하객들을 준비해두었다. --  --아쉽다. 머리는 좀 나빴지만 일은 잘했는데. 인간은 -- - - --. 이자벨이 --- -다. 물론 교양 있는 결혼식은 -, 스타일 --- 식사가 기대된다.]  

 

 

-창문 옆에 화재용 비상 완강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이용하면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탈출 시 1층에 있는 다윈의 부하들과 괜한 대립을 피하고자 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옷장을 열어보면 훌륭한 맞춤 정장들이 가득합니다. <관찰력> 판정에 성공하거나 옷장 아래 칸의 서랍을 열어보면, 셔츠들 사이에서 압박 속옷을 발견합니다.

-화장대 위에는 브릴리언틴 병들이 쌓여있습니다. <관찰력> 판정에 성공하면 서랍 구석에 들어있는 붙이는 가짜 수염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선택사항) 옷장 안과 침대 밑에서 다윈이 숨겨둔 무기를 찾을 수 있습니다. 고문실로 내려가면 전투가 발생하기 때문에, 만약 탐사자들이 완전히 빈손이라면 여기서 한두 개 정도 정비할 것들을 주세요. 잭나이프나 야구방망이, .22 쇼트 오토매틱 정도를 추천합니다.

-화분의 흙이 촉촉합니다. 손으로 만져보면 끈적하게 피가 묻어납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살펴보면, 화장실 거울 앞에 면도 크림과 면도기가 놓여있습니다.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새것입니다. 욕조를 들여다보면 미처 씻겨나가지 않은 머리카락과 피가 개수구에 말라붙어 있습니다.

-침대 옆 탁상에는 서류철이 있습니다. 서류철 위에는 탐사자들을 또한 받았던, 익숙한 청첩장이 스무 장 넘게 쌓여있습니다.

서류철을 안의 문서들을 <자료조사>로 훑어보면 다음과 같이 타이핑된 편지가 껴있습니다.

 

 

[에스더 구드 양에게.

부탁하신 보스턴 베버빌 근교 부지의 매매가 완료되어 관련 서류를 동봉합니다.

주택매매 전문. 앨런&뷰캐넌 주식회사.]

 

 

-금고는 세로 1m 정도 되는 크기입니다. 탐사자가 금고로 다가가면, 금고 안쪽에서 뭔가가 두드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금고에 귀를 대보면 살려주세요, 열어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는 여성의 목소리를 어렴풋이 들을 수 있습니다. 금고 문의 잠금장치를 살펴보면, 정교하게 만든 장식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추가적으로 <관찰력>에 성공하면 탐사자들이 있는 방향에서 문을 잠그고 열 수 있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장식을 열면 진짜 문고리와 잠금장치가 숨겨져 있습니다. 현재는 탐사자들 쪽에서 문이 잠겨있는 상태입니다.

탐사자가 금고문을 열어주면, 누군가 금고 밖으로 겨우 상반신을 꺼냅니다. 이자벨입니다. 공포에 질린 얼굴로 도와달라고 외치며 기어 나오려는 그녀를 무언가가 안쪽에서 잡아당겨 다시 끌고갑니다.

*이것은 다윈이 그녀의 발을 잡고 있는 것으로, 만약 탐사자가 이자벨을 잡으려고 시도하면 다윈의 수치와 <근력> 대항을 합니다. 성공하면 그녀를 밖으로 구해낼 수 있습니다. 밖으로 빠져나온 이자벨은 안에 루터가 있다며, 그를 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자벨이 끌려가지 않으면 이후 전투 페이즈에서 아군의 역할을 합니다.

이자벨이 사라지고 나면, 금고 안의 깊은 어둠 속에서 휘파람 소리가 들립니다. 몸을 숙이고 제대로 들여다보면, 그 너머로 까마득한 공간이 더 있습니다. 그 안은 무척 어두워 밖에서 봐도 제대로 보이는 것은 없습니다. 그곳으로 들어가면 #. 캐슬 호텔의 고문실로 이어집니다.

 



#. 캐슬 호텔의 고문실

이곳은 직사각형의 공간이고, 벽은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방음 처리를 하고 두텁게 올려진 구조입니다. 최후의 만찬을 모욕적으로 패러디한 거대한 템페라화가 벽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열두 제자 대신 신체가 한 군데씩 결여된 12명의 사람이 식탁에 둘러앉았고, 구울 n 마리가 그들의 잘린 신체를 바느질해 가운데의 인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탐사자들이 들어서면 벽의 인물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탐사자들을 쳐다봅니다. 식탁 맨 오른쪽의 얼굴 없는 성 시몬 앞에 누군가가 서있습니다.

움직이는 구울 그림을 처음 봤다면 여기서 이성 판정을 합니다.(0/1d6)

휘파람을 불던 에스더 구드가 한 발짝 늦게 일행에게 인사합니다. 만약 이자벨이 그대로 끌려갔다면 그녀를 철창 속에 집어넣는 중이었겠지요.

*구울의 수는 탐사자들의 수에 맞춰 수호자가 조정합니다. 3인이라면 1마리, 4인이면 2마리 정도면 됩니다. 그림을 훼손하면 몇 마리건 상관없이 사라지기 때문에 더 다수여도 괜찮습니다.

다윈의 뒤쪽으로 철창이 보입니다. 멀리 철창 안에는 연락이 닿지 않았던 변호사도 갇혀있습니다.

 

 

만약 탐사자들이 에스더 구드와의 전투를 피하고 싶어하면, 철창 속에 갇힌 이들을 두고 떠나라는 조건을 겁니다. 여기서 못 본 척 떠나면 얌전히 살려 보내주겠다는 뜻입니다. 조건을 받아들이고 도망치면 뒤쫓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제안이 거절당하면, 에스더는 철창 앞에 놓인 손도끼를 집어 듭니다. 그녀는 역시 탐사자들이 지나치게 많이 알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불경한 발음으로 이름을 부르면 그림 속의 구울이 바깥세상으로 스멀스멀 기어 나옵니다. 전투 페이즈입니다.

픽맨의 그림에서 나온 구울들은 마법으로 만들어진 불완전한 존재로 실제 구울의 수치보다 약합니다. 다윈과 구울들의 수치는 NPC란을 참조하세요.

 

에스더를 죽이면 그녀의 품속에서 책 한 권과 호텔 고문실의 열쇠를 얻을 수 있습니다. 책은 프랑스어로 되어 있으며, 표지를 만지면 그럴 리가 없는데도 타인의 피부를 만지는 것처럼 축축하고 미지근한 느낌이 듭니다.

 

<퀼트 데 구울> (룰북 231p)

프랑스어, 에를레트 백작 프랑수아-오노레 발푸르 저

구울 숭배와 사교도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자세한 삽화 등이 잘려나간 채 삭제 편집된 8절판입니다.

이성 손실: 1D10크툴루 신화: +4/+8점신화 지수: 36본격적 연구: 22주

주문: 구울 접촉

*이 책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가지고 있으면 저주를 받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이 책에 집착하게 되며, 언젠가 자신이 구울로 변해버릴 거라는 망상에 사로잡힙니다.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어쩌면 망상에 젖어 시체의 맛을 궁금해할 수도 있고, 아예 겁을 먹고 숨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저주는 책과 멀어지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탐사자들이 다윈을 처리하고 도망쳐 나왔다면, 다음 날 신문의 1면에는 전도유망한 사업가가 살해당했다는 기사가 큼지막하게 실립니다. 만약 1층의 부하들에게 얼굴을 보이거나 신분증을 넘겼다면 그날 이후 탐사자들은 아컴 갱들의 공공의 적이 되며, 그들로부터 직간접적인 위협을 받습니다.

 

※만약 탐사자들이 아예 호텔을 찾아가지 않거나 고문실 진행을 포기하면, 다음과 같이 진행합니다:

루터 하트는 탐사자들이 구해주지 않아도 결혼식 직전에 풀려납니다. 퓨리턴 묘지기의 변호를 담당하는 법률 전문가는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어 있습니다. 탐사자 일행에게는 결혼식 일주일 전에 다음과 같은 타이핑으로 쓰인 전보가 도착합니다.

 

[안녕하세요. 루터 J. 하트입니다.

저는 바쁜 일이 생겨 잠시 보스턴에 와있습니다.

결혼식 전에는 돌아갈 것 같습니다.

놀라게 해드렸다면 죄송합니다.]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됩니다.



 

#. 결혼식

탐사자 일행이 루터와 이자벨을 구해냈을 때의 진행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두가 급한 대로 호텔을 빠져나오고, 두 사람은 첫째로 일행에게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그리고 탐사자들이 적당히 몸과 상황을 추스르면, 간단한 요청을 하나 합니다.

지금 당장 결혼식의 하객이 되어줄 수 있냐는 겁니다. 장소는 -아직 정돈은 되지 않았지만-변호사의 사무소나 병원 옥상 정도면 충분합니다. 두 사람이 갇혀 있는 동안 많은 얘기를 듣고 나눈 끝에 내린 결정입니다.  

 

만약 탐사자 일행이 승낙하면, 그들은 즉석에서 자그마한 식을 올립니다. 탐사자 중 한 사람에게 주례를 부탁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어지러운 쓰레기더미 속에서 겨우 살아남은 레코드를 틀면, 슈만의 헌정(Widmung) 피아노곡이 흘러나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고,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고, 부드러운 서약의 말을 나눕니다.

이자벨은 이 순간의 모든 것을 느껴보려는 듯, 잠시 숨을 멈춥니다. 다시 천천히 내쉬던 한 호흡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그 자리에서 새하얀 먼지로 무너져내립니다.

탐사자들의 도움으로 이자벨의 영혼은 자유를 찾습니다. 결혼식이 끝난 후 누군가 몰리 갤러리를 다시 방문하면, <신부와 풍경> 속에서 이자벨은 한 점의 티끌도 없이 눈부시게 웃고 있습니다. 그림은 더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탐사자들이 다윈을 처리하지 않았고 결혼식에 참석했을 때는 다음과 같이 진행합니다.

결혼식은 예정대로 10월 30일 그리스도 교회에서 치러집니다. 피아니스트는 바그너의 신부 입장을 연주합니다. 손님은 탐사자 일행을 포함해 서른 명 정도가 전부입니다만, 두 사람은 행복해 보입니다. 이자벨은 흰 드레스를 입고 커다란 백합 부케를 들었습니다. 교회의 피터슨 목사가 주례를 봅니다. 두 사람은 손을 꼭 잡은 채 부드러운 서약의 말을 속삭이고, 주례사가 끝나면 가벼운 입맞춤을 나눕니다. 색종이가 날리고 교회 종이 울릴 때, 문이 벌컥 열립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수의 구울들이 갑작스럽게 들이닥치고, 곧장 지옥도가 펼쳐집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불청객들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손님부터 한 명씩 갈기갈기 찢고 뇌수를 마십니다. 여기서 탐사자들에게 전투 기능이나 은밀행동 등으로 탈출 시도를 할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 이자벨은 신랑의 손을 잡고, 또 탐사자들을 이끌고 급히 어딘가로 도망칩니다. 그녀는 자신의 그림을 식장으로 가져왔던 것입니다. 최후의 수단으로, 그녀는 탐사자들과 루터를 자신의 그림 속으로 인도합니다.

그림으로 들어가면 탐사자 일행은 그림 속 세계에 반쯤 갇히게 됩니다. 반쯤이라는 말은, 물리적으로 갇힌 것은 아니지만, 밖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구울 굴 속일 확률이 높겠지만 어쩌면 더 끔찍할지도 모릅니다- 알 수 없다는 뜻이지요.

 

탐사자 일행이 다윈을 처리하지 않고 결혼식에 참석하지도 않으면, 루터 하트만 이자벨과 함께 그림 속 세계에 갇힙니다. 그날의 피비린내 나는 참사는 갱들이 벌인 짓으로 보도됩니다. 교회 건물은 텅 빈 채 판자로 막힙니다.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은 탐사자들은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결코 알 수 없겠지요. 루터 하트는 공식적으로는 사망 처리되고, 다윈은 여전히 아컴의 지하 세계를 지배합니다. 그녀는 이른 시일 내에 자신의 계획을 실현해, 아컴을 제2의 베버빌로 만들 것입니다. 부디 낯선 발걸음 소리를 조심하시길.



 

#. 해결 방법

마무리로 이어질 수 있는 해결 방법을 간략하게 정리해두었습니다.

 

1. 이자벨 체이스의 그림을 부순다.

<신부와 풍경> 그림을 부수거나 찢거나 불태워 없애버립니다. 그러면 그림 속에서 검은 피가 흐르고, 끔찍한 여자의 비명이 들립니다. 그 순간 이후 이자벨은 시나리오 내에서 결코 다시 나타나지 않고 루터 하트도 혼자 갇혀 있는 것으로 바뀝니다. 신부는 결혼식 전에 실종됩니다. 루터 하트는 실의에 빠지고, 이후로는 더더욱 일에 몰두합니다. 그에게 진실을 알려줄지 여부는 탐사자들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신부가 없으므로 결혼식도 없습니다. 이자벨의 생존 여부와는 상관없이 D. 다윈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만약 다윈이 살아있다면, 여전히 아컴의 뒷세계를 지배합니다. 그의 가장 아끼는 컬렉션을 탐사자 일행이 부쉈으므로 탐사자 일행을 그다지 좋게 보지 않습니다만, 들키지 않았다면 큰일은 없습니다.

 

2. D.다윈=에스더 구드를 처리한다.

탐사자 일행이 결혼식 전에 진상을 알아내고 다윈을 죽이면, 이자벨과 루터는 탐사자들만 참석한 조촐한 결혼식을 치를 수 있습니다. 식이 평탄하게 마무리되면 이자벨 체이스의 영혼은 그림 밖으로 풀려납니다. 루터 하트는 슬픔을 느끼지만 모든 일이 올바르게 되었다고 믿으며, 앞으로 탐사자들의 법률 업무를 평생 무료로 처리해줄 것입니다. 물론 이번 건의 정산도 확실히 끝냅니다. 아컴을 구울의 세계로 만들려 했던 다윈의 계획은 그녀와 함께 지옥으로 떨어집니다. 만약 다윈을 죽인 사실을 들키면 탐사자 일행은 아컴 갱들에게 위협을 받습니다.

 

3. 둘 중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결혼식 날이 된다.

결혼식장에 불청객 다윈과 구울 무리가 찾아옵니다. 이자벨이 탐사자들을 이끌고 그림 속으로 도망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그림의 소유자는 어디까지나 다윈입니다. 그림 밖으로 나가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결혼식에 가지 않으면, 그날 결혼식의 참사를 신문으로 접합니다.

 



#. 마무리

결혼식 장면으로 충분하다면 거기서 이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고 탐사자들의 개별 엔딩을 듣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탐사자들이 원한다면 이자벨의 그림을 되찾아오거나, 마무리 짓지 못한 의뢰를 끝내는 장면 또한 훌륭한 마무리가 될 수 있겠습니다.

 



보상

다윈을 처치하면(혹은 어떤 방법으로든 그녀의 계획을 막으면) 이성치 회복 +1d10

이자벨 체이스의 영혼이 풀려나도록 도왔다면 이성치 회복 +1d6

묘지기 의뢰를 완수했다면 이성치 회복 +1d3

다윈을 처치하지 않고 결혼식을 내버려 뒀다면 이성치 상실 -1d10

 

묘지기 의뢰를 완수하면 루터로부터 약간의 금전적 보상을 얻습니다.

 

 

 

NPC

 

NPC들의 기능은 플레이에서 사용 할 법한 것들 몇 가지만 표시해 두었습니다.

 

데이비드 다윈=에스더 구드(David Darwin=Esther Goode), 32세, 구울 혼혈이자 갱 우두머리

근력 85 건강 70 크기 80 민첩성 60 지능 90 외모 20 정신력 80 교육 60 체력 15 재력 85 이성 0 피해보너스 1d4

근접전 (격투) 65

근접전 (도끼) 40 1D6+1+피해 보너스

회피 30

구울 혼혈 피부 장갑 1점.

관찰력 55%, 듣기 45%, 매혹 40%, 언어(구울) 50%, 언어(프랑스어) 60%, 언어(스페인어) 40%, 오컬트 50%, 변장 80%, 위협 75%, 은밀행동 40%,심리학 80%, 자료 조사 50%, 예술/공예(회화) 50%, 회계 40%, 크툴루 신화 25%

주문: 격통, 구울 접촉, 암시, 사악한 시선, 육신 보호, 그 외에 수호자가 원하는 대로 추가하거나 빼서 난이도를 조절합니다.

 

에스더 구드는 구울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입니다. 태어난 순간부터 인간 아이의 자리를 빼앗아 성장했고, 그다음에는 데이비드 다윈의 신원을 훔쳤습니다. 어린 소녀였던 그녀가 픽맨의 그림을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괴기소설 수집가이기도 하며, 누가 봐도 등골이 섬찟한 작품들을 낭만적이라고 부릅니다.

실제 연배보다 더 나이가 들어 보입니다. 턱살이 늘어지고 집착적으로 깔끔하게 넘긴 머리에, 불독을 닮은 인상입니다. 땀으로 번들거리는 이마를 연신 손수건으로 닦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브릴리언틴 냄새가 진동합니다. 가짜 수염을 붙이고 말끔한 정장을 입으며, 목젖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살을 찌우고 자기 목소리를 망쳤습니다.

 

밀주업부터 인신매매까지 손대지 않고 있는 사업이 드뭅니다. 성정이 사악하고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이용합니다. 일찍부터 인육에 눈을 떴는데, 그녀의 새 직업은 주기적인 식사 거리를 공급받기에 용이한 편입니다. 아컴의 지하 세계를 자신이 내려갈 만한 것으로 만들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림 속의 구울

 

전부 같은 수치를 사용합니다.

근력 40 건강 65 크기 40 민첩성 65 체력 10

라운드당 공격 횟수: 1

근접전 (격투) 40 피해 1d4

물고 늘어지기 (근접전 액션) 라운드당 1d4 피해, 벗어나려면 근력 대항

회피 40

장갑 없음

이성 손실 0/1d6 (그림 속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봤다면 밖으로 나온 후 또 추가로 판정하지는 않습니다)

추적 70%, 오르기 50%, 은밀행동 70%

 

구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룰북 297p 참조.

 

이들은 그림 속에서 나온 존재로 실제의 구울보다 덩치가 작고 훨씬 약합니다. 고무 질감의 피부는 조금씩 녹아내리고 개를 닮은 얼굴을 가졌으며 손톱은 깁니다. 체력이 다 닳거나 그림이 부서지면 썩은내가 진동하는 검은 물감 덩어리로 질퍽하게 녹아내립니다.

 

다윈의 부하들

전부 같은 수치를 사용합니다.

근력 60 건강 50 크기 60 민첩성 50 지능 30 외모 40 정신력 35 교육 20 체력 11

근접전 (격투) 50

사격 (엽총) 30

.22 볼트액션 라이플 1D6+1

기본거리 30m 라운드당 사용횟수 1 장탄수 1d6 고장 99

듣기 30%, 위협 70%, 은밀행동 40%, 자동차 운전 40%, 열쇠공 50%

 

루터 J. 하트(Ruther J. Hart), 28세, 아컴의 변호사

근력 75 건강 55 크기 70 민첩성 75 지능 45 외모 80 정신력 50 교육 85 체력 12 재력 40

근접전 (격투) 45

법률 70%, 심리학 50%, 회계 50%, 자료조사 60%, 말재주 60%

 

부계는 아컴에 처음 뿌리내린 오래된 영국인 개척자, 모계는 독일계 이민자입니다. 이름은 외할아버지의 것에서 땄습니다. 위험에 이끌리는 속성이 핏줄에 흐릅니다. 삶의 대부분을 본성을 억압하며 무미건조한 실리주의자로, 이혼 전문 변호사로 살았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겪은 몇 가지 기이한 사건들이 인생의 거대한 전환기가 되었습니다.

 

이자벨 체이스(Isabel Chase), ???(향년 22세), 풍경 속의 여인

근력 50 건강 60 크기 40 민첩성 80 지능 65 외모 75 정신력 50 교육 60 체력 10

근접전 (격투) 25

설득 60%, 응급처치 40%, 듣기 50%, 예술/공예(회화) 30%, 크툴루 신화 3%

주문: 흐릿한 기억 주문과 유사한 능력(자신의 그림에 방문한 적이 있는 존재에게 한정).

 

영혼의 아주 일부가 그림 속에 갇혀 만들어진 흔적 같은 존재입니다. 연습이 부족했던 화가의 흑마술에 이루어지지 못한 모델의 소원이 뭉쳐져 있습니다. 그림이 그려진 1891년까지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림 속에 살며 기이한 일들을 일으킬 수 있지만, 스스로가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감추고 싶어 합니다. 그림 속의 멈춘 시간 속에서 한없이 방치되다가 에스더 구드에 의해 깨어났습니다. 이유는 흐려진 채 목적만을 갈망하며, 소원을 이뤄야 떠날 수 있습니다.

 


 

덧붙여

앞서 적었듯, 본 시나리오는 블루밍하우스 팀의 공식 시나리오 캠페인 마무리용으로 쓰였습니다. 변호사 루터는 본래 쓴이의 탐사자로 일했었지요. 제 개인적인 즐거움으로 러브크래프트와 관련된 자잘한 이스터에그(이 표현이 맞을까요)들이 등장합니다.

시나리오에 대한 잡스러운 얘기들을 조금 더 적어두자면:

 

◈몰리 갤러리

몰리(moly)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마법의 꽃입니다. 키르케가 오디세우스를 보호하기 위해 그에게 이 꽃을 주었습니다. 뿌리는 새카만데, 꽃은 우유처럼 하얗습니다. 필멸하는 인간들이 뽑기에는 위험한 식물이라고 합니다.  

 

◈호텔에 어째서 고문실이 있는가?

캐슬 호텔은 실제로 1890년대 시카고에 존재했던 장소를 빌려왔습니다. 연쇄살인범 허먼 웹스터 머젯이 지었던 건물로 흔히 H. H. 홈즈 호텔이라고 불리는, 이곳저곳 숨겨진 고문실과 비밀 통로 등을 갖춘 공간입니다. 캐슬 호텔의 사진도 실제 홈즈 호텔의 사진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림 속의 책과 바질 홀워드 바질은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 등장하는 화가입니다. 실제로 그가 이 책을 썼다기보단 픽맨이 소설 속 인물의 이름을 따 자기 작품의 가벼운 사용 설명서를 작품 내에 지참해둔 것 정도로 생각합니다..만 또 모르지요. 젊은 픽맨이 영국의 화가와 편지를 나누며 마술과 예술에 대해 논하곤 했을지도요.

다니엘서 13장 55절 변호사의 사무실에 있는 액자: 다니엘서 13, 14장은 외경으로, 실제 성경에서는 제외된 부분입니다. 액자의 구절은 <그러자 다니엘이 말하였다. “진정 당신은 자기 머리를 내놓고 거짓말을 하였소. 하느님의 천사가 이미 하느님에게서 판결을 받아 왔소. 그리고 이제 당신을 둘로 베어 버릴 것이오.”>인데, 어린 다니엘이 스잔나의 재판에서 변호사 역할을 해내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2021.01.11 덧붙임

붉은 서류들(크툴루의 부름 룰북 수록 시나리오)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드래그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컴의 낭만주의자는 붉은 서류들에 등장하는 NPC ‘에브너 윅’을 캠페인 마지막 보스로 등장시키기 위한 의도로 쓰였습니다. 에스더 구드는 에브너 윅입니다(스포일러를 피하고자 이름을 바꾼 것입니다). 윅의 백스토리를 이용하기 위해 살펴보다 “윅의 어머니는 거의 백 년 전에 보스턴 지하 깊은 곳의 어두운 구울 굴에서 윅을 잉태했습니다.” 한 줄에서 이 시나리오의 큰 줄기를 가져왔습니다. 작성 당시에는 한 문장의 언급으로 끝난 윅의 어머니 이야기에 조명을 비춰보는 것이 흥미로운 작업이 되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 비춰보면 이런 형태의 작업도 낡았지요. 작성 당시에는 스포일러를 최대한 줄이고 싶어서 NPC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만, 문의가 들어온 적도 있고 궁금한 분도 계실 것 같아 추가해둡니다.
 

사용된 이미지들은 대부분 19~20세기 책의 삽화나 광고지에서 가져왔습니다. 출처가 하단에 적혀있지 않은 것은 불명입니다.

모쪼록 즐겨주시면 기쁘겠습니다. 피드백이나 플레이 로그를 환영합니다.


Special thanks to

친애하는 레이먼드, 릭, 바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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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시나리오] 호질  (101) 201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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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7판 팬메이드 시나리오

호질

written by. 구울구울 (@ghull_TRPG)

 

“호랑이가 세 번째로 사람을 잡아먹으면 육혼이란 귀신이 되어서 늘 턱에 붙어서 친구의 이름을 많이 외운다.”

-≪열하일기 熱河日記≫ 호질(虎叱), 연암 박지원

 

 

 

 

 

 

이미지 제작해주신 한제리 씨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경남 지역으로 자동차 여행 중이었습니다.

내내 교통 체증에 시달린 데다, 날씨도 우중충했고, 내비게이션도 제 값을 못합니다.

그러니까 이 낯선 산길에 들어오게 된 건, 꼭 당신 탓만은 아닙니다.

 


 

 

 

시나리오 소개

 

 

-플레이 타임: TRPG로 4~5시간, ORPG 8~10시간

-현대 한국 배경

-장소는 경남 어딘가에 있는 가상의 시 악검시의 산골 마을 배산리입니다.

-COC 7판 룰. 폐쇄 배경에서 진행되며 일정 수준의 사교성이 필요한 시나리오입니다.

-적정 플레이 인원 3~4인

-플레이 난이도 중~하, 키퍼링 난이도 중

-개별 탐사자에게 백스토리가 주어집니다.

-탐사자 로스트 가능성

-공포물 색채가 강합니다.

 

추천 기능: 관찰력, 자료조사

보조 추천 기능: 듣기, 근접전

 

 

 *시나리오 활용에 관한 안내: https://ghoultrpg.tistory.com/notice/7

*3회의 테스트 플레이 후 배포합니다. 테스트 플레이를 도와주신 블루밍하우스 팀, 지인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호질 수록 시나리오집 TATTOO의 PDF를 미스캐토릭 레포지토리에서 상시 판매하고 있습니다.

 https://www.drivethrurpg.com/product/415581/Korean--Tattoo?cPath=29274

 

-2018.6.21 텍세션 시간 추가했습니다.

-2018.10.2 백스토리 관련 짧은 공지를 추가했습니다. (19.05.06 공지 위치 변경)

-2018.12.25 리플레이 영상 링크가 추가되었습니다.

-2019.05.17 이성치 보상 조정이 있었습니다.

-2019.07.31 오타, 판정 관련 자잘한 수정이 있었습니다.

-2021.01.11 덧붙임글 이 시나리오는 2018년에 작성되어, 현재의 시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지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추후로도 수정 없이 공개를 유지하는 대신 이렇게 짧은 안내를 덧붙여둡니다. TRPG가 가진 매력 중 하나는 탁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작성 시의 제가 놓치고 실수한 부분이 있더라도 개별 탐사자분들과 수호자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채워나가시리라 믿습니다.

 

 

 

 

백스토리의 구체적 내용 역시 스포일러 스크롤 내의 부분인 만큼,

백스토리 내용을 공개된 장소에 필터링 없이 붙여 넣거나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타인의 플레이의 재미를 해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접힌 부분부터 스포일러이며, 수호자를 위한 정보입니다.

 

 

 

더보기

 

 

시나리오의 전말

 

1890년대, 무당 손은 스승을 죽이고 그가 갖고 있던 현군칠장비경 1권을 손에 넣었습니다. 손은 신화서를 연구한 끝에 전승으로만 전해져 내려오던 귀신 범을 부릅니다. 그녀는 자신이 범을 소환했다고 믿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고서에 깃든 어두운 힘은 진짜였고, 그것을 통해 손은 본인도 모르는 새에 '귀신 범으로 믿어지는 어떤 존재'를 만들어낸 것이었습니다. 범은 괴담 속 귀신 범의 능력을 가진 악마적인 생명체입니다.

손은 인간 제물을 바쳐서 범을 한껏 살찌웠습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그녀가 결국 제어가 불가능해진 범에게 잡아먹혀 최후를 맞이했다는 소문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을 잃은 범은 산에 숨어들어 그 목소리로 인간을 홀린다고 합니다.

 

시나리오의 시작과 더불어, 산에 살던 범은 탐사자 일행으로 인해-자동차 사고입니다- 새끼를 잃게 됩니다. 범은 제 새끼의 피를 뒤집어쓴 자들에게 저주를 내립니다. 탐사자들을 숲속에 가둬 결국에는 잔인한 방법으로 잡아먹을 속셈입니다.

범이 사는 숲속에는 마을이라 하기에도 빈약한 동네가 하나 있습니다. 범에게 아이며 키우던 짐승을 너무나 많이 빼앗겨 노인들만 사는 마을 배산리입니다. 마을에 남은 유일한 어린아이는 홍이라는 소녀였습니다. 홍은 키우던 삽살개 삼식이를 잃어버린 후, 개를 찾아 돌아다니다 살해당합니다. 범인은 신시가지에 살며 대학을 다니다 휴학차 시골에 내려와 있던 청년 욱입니다. 욱은 홍의 시체를 숲속에 버립니다. 버려진 홍의 시체는 차에 치인 새끼 범의 피를 뒤집어쓰고 우연하게도 탐사자들과 같은 저주를 받게 됩니다.

 

사실 범을 만들어낸 사악한 무당- 손은 죽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신화서를 연구해서 육체를 교환하는 주문(타인의 거죽, 룰북 260 p.)을 얻었습니다. 그녀는 범이 제 목숨을 노리는 것을 눈치채고, 딸을 속여 잠시 몸을 바꿔치기합니다. 그리고 자기 몸에 들어간 딸을 범에게 바쳐 자신의 죽음을 위장했습니다. 손은 비슷한 수법으로 끊임없이 젊은 몸을 얻어 현대까지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녀는 바로 얼마 전까지 욱의 어머니였으며, 지금은 욱의 몸까지 빼앗았습니다.

욱의 몸을 얻은 손은 범을 다시 길들이기 위해 배산리로 돌아옵니다. 그곳에서 손은 무당집 손녀 홍의 육체를 탐내게 됩니다. 손은 몰래 개를 훔치고서, 잃어버린 개를 같이 찾아주는 척 홍의 호의를 얻으려 했습니다. 타인의 거죽 주문의 전제조건이 상호 간의 애정이기 때문에 필요한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손을 수상하게 여겨 뒤를 밟은 홍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자 그녀를 살해합니다. 시체는 먹이로 주기 위해 범이 다니는 길목에 버렸습니다.

거기 이끌린 어린 범이 뛰어가다 탐사자 일행의 차로 인해 죽게 되고, 홍의 시체까지 함께 범의 저주에 걸린 것은 물론 계산에 없던 일입니다.



 

 

탐사자 백스토리

본 시나리오에는 탐사자 백스토리가 존재합니다. 재미를 위한 장치로, 약간의 개변이 있다면 백스토리 없는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개별 탐사자들에게 아래의 부가적인 설정을 부여합니다. 준비된 백스토리는 4개로 탐사자의 숫자가 적을 경우 수호자가 마음에 드는 백스토리를 고릅니다. 탐사자 4는 되도록 넣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5인일 경우 수호자 재량으로 백스토리를 더 추가하셔도 좋습니다. 모쪼록 즐겨주세요!

 

 

1. 탐사자 3과 혈연관계입니다. 얼마 전 가족 중 하나를 잃었습니다.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이유였는지는 3과 상의하에 설정하여 수호자에게 알려줍니다. 그 유품인 반지를 늘 소지하고 다닙니다. 그 반지 구멍을 통해 보면, 보이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보일 때가 있다는 것을 최근 깨달았습니다.

2. 가족 중 무당의 혈계가 흐릅니다. 그래서인지 영적인 능력까지는 아닙니다만, 가끔 '보입'니다.

3. 탐사자 1과 혈연관계입니다. 최근 가족을 잃었습니다.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이유였는지는 1과 상의하에 설정하여 수호자에게 알려줍니다. 사실 3의 짓이거나 최소한 3이 원인입니다. 이유는 자유롭게 설정하여 수호자에게 몰래 알려줍니다.

4. 지금은 외부에 살고 있지만, 경상남도 악검시 새일면 배산리 마을 출신입니다. 탐사자가 아주 어렸을 적에 가족 모두가 이사했습니다. 이 아주 오래된 깡촌에 귀신 범이 나온다는 전설이 있었던 것은 기억납니다.

 

 

 


 

 

 

인물

[ ]핸드아웃

 묘사

 

 *키퍼 정보

본문

첫날

#. 도입

탐사자 일행은 여행을 같이 갈만한 사이입니다. 지금은 여행을 떠나는 길이어도, 여행에서 돌아가는 길이어도 좋습니다. 단순한 휴가팀이거나, 학술적인 이유로 오래된 한국의 전승을 조사하기 위해 의뢰를 받았다던지, 혹은 같이 심령 스팟을 탐험하길 좋아하는 일행일 수도 있습니다. 탐사자 4가 자꾸만 고향에 관한 꿈을 꿔서 함께 확인해보기로 하고 출발했다는 식도 괜찮습니다.

이처럼 처음부터 목적지가 배산리를 향하고 있는 일행이라면, 범에 대한 전설을 들어봤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럴 경우 목소리로 사람을 꾀어 잡아먹는 귀신 범에 대한 전승이 내려온다 정도를 사전 지식으로 가질 수 있습니다.

반면 휴가팀의 경우는 단순히 내비게이션 고장으로 깊은 숲속 국도를 헤매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누가 운전하고 누가 어느 자리에 앉았는지, 라디오에서는 어떤 음악이 나오고 다들 무얼 하는지 등을 간단하게 알아보고 장면으로 들어갑니다.

 

슬슬 오후의 끝이 보이는 시간입니다. 안개가 길을 덮고 있습니다. 탐사자 일행을 태운 차는 산속의 비포장도로로 진입했습니다. 차는 심하게 덜컹거려서 금방이라도 멀미가 날 것 같습니다. 내비게이션이 고장인지 자꾸만 같은 단어를 반복합니다. 전방 5미터- 전방- 둔덕의 내리막길에서 살짝 속도가 붙을 때 즈음 갑작스럽게 무언가가 수풀로부터 튀어나옵니다. 어쩔 겨를도 없이, 탐사자 일행이 탄 차는 그것을 치어버립니다. 둔탁한 충격과 함께 차의 앞 유리에 피가 뿌려집니다.

 

*동물을 차로 치는 장면은 영화 장산범의 오마주입니다.

 

이때 앞 좌석에 앉아 있었거나 전방을 주시하고 있던 탐사자는 <관찰력> 판정을 합니다. 어려운 성공 이상시 희고 긴 털이 달린 짐승이 차 앞으로 뛰어드는 것을 본 것 같습니다. 보통 성공 또는 실패시 뛰어든 짐승은 큰 개였던 것 같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탐사자는 <자동차 운전> 판정을 합니다. 성공하면 안전하게 차를 세웁니다. 실패하면 차는 길을 벗어나 근처의 나무를 들이박고 멈춥니다. 전원 1d3의 피해를 입습니다. 이 경우 탐사자들이 타고 왔던 자동차는 고장의 위험이 있습니다. 운전 판정 대실패시 차는 완전히 망가져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차를 멈추고 확인하러 나가면, 근처에는 예상했던 동물의 그것 대신 사람의 시체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긴 검은 머리 소녀의 피투성이 시체입니다. 어라, 분명 동물이었던 것 같은데, 잘못 본 것일까요? 예상치 못하게 죽은 사람의 시체를 본 탐사자 일행은 이성 판정입니다. (0/1d4, 앞서 관찰력 어려움 이상 판정에 성공했을 경우 1/1d5)

 

*소녀 몸의 피는 사실 소녀가 흘린 것이 아닙니다. 범 새끼의 피입니다. 범 새끼의 사체는 탐사자 일행이 우왕좌왕하는 동안 바로 옆의 범이 재빠르게 물어갔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습니다.

혹시 이런 상황에서 숲을 <관찰력>으로 살펴보는 탐사자가 있다면 성공시 어디선가 스산한 시선이 느껴진다고 언급해주세요. 시선의 근원지를 찾다보면 어느새 기척이 사라집니다. 숲의 기운은 불길하고, 기이하게 채도가 낮습니다.

 

 

소녀의 시체를 본 탐사자들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착실하게 자수나 신고 전화를 할지도 모릅니다. 숲속은 통신이 잘 터지지 않습니다. 신고 전화는 상당히 음질이 좋지 않고 지직거리며, 탐사자가 내용을 전부 말하기도 전에 끊겨버립니다.

*나중에도 경찰은 오지 않고 후에 재차 살펴봐도 통화를 한 기록은 없습니다. 이 시점에서의 기현상은 대부분 죽은 새끼 범의 피 냄새에 홀린 것입니다.

배산리에 들어간 다음부터는 아예 통화권 이탈이라고 뜹니다.

탐사자들이 소녀의 시체를 살펴보기로 하면, 10대 중반 정도의 소녀이며, 긴 검은 생머리에 피에 젖은 흰 원피스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관찰력> 판정 시 분홍색 삼선 슬리퍼를 한 짝만 신고 있습니다. 나머지 한 짝은 숲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또한 소녀는 한 손에 무언가를 꼭 쥐고 있습니다.

*이 슬리퍼 한 짝은 욱이 시체를 옮길 때 흘렸습니다. 나중에 범의 신당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시체가 쥐고 있는 것은 구겨진 종이입니다. 너무 세게 쥐고 있어서 빼려고 하면 살짝 찢어집니다. 펼쳐보면 직접 손으로 써서 만든 것 같은 전단지입니다.

 

 

 

[삼식이를 찾습니다. 삽살개 믹스. 6살. 수컷.  빨간 개목걸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찾으시면 05ㅁ-ㅁㅁㅁ-ㅁㅁㅁㅁ로 연락주세요. 꼭 사례하겠습니다.]

 

 

전단지의 맨 위에는 흰 삽살개의 사진이 붙어 있습니다.

 

시체를 <의료>로 살펴보면, 소녀는 죽은 지 몇 시간 정도 된 것 같고, 이리저리 타박상이 있습니다. 머리의 상처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극단적 성공시 차에 치여 죽었다기에는 부자연스러운 상처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사라졌다 나타나는 시체:

탐사자들이 시체를 두고 이동했다가 돌아오면 시체는 거기 없습니다. 시체는 결코 마을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않습니다. 시체의 위치만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면 다들 허탕을 치고 돌아옵니다. 트렁크에 시체를 넣고 닫았다가 다시 열면 비어있습니다. 옆자리 등 보이는 곳에 태우고 이동할 경우 잠시 밖을 보았다 돌아보면 사라집니다. 마지막 경우에는 설명할 수 없는 기현상에 이성 판정 (0/1d4).

 

*탐사자들은 전부 범 새끼의 피를 뒤집어쓰고 저주를 받은 상태로, 범의 영역인 숲의 안개를 헤매다 보면 무조건 배산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소녀 홍의 시체도 우연히 같은 저주를 받아 탐사자들과 영혼이 엉켜 있습니다. 소녀의 시체는 탐사자들을 쫓아다닙니다. 탐사자들이 장롱 등의 문을 열면 소녀의 시체가 거기 들어있곤 합니다. 그녀는 그런 방식으로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아주길 호소합니다. 죽은 몸에 어두운 힘이 깃들어서, 다시 나타날 때마다 시체는 점점 더 썩고 손상됩니다. 홍의 시체가 사라진 자리에는 약간의 검은 재만이 남아 있습니다.

 

차로 새끼를 친 순간 이미 탐사자들은 전원 범의 저주를 받았으므로, 왔던 길로 되돌아가든 앞으로 나아가든 변함없이 도착하는 곳은 배산리 마을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탐사자들이 외부로 향하는 것을 시도했다가 갇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을 경우 0/1d3의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 배산리 마을

배산리에 도착하는 것은 날이 어두워질 무렵입니다.

마을 입구에 배산리라고 쓰인 돌이 서 있습니다. 다 무너져가는 낡은 건물들 네댓 개가 마을을 이루는 전부입니다. 기와집과 슬레이트집이 섞여 있습니다. 둘러보면 그 흔한 마을회관도 없습니다. 한구석에는 버려진 우물이 있고 무너진 담들이 보입니다. 빈집이나 건물이었던 것들의 폐허도 드문드문 있습니다. 허름하고 우중충한 분위기가 가득한 산촌입니다. 마을 전체에 안개가 끼어있습니다.

 

*구성원이라고는 노인 대여섯과 젊은 사람 두엇 정도가 전부인, 쇠락해가는 촌입니다. 탐사자 4의 경우 돌아온 고향이니 조금은 익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저께 내린 폭우로 통신탑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 통신 불능의 원인인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이 마을의 유일한 자동차인 구형 용달 트럭을 타고 그것을 수리하러 가서, 현재 불어난 강으로 인해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만약 마을 입구의 돌에 <관찰력> 판정을 하는 플레이어가 있다면 돌 뒤편에 희미하게 찍힌 거대한 짐승의 발톱 자국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을 전체를 <관찰력>으로 살펴보면 기와집 중 한 곳에 텅 빈 큰 개집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깃발이 꽂힌 집입니다. 마당에 누가 나와있습니다.

*신씨 할머니의 집. 빈 곳은 삼식이가 살던 개집입니다.

 

구체적으로 뭔가 다른 집과 달리 눈에 띄는 곳이 있냐는 식으로 살펴보는 탐사자가 있다면, 판정 없이도 마당에 깃발이 꽂힌 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혹은 수호자가 먼저 어딘가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진다는 언질을 주어도 좋습니다(할머니가 노려보고 계시는 중).

 

신씨 할머니의 집을 어떤 식으로든 발견해서 확인한다면 #. 신씨 할머니의 집 마당을 진행합니다.

그런 참조가 없다면 탐사자들이 먼저 근처에 돌아다니는 마을 사람을 붙잡고 얘기할 수도 있고, 이 경우에는 #.마을 사람들 파트를 먼저 진행하면 됩니다.

빈 집터를 돌아보는 탐사자가 있다면 #.빈 집터, 우물을 돌아보는 탐사자가 있다면 #.우물 파트입니다.

 

 

 

#. 신씨 할머니의 집 마당

허름하고 오래된 기와집입니다. 집 앞에는 긴 장대 위에 흰색과 빨간색 깃발이 달려 있습니다. 백기가 위쪽입니다. 마당에는 빈 개집과 닭장이 있습니다. 마당 한가운데에 노인이 한 사람 나와 있습니다.

 

-무당 신씨 할머니

신씨 할머니는 자그마한 몸집에 백발을 곱게 비녀로 틀어 올리고 한복을 입었습니다. 얼굴은 수척해 보일 정도로 말랐고 눈은 움푹 들어갔으며 주름이 빼곡합니다. 한참 전부터 여러분 일행을 말없이 노려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 다가가면 할머니는 그 체구에서 나왔다고는 믿기 어렵게 큰 목소리로 역정을 냅니다. "예끼!! 어쩌자고 이 마을에 들어왔느냐!!" "저주! 저주를 받은 게야!!" 당장 나가라고 등을 떠밀며, 급기야 장독대로 가서 소금을 가져다 뿌립니다.

*할머니는 탐사자 일행에게 드리운 저주를 느끼고 있으나, 그 구체적인 내용은 모릅니다. 겉은 화로 가장했지만 사실 겁에 질려 있습니다. 첫 대면에는 대인관계 기능을 사용해도 말을 들어주지 않고 나가라는 태도만 강경합니다.

당일 이곳을 다시 방문하면, 할머니는 저녁 내내 홍을 찾아 돌아다니느라 집에 없고 문은 잠겨있습니다. 단순한 자물쇠이며 <열쇠공>으로 열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잠입을 시도하는 탐사자가 있다면 #.신씨 할머니의 무당집 파트를 참조하세요.

 

신씨 할머니의 집에서 쫓겨나면 소란을 듣고 나온 #. 마을 사람들과 만날 수 있습니다. 마을 사람은 그 집이 무당집이며, 할머니께서 지금 손녀 걱정에 오락가락하시니 이해해달라고 합니다.



 

#. 마을 사람들

만난 사람이 운 좋게도 외지인에게 친절한 장씨 할아버지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은 탐사자 일행을 경계할 확률이 높습니다. 마을 사람은 무조건 중년이거나 노인입니다. 이들은 대개 밤이 되기 전에 빨리 묵을 곳을 찾는 게 좋을 거라는 정도의 이야기만 하고 자리를 뜨려고 듭니다.

탐사자 쪽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얻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 <대인관계> 기능을 한 번 성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배산리 출신이라는 설정의 탐사자 4가 자신의 출신을 어필하면, 노인들은 탐사자 4의 부모님을 기억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 경우 판정 생략이 가능합니다. 탐사자 4의 부모님이 살던 집은 지금은 터만 남아 거기서 하룻밤을 보내기는 무리입니다. 탐사자들이 원한다면 살펴볼 수 있습니다. #. 빈 집터 참조.

마을 사람들과 대화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신씨 할머니의 손녀이자 마을의 유일한 어린아이였던 홍이 사라진 상태. 사라진 지는 이틀째. 홍은 읍내로 학교를 다녔으며, 잃어버린 개 삼식이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실종 당시 홍의 외모에 대해 물으면) 긴 검은 머리카락에 흰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1달 전 잃어버린 개 삼식이. 커다란 흰 삽살개. 믿거나 말거나 신묘한 능력이 있어서, 홍은 죽은 할아버지의 환생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삼식이를 짐승이 잡아먹은 게 분명하다. 그것은 잊을만하면 마을의 가축들이며 사람들을 훔쳐간다.

-(그것, 혹은 범에 대해서 물으면) 쉿! 이름을 부르면 그것이 듣는다. 그것은 오래전부터 숲에 살며 인간을 홀리고 잡아먹는 짐승이다. 외지 사람들이 믿건 안 믿건 그것은 실제로 있고 그것에게 가족을 잃은 사람들도 많다. 밤에는 밖에 나가지 말 것, 아무 소리도 듣지 말 것, 그게 규칙이다.

-(어째서 위험한데도 여기서 계속 사는 것이냐고 물으면) 다들 오갈 데가 없고 늙어서 떠나지 않는다. 혹은 터전을 귀신에게 잃을 수는 없다. 무당 신씨 할머니가 젊을 때는 아주 신통해서 그것으로부터 마을을 지켜줬는데, 지금은 영 예전 같지 않다.

-(전화가 터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물으면) 현재 마을 근처의 통신탑이 고장 나서, 젊은 사람들이 고치러 갔다. 내일이면 다들 돌아올 것이다. 마을에는 트럭이 한 대인데 젊은 사람들이 그것을 타고 나갔다.

-(여관 등 묵을 곳을 찾으면) 이 근처에는 여관도 묵을 곳도 없다. 장씨 할아버지 댁에 남는 방이 있으니 거기를 빌려라. 집은 마을에서 제일 넓은데 혼자 사는 불쌍한 노인이라 외지 사람들을 좋아한다. 지금은 손자가 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잘 방은 넉넉할 것이다.

 

*마을 사람들에게 범을 범이라고 부르는 것은 금기로 여겨집니다. 그것, 짐승, 산신령, 산주인 등 여러 호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빈 집터

만약 탐사자 4가 이전에 자신이 살았던 집을 확인해보길 원한다면 갈 수 있는 장소입니다. 어쩐지 익숙한 마을 길을 걷다 발견할 수도 있고,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봐서 알아낼 수도 있습니다.

집에는 불이 났던 모양입니다. 이제 기둥도 얼마 남아 있지 않고, 거의 다 삭고 무너졌습니다. 기억 속에 가물가물하게 남아있는 포근한 시골집의 모습과는 생판 다릅니다. 빈 집터를 거닐고 있으면, 탐사자 4는 어떤 기억을 떠올립니다.

 

회상:

배경은 한여름의 이 집 마당입니다. 오래된 영화처럼 누끼가 있는 풍경에, 집은 비어있습니다. 어린 탐사자 4는 빈 집 마루에 홀로 앉아있습니다. 아니, 혼자가 아닙니다. 왠 성인 여자가 자신에게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방글방글 웃는 모습이 낯설지 않습니다만, 어쩐지 기억 속에는 없는 여자입니다. 어린 마음에도 자신에게 지나치게 잘해준다는 느낌이 듭니다. 여자는 특별히 널 위해 챙겨왔다며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건네줍니다.

 

여자가 내어준 큼지막한 알사탕을 먹을지 말지 탐사자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탕을 먹으면, 그 인공감미료의 단맛이 입안에 퍼지고 회상이 끝납니다. 정신을 차린 후에도 그 깔깔한 단맛은 한참 입안에 남아있습니다. 사탕을 먹지 않기로 하면, 여자는 무섭게 표정이 굳어버립니다. 여자는 우악스럽게 탐사자 4를 밀쳐버리고, 어린 탐사자는 뒤로 넘어져서 왕 울음을 터트렸던 것 같습니다.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상태로 회상이 끝납니다.

 

탐사자는 무엇을 선택하건 <지능> 판정을 할 수 있습니다. 지능 판정에 성공하면 이 여자가 어쩐지 욱을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탐사자가 아직 욱을 만나지 않은 상태라면, 지능 판정을 미뤄두었다가 욱을 만난 후에 하세요. 극단적 성공 시 그 여자에게서 희미한 담배 냄새가 났다는 식의 묘사를 해줘도 좋습니다.

 

*이 여자는 욱의 어머니이자 그녀의 몸을 차지한 손입니다. 어린 탐사자 4를 노렸던 전적이 있습니다.

탐사자 4가 옛날의 기억에 잠겨있으면 다른 탐사자들에게는 그 자리에 가만 굳어 서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사이에 다른 사람들이 이 빈 집터를 조사하면, 그을었으나 그나마 남아있는 벽에 누군가 쓴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글자를 발견합니다. 백묵으로 꾹꾹 눌러서 삐뚤빼뚤하게나마 쓴 한자. 오래 보고 있으면 왠지 이명이 들리고 기분이 나빠집니다.

[甝]

*외국어(한자 or 중국어) 판정으로 알 수 있습니다. 흰범 감 자입니다. 이것은 범에 홀린 사람이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썼습니다. 마을의 다른 건물들에서도 간간이 발견됩니다.

 

 

 

첫날 밤

#.장씨 할아버지의 집

마을에서 제일 큰 집을 가진 장씨 할아버지에게 찾아가면 흔쾌히 탐사자들에게 묵을 방을 내어줍니다. 손자는 친구와 함께 통신탑을 고치러 가서 지금은 할아버지 혼자 있습니다.

 

장씨 할아버지의 집은 규모가 큰 기와집입니다. 마당에는 고추밭이 있고 처마에는 버려진 제비집이 있습니다. 가을이라면 곶감이 걸려 있고, 겨울이라면 시래기 다발을 말리고 있거나 고드름이 얼어 있습니다. 오래되었지만 이 촌에서 제일 멀쩡한 집인 것은 분명합니다.

 

장씨 할아버지는 기본적으로 탐사자들의 성별에 관계없이 한 방을 내줍니다. 부가적으로 <설득> 등을 이용해서 미닫이문으로 나눠진, 창문이 있는 작은 크기의 옆 방을 얻는 것도 가능합니다.

 

장씨 할아버지네 집 화장실은 푸세식이며 바깥에 있습니다. 씻거나 빨래를 하는 곳은 창고처럼 생기고 문이 없는 작은 건물이 따로 있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가면 어두컴컴한 시멘트벽이 발라져 있고 한구석엔 오래된 신문지 뭉치가 쌓여 있습니다.

두루마리 휴지는 할아버지에게 달라고 해야 줍니다. 여긴 그나마 여건이 나은 편입니다. 마을의 다른 집들은 모두 요강을 씁니다. 밤에는 바깥에 나가지 않기 때문에, 장씨 할아버지네 집에도 물론 요강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어쩐지 그럴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혹시라도 이 신문지 더미를 쓰시는 분이 있다면... <자료조사> 판정을 시켜보세요. 그 용기에 감복하여 핸드아웃을 드려도 좋습니다.

물론 이런 힌트를 주고 싶다면 굳이 꼭 화장실에 박을 필요는 없고, 장씨 할아버지네 집 어딘가에서 발견하게 하면 됩니다. 할아버지가 보던 신문이나 옛날 잡지는 어떨까요? 내용은 이 정도가 적절하겠습니다:

 

 

[(...) 오대수라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오대수는 귀향하기 위해서 바다를 건너가야 했습니다. 그 해협에는 노랫소리가 아름다운 사이-란이라는 반인반수들이 살았습니다. 선원들이 청명한 노래를 듣고 홀려서 암초에 충돌하면, 그들을 건져다 식사를 하고는 했습니다. 그래서 현명한 오대수는 꾀를 내어 선원들의 귀를 밀랍과 헝겊으로 막고, 자기 몸은 배의 기둥에 묶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오디세우스 모험담의 내용입니다. 후에 찾아오는 마지막 저주 풀기 파트에서 도움이 될만한 행동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몸을 기둥에 묶거나, 귀를 막으세요!

 

 

할아버지가 탐사자들에게 내어준 곳은 큰방으로 꽤 넓습니다. 방은 기다란 직사각형 형태이고 한쪽 벽면에는 검정 붙박이 자개장롱이 두 개 있습니다. 바닥에는 노란 장판이 깔려 있습니다. 만약 겨울이 배경이라면 뜨끈하게 온돌로 데워져 있습니다. 방의 구석 자리는 온돌에 익었는지 장판 색이 짙습니다. 그 위에 먼지 쌓인 선풍기가 있습니다. 탁자에는 잡지 몇 권과 고장 난 지 오래인 손바닥만 한 구식 텔레비전이 놓여있습니다. 그 옆에 인삼주며 담금주들이 쭉 놓여있습니다. 문은 밭전자 문살에 창호지가 발라진 옛날식 장지문입니다.

 

첫 번째 장롱을 열면 흡사 예단 이불 같은 두꺼운 비단 이불과 베개들이 있습니다.

두 번째 장롱을 열면 <> 판정을 합니다. 탐사자 2가 보면 닫힌 장롱에서 발 한쪽이 삐져나와 있습니다. 탐사자 1이 반지 구멍으로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운 판정 성공시, 장롱을 열자 소녀의 시체가 장롱 구석에 웅크린 자세로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운 판정 실패시, 소녀의 시체가 장롱을 연 탐사자의 몸 위로 쏟아져 안깁니다.

 

소녀의 시체는 전에 봤던 것보다 조금 더 썩은 내를 풍기고, 온몸이 푸르스름하게 변색되었으며 머리카락은 듬성듬성 빠졌습니다. 흰 원피스를 물들였던 붉은 피는 검게 말라붙었습니다. 사라졌던 시체가 나타난 기현상을 겪은 탐사자는 이성 판정. (0/1d4)

홍의 시체는 탐사자 일행에게 악의가 없으며 단순히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깃든 저주가 너무나 어두운 힘이고 이미 죽은 육체이기 때문에 탐사자들에게는 끔찍하게 보입니다. 홍의 등장 이벤트 횟수는 수호자가 조절합니다. 이번 한 번으로 끝낼 수도 있고,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오면 다시 불러낼 수도 있습니다.

 

탐사자가 뭔가 대처하려고 들면 시체는 사라집니다. 다시 장롱을 닫아도, 내려놓고 장씨 할아버지를 부르거나 심지어는 눈만 깜빡이고만 있어도 사라집니다. 홍의 시체가 있었던 자리에는 약간의 검은 재가 남아 있습니다.

홍이 떠난 장롱에는 쪽지 모양으로 접은 종잇조각도 하나 있습니다. 그것이 원래 거기 있었던 것인지, 시체가 두고 간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쪽지는 장롱 안의 고정 장치가 아닙니다. 홍이 재차 나타났다 사라진 자리라면 어디든 두세요.

펼쳐보면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이두두지 저두두지 구만두지 호만두지]

 

호랑이 쫓는 주문:

이것을 읊으면 탐사자는 저절로 마력을 3 잃습니다. 이성도 1d4 잃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읽으면 마력과 이성만 잃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호랑이를 쫓아내는 데 쓰이는 주문입니다. 자신보다 정신력이 낮은 상대에게만 효과가 있습니다. 귀신 범에게는 써도 효과가 없고, 본 시나리오에서는 범의 실패작을 파괴할 때 쓰입니다. 물론 일반적인 동물 호랑이에게도 통합니다.

*장씨 할아버지는 이 주문에 대해 아는 것이 없습니다. 신씨 할머니에게 물어보라는 정도만 알려줍니다.

 

 

탐사자들이 장씨 할아버지네 집에서 묵지 않을 경우, 차의 트렁크에서 비슷한 현상을 겪습니다. 탐사자 2가 먼저 살펴보면 트렁크에서 손 하나가 삐져나와 있다 등으로 미리 경고를 해줘도 됩니다.

 

 

탐사자들이 장씨 할아버지를 불러도, 할아버지가 방에 도착하기 전에 시체가 사라집니다. 할아버지는 탐사자 일행이 단순히 헛것을 본다고 생각하며 이를 염려합니다. 탐사자들이 부탁하면 할아버지는 흔쾌히 방을 바꿔줍니다만, 어느 곳이든 바깥으로 향하는 장지문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겁을 먹은 탐사자들이 집 밖으로 나가겠다고 하면 정색을 하고 말립니다. 집 안의 귀신이나 헛것이 집 밖의 그것보다 안전하다구요.

장씨 할아버지는 자신이 소리에 예민하기 때문에 밤에는 떠들지 말아 달라고 부탁합니다. 또, 밤에는 그것이 어슬렁거리므로 절대 나가지 말라고 거듭 경고합니다. 이 촌에서 밤에 떠드는 것은 사람이 아니니 아무 소리도 듣지 말라고요.

할아버지는 잠귀가 밝고 잠자리에 예민해서 되도록 탐사자 일행과 다른 방에서 잡니다. 다들 잠잘 준비를 하고 누워 깊은 밤이 되면, 범이 탐사자 일행을 찾아옵니다.

 

 

 

#. 범의 방문

범은 문밖에서 탐사자 동기에 있는 죽은 가족의 목소리로 1과 3을 부릅니다. 자신이 왔다며 문을 열어달라고 하거나, 탐사자 1이 가진 자신의 반지를 돌려달라는 식입니다. 그 말을 들으면 반지와 닿은 곳이 따끔거립니다. 탐사자 1이 반지로 들여다보거나 탐사자 2가 바깥을 보면, 종이 문지방 너머로 어른거리는 사람 그림자가 보입니다. 이만큼 큰 그림자를 드리우려면 바로 문 앞에 붙어 서 있거나 혹은 아주 거대한 사람이어야 할 겁니다. 이 사람 그림자는 탐사자 1, 2에게만 보입니다.

다른 탐사자들에게 죽은 가족, 친지 등이 있다면 그들 역시도 흉내 내서 부릅니다. 탐사자들 각자의 백스토리를 충분히 활용해주시면 됩니다.

탐사자들이 전부 잠들어 있다면 계속해서 속삭이듯이 문밖에서 부르다가, 갑자기 비명처럼 큰 소리로 모두를 깨웁니다. 살려달라, 구해달라, 범이 자신을 잡아먹고 있다는 식입니다. 범의 방문을 처음 겪은 탐사자들은 이성 판정을 합니다. (0/1d4)

 

탐사자가 범의 목소리에 한동안 노출되면 범의 110 수치와 <정신력> 대항 판정을 합니다.

정신력 대항 판정에 실패하면 판단력이 흐려져 범에게 홀린 것이며 그것이 정말로 죽은 가족의 목소리라고 믿게 된 것입니다. 밖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름이 불리지 않은 탐사자일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자신을 부른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탐사자가 범에게 홀려서 문 밖으로 나가려 하는데 그것을 주변에서 말리지 않거나/말리지 못하는 상황일 경우, 탐사자가 문지방에 손을 대면 문이 불에 타는 것처럼 뜨겁게 느껴집니다. 계속 문을 잡고 나가려 하면 1d3의 데미지로 실제로 손에 화상을 입습니다. 이 상처는 다음 날에도 남아있습니다.

*이것은 신씨 할머니의 도움으로, 문 바깥에 부적을 붙인 탓입니다. 신씨 할머니는 불의 신 지귀를 모시는 무당입니다.

 

누구 한 사람이라도 문에 손을 대면 다시 전원 <정신력> 어려움 판정을 합니다. 실패 시에는 갑작스럽게 몰려오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 빠집니다.

성공한 탐사자가 잠들지 않고 밖을 보고 있으면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빠르게 지붕에서 내려와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밖으로 나와도 안전합니다. 물론 장씨 할아버지를 부르거나 해도 밤에는 대답하지 않습니다(사람 목소리라고 믿지 않으므로).

다음 날 문밖을 확인하면 바깥쪽 문고리에 불타버린 종이 쪼가리 같은 것이 붙어 있습니다. <관찰력>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은 부적의 파편입니다. 장씨 할아버지에게 종이에 대해 물어보면, 신씨 할머니가 어젯밤에 와서 뭔가 붙이고 갔다고 알려줍니다.

 

※탐사자들이 장씨 할아버지의 집에서 자는 것을 거절하고 차 등에서 자기로 해도 여전히 범은 찾아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차 밖은 기이할 정도로 새카만 어둠이며, 죽은 친지가 부르는 목소리만 들려옵니다. 나머지 사항은 위와 같으며, 신씨 할머니의 부적은 탐사자들의 눈에는 잘 띄지 않는 차의 뒷 범퍼 등에 붙여 놓은 것으로 합니다.

추가로 차 등 불편한 잠자리에서 잠들 경우 가위에 눌리며 기이한 꿈을 꿉니다. 미칠 것 같은 슬픔을 느끼며 자기 자식의 시체를 먹는 부모가 되는 꿈, 죽은 친지에 의해 손톱부터 오독오독 뜯어먹힌다거나 난도질당하는 꿈 등을 생각했습니다만 자유롭게 설정해주세요. 깨어나면 이성 판정을 하며 실패시 1d2의 이성 소모가 있습니다.

 

※혹시라도 마을 사람의 경고를 무시하고 밤에 밖에 나가서 돌아다닌 탐사자가 있다면, 다음과 같이 처리합니다.

탐사자는 밤이 지나기 전에 바로 옆에서 귓가에 속삭이는 죽은 친지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잃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피투성이가 된 채 마을 구석의 버려진 우물 속에서 깨어납니다. <> 판정을 하고 성공시 체력 1d6, 실패시 1d10를 잃습니다. 이성은 성공이든 실패든 동일하게 1d10을 잃습니다. 주사위의 정도에 따라 팔이나 다리 한쪽이든 몸 일부가 뜯어먹힌 것으로 묘사해주세요.

간밤의 기억은 없으나 발견된 후에도 끔찍한 꿈에서 쉽게 깨어나지 못하며, 중상이나 사망의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중상으로 기절시, 이후 <건강> 판정에 성공해서 깨어나기 전에는 매 턴마다 악몽을 꾸며 이성 판정을 합니다. 실패시 1d2를 잃습니다. 나쁜 꿈으로 잃을 수 있는 이성의 최대치는 6입니다. 저주를 풀기 전에는 배산리에서 나갈 수 없으니 의사를 만나긴 어렵습니다. 병원에 가기 위해 차를 타고 출발해도 배산리로 되돌아와 있을 뿐입니다.

탐사자가 생존했다면 우물 속을 살필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우물

혹시 마을에서 우물을 살펴보려는 탐사자가 있다면, 우물은 버려진 지 오래된 것 같으며 안에서는 물때 낀 냄새가 난다고 묘사해주세요. 우물을 막았던 판자는 이미 반쯤 부서진 상태입니다. 그 아래는 매우 깊고 어둡습니다. 3~4미터 정도 되는 깊이이며, 아무런 대비 없이 떨어질 경우 1d6의 데미지를 입습니다.

내려가보면, 우물 바닥은 질퍽한 진흙에 덮여 있으며 그 위로 (범이 그간 잡아먹었던) 사람들의 인골이며 짐승의 뼈가 쌓여있습니다. 혹시라도 탐사자 2가 여기 빠지거나 아래를 내려다보면, 많은 사람이 우물 속을 꽉 채워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탐사자 2의 눈에만 보입니다.

우물은 굉장히 어둡고 빛이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맨눈으로 그 안을 살펴보려 하면 <관찰력> 판정에 페널티 주사위를 받습니다. 탐사자가 휴대폰 라이트 등을 쓰면 페널티는 없습니다.

판정에 성공하면, 우물 안쪽에 벽에 피로 쓰인 글씨를 볼 수 있습니다.

 

 

[그 여자는 죽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거죽을 뒤집어쓰고 살아있다.

누군가에게 알려야 하는데. 내가 여기서 죽어선 안 되는데.]

 

 

그 옆에는 기이한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남자 인어를 그린 그림 같고, 그 밑에는 한자가 쓰여 있습니다. 저인국(氐人國).

*이 그림과 한자는 본 시나리오와는 연관이 없습니다. 다음 이야기를 위한 떡밥입니다. 혹시라도 신씨 무당집에 있는 산해경에서 저인국을 찾아보면 "저인국이 건목(建木) 서쪽에 있는데 그들은 사람의 얼굴에 물고기의 몸이고 발이 없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실제 산해경의 인용입니다.

 

혹시라도 그 그림 바로 아래 백골 속을 뒤져보는 탐사자가 있다면 포대기에 싸인 촛불 토막 하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심지가 빠져 있습니다만 적당히 고치면 불이 붙을지도요.

 

*이것은, 한번 불을 붙이면 결코 촛농이 녹는 일도 불이 꺼지는 일도 없는 촛불입니다. 인어의 기름을 이용해 만든 귀한 것입니다만 탐사자들이 알 방법은 없습니다. 본 시나리오 내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범에게 물려가 우물에서 깨어난 탐사자는 다른 사람들이 그가 돌아오지 않은 것을 깨달으면, 그 도움을 받아 우물에서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우물의 진흙 속 깊은 곳에는 손의 실패작이 하나 묻혀 있습니다. 이것은 후에 탐사자들이 범의 저주를 푸는 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둘째 날

탐사자들이 장씨 할아버지의 집에서 일어나면 푸근한 조찬이 차려져 있습니다. 산처럼 쌓인 고봉밥에 팔팔 끓는 된장찌개, 나물 반찬에 깻잎 절임, 풋고추에 쌈장 등. 장씨 할아버지가 마루에서 다 같이 밥을 먹자고 부릅니다.

나가보면 할아버지의 외손자인 과 그 친구 이 돌아와 있습니다. 마당에는 어젯밤에는 못 봤던 트럭이 한 대 주차되어 있습니다. 청색 용달 트럭입니다.

 

바깥이나 다른 곳에서 잔 경우에도 장씨 할아버지는 차 문 등을 똑똑 두드리며, 어제부터 아무것도 못 먹지 않았냐며 친절하게 탐사자 일행을 초대합니다. 거절하면 나중에 욱과 찬을 시켜서 주먹밥이며 짠지가 담긴 도시락을 전해주게 함으로써 두 사람과 만나게 하세요. 그는 한국인답게 밥에 집착합니다.

욱은 탐사자들에게 친절하게 대합니다. 그는 이공계 대학생으로 잠시 휴학하고 할아버지를 돌보러 촌에 내려와 있습니다. 나긋한 외모에 돈익대 과잠을 입고 있는 20대 초반 정도의 남성입니다. 밭일이 익숙하지 않은지 손에는 밴드를 덕지덕지 붙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희미한 담배 냄새가 납니다. 욱은 마을의 유일한 흡연자입니다. 이 마을에는 파는 사람도 없고 곤혹스럽다며, 혹시 탐사자들에게 담배가 있다면 팔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능청스럽게 묻습니다.

반면 찬은 외부인인 탐사자들을 경계하며 퉁명스럽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이 동네에만 살았습니다. 거칠거칠한 피부에 까까머리인 20대 초반 정도의 시골 남성입니다. 흰 러닝셔츠에 깔깔이 차림입니다.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잘 대답이 없습니다. 묵묵히 밥을 왕창 먹습니다.

*욱의 손에서 밴드를 떼어보면 개에게 물린 흉터가 있습니다. 납치했던 삼식에게 물린 것.

 

 

조찬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탐사자들이 조찬에 모인 사람들을 포함하여 마을 사람들에게 어젯밤의 일을 이야기하면, 이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입니다. 장씨 할아버지는 간밤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습니다. 범과 관련하여 도움을 얻을 방법을 물어보면 신씨 할머니를 찾아가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소녀의 시체에 대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하면, 욱은 내심 당황합니다. 그 소녀가 여러분에게 뭔가 원한이 있는 게 아닐까요? 하는 식으로 진실을 숨기려고 듭니다.

-젊은이들은 통신을 살펴보았으나, 기기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고 합니다. 원인이 그것 때문이 아닌 것 같습니다.

-혹시 탐사자들이 두 사람에게 밖에 나가 112 등을 불러 달라는 식의 부탁을 하면 흔쾌히 알았다고 대답합니다. 물론 탐사자들을 만난 후에는 저주에 노출되기 때문에, npc들끼리만 차를 출발해도 안개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탐사자들이 함께 그들의 트럭을 타고 외부로 나가려고 시도해도 역시나 안개를 헤맨 끝에 배산리로 돌아옵니다. 다들 비정상적인 멀미를 느낍니다. 갇혔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을 경우 0/1d3의 이성 판정.

 

*욱은 범이 탐사자들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를 무척 흥미롭게 여깁니다. 더불어 탐사자들을 범의 미끼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탐사자들이 욱에게 말해주지 않더래도 조사를 통해 스스로 이 사실을 알아냅니다.

 

별다른 동행 요청이 없다면 두 사람은 조찬을 먹고 밭일을 도우러 갑니다.



 

#신씨 할머니의 방문

탐사자들이 어디서든 밤을 보내고 욱과 찬을 만난 뒤 충분히 마을을 탐사했다면, 신씨 할머니가 찾아옵니다.

신씨 할머니는 탐사자 일행을 보자마자 다짜고짜 따라오라고 호통을 칩니다. 무시하는 탐사자들에게는, 너희 모두 어젯밤에 목소리를 듣지 않았냐고 물어봅니다. 너희에게는 저주가 걸려 있으니 저주를 풀고 싶다면 자신을 따라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탐사자들이 신씨 할머니를 따라가기로 하면 할머니의 집안으로 안내를 받습니다. 그곳은 불의 신 지귀를 모시는 무당집입니다.

혹은, 탐사자들이 앞서 마을 사람들의 조언을 듣거나 스스로 생각해서 신씨 할머니를 다시 찾아가기로 마음먹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굳이 신씨 할머니 쪽에서 찾아오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할머니는 제집에 앉아서 탐사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할머니는 손톱을 따각따각 깎고 있다가 찾아온 탐사자들에게 이제야 왔느냐고, 어제 밤 목소리를 들었느냐고 물어봅니다.



 

#신씨 할머니의 무당집

좁은 실내는 형광등 하나가 나가서 살짝 어둑합니다. 방 가운데에 점을 보는 자그마한 좌식 탁자와 방석이 놓여있습니다. 벽지의 색감이 어지럽고 한쪽에는 신을 모시는 당이 있습니다. 화려하게 장식된 당에는 울긋불긋한 색으로 신령을 그린 무신도(巫神圖)가 붙어 있습니다. 생활공간과 직업 공간이 분리되지 않은 풍경입니다. 당의 반대쪽에는 책장과 옷장이 있습니다. 동동구루무가 놓인 화장대, 대충 개어진 차렵이불이 있고 맨 위에 왕골 베개가 올라가 있습니다.

 

-다른 방은 부엌과 화장실 뿐입니다.

-무신도를 살펴보면 팔찌 같은 것을 가슴에 얹고 잠든 남자의 모습, 나중에는 거기에서 불길이 올라와 세상을 태우는 모습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불의 신 지귀의 설화 참조. 시나리오 끝에 첨부하겠습니다.

-벽을 보거나 집안 전체에 <관찰력> 판정을 하면, 멈춰버린 시계 옆에 홍의 사진이 걸려있는 것을 확인합니다.

 

신씨 할머니가 없을 때는 책장에 <자료조사> 판정을 하면 산해경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낡은 출판본이며 한국어입니다. 읽으려면 속독으로 3시간이 걸립니다. 3-4세기에 쓰인 신화집으로 중국과 그 변방 지역의 기이한 사물, 종족들에 대한 기록과 삽화가 실려 있습니다. 이성 손실은 없으며, 처음 읽으면 오컬트 기능이 4점 상승합니다. 범에 대한 부분은 찢어져 있습니다.

무당집에 몰래 들어온 탐사자가 판정에서 대실패시, 양철 요강이 발에 채여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든지 바닥에 쏟아진다든지하는 해프닝이 있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혹은 할머니가 집에 있을 때는, 설명에 앞서 할머니가 직접 산해경을 꺼내서 탐사자들에게 보여줍니다. 할머니는 이 책이 기이한 것들에 대한 옛 무당의 기록이라고 설명해주면서, 특정 페이지를 펼칩니다. 여기에 범에 대한 내용이 있다고요.

펼친 부분은 몇 장이 엉성하게 찢어져 소실된 상태입니다. 할머니는 표정이 안 좋습니다.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누군가가 몰래 숨어들어서 찢어간 모양입니다.

*욱입니다.

 

 

할머니의 말:

1. 제일 먼저 신씨 할머니는 탐사자 일행이 저주를 받았다는 사실 알려줍니다. 대사는 예시입니다.

“씌였어. 너희. 전부 뭔가 씌였어. 얼굴이 안 보인다. 시커멓기만 해.”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게야. 그래선 안 되는 일들이. 흰 짐승이 노해서 삼대를 저주하고 산목숨을 죄고."

 

2. (선택사항) 할머니는 탐사자들이 아직 탐사자 4의 집에 다녀오지 않았을 경우, 그렇게 하라고 시킵니다. “너! 늬 집에 다녀와. 머리 쓰다듬어 주시던 터주신들께 마땅한 문안 인사를 드려라.” 탐사자들이 이 말을 따를 경우, #. 빈 집터입니다.

 

3. 탐사자 일행은 신씨 할머니로부터 숲 안쪽의 숨겨진 신당과 그것의 주인이었던 무당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내 스승이신 혜공선녀께서 해주신 이야기야. 오래전, 배산리에는 손이라는 무당이 살았다. 그 스승인 백돌 선생이라는 박수무당은 신통력으로 유명해서, 손은 늘 그늘에 가려 지냈지.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백돌 선생이 종적을 감추더니, 갑작스럽게 손이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거기서부터 무언가 사악한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고 혜공선녀께선 짐작하셨다. 손은 기고만장해서 자제를 모르더니만, 결국에는 신을 뫼시는 사람으로서 해선 안 되는 짓을 하고 말았다. 오랜 세월 동안 고요히 잠자던 범을 깨워 이 산에 풀어놓은 게야. 자기 힘으로 범을 뫼실 수 있을 거라며! 손은 결국 범에게 잡아먹혔다. 죗값을 치른 게지. 손의 딸이 울며불며 마을로 달려오기에 사람들이 뛰어가 보니, 신당 어귀에 손의 머리만 남아있었어. 범이 혀로 싹싹 빗어 왼가르마를 지어놓았다지."

"이 무당은 산 속 깊은 신당에 살았었지. 그 망할 것이 무덤을 밀어버리고 신당을 세웠어.”

”신령님께서 점괘를 내려주셨어. 이 신당에 가야만이, 그것의 저주를 푸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게다."

 

 

-신당 자리에 있었던 무덤에 대해 더 물어보면 그 자리에 이름이나 전승은 잊힌 호식총이 하나 있었다고 알려줍니다. 호식총이란 호랑이에게 화를 당한 시신을 수습한 자리에 세우는 무덤입니다. 사람이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면 창귀가 되는데, 호랑이에게서 벗어나려면 다른 사람을 호랑이에게 인도해야 합니다. 창귀를 가두기 위해 세웠던 것이 호식총입니다. 물론 손이 밀어버려서, 신당에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신씨 할머니에게 [이두두지 (..)] 주문에 대해 물어보면, 이것은 자신이 손녀에게 알려줬던 것인데 잡호랑이 쫓는 주문으로 ‘그것(범)’에게는 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탐사자들이 어디서 이 주문을 알게 되었는지 의아해합니다.

-신씨 할머니에게 손녀의 귀신 혹은 시체가 탐사자 일행을 쫓아다닌다고 말해주면, 할머니는 처음에는 일단 그것이 진정 자신의 손녀가 맞는지, 그저 남의 모습을 훔쳐 사람을 홀리려는 잡것이 아닌지 의심합니다. 만약 이 주문을 손녀가 준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 어쩌면 그게 진짜 홍이여서 느이를 도와주려는 지도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탐사자 일행이 할머니의 말을 듣고 신당으로 가기로 하면, 안내해줄 젊은이를 붙여주겠다고 합니다.

신씨 할머니에게 탐사자들이 동행을 요청하면 "나는 혜공선녀께 범으로부터 이 마을을 지키길 부탁받았다."며 거절합니다. 욱과 찬 둘 다 숲길을 알고 있으니 한 명을 골라 데려가라고 합니다. 마을에서 젊은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둘 모두를 데려갈 수는 없습니다.

탐사자 일행이 젊은이들을 수상하게 또는 귀찮게 여길 경우 동행을 거절하고 사당의 위치가 그려진 지도만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할머니는 둘둘 말린 숲의 지도를 서랍에서 꺼내서 건네줍니다. 신당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찬을 고를 경우 욱은 몰래 탐사자 일행을 쫓아옵니다. 둘 다 고르지 않았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

※만약 탐사자 일행이 신씨 할머니를 따라가지 않았다면: 탐사자들은 신씨 할머니의 집에 잠입해서 직접 산해경과 사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신씨 할머니의 서랍 안에서 숲속 범의 사당의 위치가 그려진 지도를 발견합니다. 그 옆에 원래는 신씨 할머니가 말해주는 사건의 경위가 적혀 있는 혜공선녀의 편지도 흰 봉투에 들어있습니다.

 

젊은이들은 둘 중 누구든 부탁을 받으면 순순히 길 안내를 나섭니다.

 

 

#배산

일행이 산으로 들어가면, 안개가 자욱하고 나무가 빽빽하게 차 있어 주변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사방은 갈맷빛이며 안개는 목을 조르는 듯한 느낌입니다. 축축한 이끼와 풀 냄새가 납니다. 제대로 길이 나있지 않아서 발밑을 조심하며 걸어야 합니다.

 

탐사자들이 지도를 얻기 전에 먼저 산에 찾아간다면 신당을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신당을 찾아가는 와중에 범이 튀어나오지는 않습니다만,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긴장감을 조성해주세요.

일행이 욱과 직접 동행하고 있지 않은 경우, 숲에 <관찰력> 판정을 하면 누군가 여러분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극단적 성공시에는 뒤따라오는 사람 그림자 같은 것을 볼 수도 있겠네요. 그것은 사실 마을에서부터 여러분 일행을 몰래 쫓고 있는 욱입니다. 만약 그를 발견하면, 욱은 걱정되어서 혹은 일하고 싶지 않아서, 이쪽이 더 재밌어 보여서 탐사자 일행을 따라왔다며 변명합니다.

 

안내자 없이 탐사자들끼리만 산에 들어왔다면, 지도를 들고 숲속에서 <항법> 판정을 합니다.

성공시 숲속의 자그마한 신당을 찾습니다.

실패시에는 숲에서 길을 잃습니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추워지며, 숲속에서 시간을 소비합니다. 다리가 아프도록 숲속을 헤매고 있다 보면, 일행은 욱과 마주칩니다.

이 경우 욱은 다음과 같이 변명합니다. 탐사자들이 아예 신씨 할머니를 따라가지 않았던 것이라면, 할머니가 지도를 도둑맞은 것을 깨닫고 탐사자들이 숲으로 갔으리라 짐작하고 찾게 시킨 것입니다. 탐사자들이 동행을 거절해서였다면, 걱정된 할머니가 몰래 쫓아가 보도록 시킨 것입니다. 어떤 이유로든 욱은 길을 잃은 탐사자 일행을 신당으로 안내해줍니다.

 

 

 

#손의 신당

겉에서 보면, 신당은 안개의 근원지인마냥 두껍고 빡빡한 안개로 덮여 있습니다. 안개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처럼 온 숲에 내려앉아 공기를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신당은 다 무너져가는 건물입니다. 청색 기와는 반쯤 헐고 부서졌고 기둥의 녹색 칠은 벗겨지고 변색되었습니다. 온 사방에 어지럽게 금줄이 쳐져 있고 장지문은 거의 떨어져 나갈락 말락 합니다. 전체적으로 거미줄과 먼지에 뒤덮여 허여멀겋습니다.

 

<관찰력>으로 살펴보면 최근에 사람이 드나든 흔적이 있습니다. 입구 쪽에만 먼지가 쓸려나갔고 거미줄이 없습니다.

 

 

신당의 내부로 들어서면, 훅 끼치는 썩은 냄새에 저절로 코를 막게 됩니다. 백호를 그린 괴이한 민속화들이 온 벽에 빼곡히 붙어 있습니다. 신당의 내부는 풍성한 지화(종이꽃)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 다른 물건들은 폭풍이라도 지나간 듯 바닥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대부분 부서지고 깨져 쓸 수 없는 무구(巫具)들 같습니다. 방의 한 가운데에 무언가가 밧줄에 묶여 내려와 있습니다. 방의 한쪽 구석에는 병풍이 있습니다. 병풍 쪽에는 점점이 피가 말라붙어 있습니다.

 

 

-병풍은 여섯 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산과 소나무, 풀과 꽃이 그려져 있습니다. 가장 구석 마지막 칸에만 개구리와 사슴 그림이 있는데, 모두 병풍의 끝쪽을 향해 달리는 형상입니다. 다른 다섯 칸은 묘하게 그림이 듬성듬성 휑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 가운데에는 원래 무언가 다른 그림이 있었거나 혹은 그려질 예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원래는 이 다섯 칸의 가운데에 달리는 범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작은 짐승들은 범에 쫓기는 모습입니다. 범을 소환할 때 사용한 물건이며, 범은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병풍 근처 바닥에도 끈적하게 피가 눌러있습니다. 거기 널부러진 동물의 사체가 썩은내의 근원인 듯합니다. 큰 개 정도의 크기이고, 자세히 보면 붉은 개목걸이를 했습니다. 사체를 치워보면 그 밑에 분홍색 삼선 슬리퍼 하나가 놓여있습니다.

*삼식의 사체.

-병풍 뒤를 살펴보면 그 밑에 지하로 이어지는 나무문이 있습니다. 문을 열면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이 보입니다. 그 밑은 어두컴컴하고 불빛이 없습니다. 지하실로 내려가면 #. 신당의 지하실을 진행합니다.

-신당 안이나 어지러운 물건들을 <관찰력>으로 살펴보면 한쪽 구석에 타버린 담배꽁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욱 = 마을에서 유일하게 담배를 피우는 사람.

-방 가운데에서 묶여 내려온 것을 살펴보면, 오래된 방울 장난감이 튼튼한 밧줄 끝에 달려있습니다. 줄에는 간간이 흰 털이 섞여 있습니다. 흔들어보면 방울 장난감은 고장이라도 났는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후에 탐사자 일행의 저주를 풀 때 쓰이는 도구. 원래는 손이 범을 다루기 위해 찾은 주술 도구입니다. 방법을 모르면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찬과 함께 왔다면, 찬은 무섭다는 이유로 밖에서 망을 보다가 후에 도착한 욱에 의해 마을로 돌아가거나, 혹은 살해당합니다. 만약 탐사자들이 강경하게 찬이 함께 들어가길 원하면 굳이 억지로 밖에 세워 두진 마세요. 이런 경우엔 나중에 숨차게 뛰어온 욱이 신씨 할머니가 널 급하게 찾으신다고 하면 속아서 마을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욱은 찬 대신 남아서, 자기가 도와줄 게 있다면 얼마든지 말하라고 합니다.

욱과 함께 온 경우, 욱은 담담하게 탐사자들이 신당을 뒤지는 것을 돕는 척 연기합니다. 담배꽁초 등에 대해 혹시 추궁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매우 천연덕스럽게 행동합니다. 당신들 같은 외지인이 남긴 것 아니냐는 식입니다.

욱은 섣불리 탐사자들을 공격하려고 들지 않습니다. 탐사자들을 지하로 꾀어 가둬두려는 속셈이기 때문입니다. 욱=손은 범의 저주와 얽힌 탐사자 일행을 이용하여 범을 다시 길들여보려 합니다.



 

#신당의 지하실

지하실은 어둡기 때문에, 불빛이 필요합니다.

 

끼익 거리는 계단을 밟고 내려가면, 지하실은 향을 피운 것처럼 뿌옇습니다. 습기 때문인지 희미한 곰팡내가 납니다. 누군가 방으로 사용한 듯 책상과 책장이 있고, 벽마다 먹으로 휘갈긴 여러 기이한 짐승들의 그림들이 붙어 있습니다. 1층 사당의 그림들이 전부 비슷한 민화 속 범의 모습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구석에는 장독들이 (탐사자들의 수만큼) 놓여있습니다. 장독에는 금줄이 쳐져 있고 버선 모양으로 오린 백지가 붙어 있습니다. 그 옆에는 큼지막한 돌들이 쌓여 있습니다.

 

-벽의 그림을 살펴보면, 그려진 짐승들은 생김새는 불경하며 보고 있으면 불쾌감을 줍니다. 만약 세상이 올바르게 돌아가도록 하는 규칙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거기에 전부 어긋난 존재들입니다. 이 그림들을 보면 이성 판정을 합니다. (0/1)

*손의 상상 속의 짐승 그림들입니다. 범을 소환하기 전의 습작입니다. 손은 광기에 사로잡혀서 환상을 보며 이 그림들을 그렸고, 본인도 자신의 작품에 매료되었습니다.  

*욱은 탐사자들을 이 장독에 가둘 생각입니다.

-책상을 위를 살펴보면 이것저것 흩어져 어지럽습니다. 맨 위에는 책을 찢은 듯한 종이가 여러 장 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인국(大人國)의 북쪽에 사비시(奢比尸)가 사는데, 그곳의 북쪽에 군자국(君子國)이 있다. 군자국 사람들은 의관을 갖추고 칼을 차고 짐승을 잡아먹는다. 두 마리의 큰 호랑이를 옆에 놓고 부린다. 그 나라 사람들은 사양하기를 좋아하고 다투지 않는다.]

 

[(...) 짐승이 하나 사는데 이름을 마복(馬腹)이라고 한다. 그 생김새가 사람의 얼굴과 호랑이의 몸을 하였으며 그 소리는 어린아이 같고 사람을 잡아먹는다.]

*욱이 산해경에서 찢어간 페이지의 일부. 실제 산해경의 인용입니다.

 

-책장을 <자료조사>로 뒤지면 고문서 하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척 보기에도 낡은 서책입니다. 고대 국어로 되어 있으므로 읽으려면 모국어가 80 이상이거나 판정에 성공해야 합니다.

이것은 7권으로 이루어진 <현군칠장비경(룰북 232p.)>의 제1편을 16세기 중종 때의 파계승 궁골이 번역한 언해본입니다. 손상이 심한 서책 형태의 필사본이며 한 권짜리입니다. 황제(黃帝)의 일생, 그의 업적과 기이한 발명들, 그가 일으킨 기적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내용의 상당수를 누군가 오려낸 것 같습니다. 손상본이기 때문에 속독으로 4시간 정도가 걸리고 1d3의 이성 손실과 더불어 크툴루 신화 1점을 얻습니다. 본격적인 연구에는 3주가 소요되며 1d5의 이성 손실과 더불어 크툴루 신화 3점을 얻습니다. 연구 시 서책에 남아 있는 타인의 거죽(정신 교환) 주문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손이 백돌 선생을 죽이고 얻은 책입니다. 이 서책을 연구하여 범을 만들었습니다. 범을 만드는 것과 관련된 내용은 손이 다른 곳에 보관하고 있으며 본 시나리오 내에서 찾을 수는 없습니다. 손이 탐사자들과 전투에서 이기면 이 책을 다시 빼앗아갑니다.

 

-장독: 탐사자의 수에 따라 조정되겠습니다만 독에 든 물건은 대강 이런 식입니다. 장독을 열어보면 첫 번째는 비어 있습니다. 두 번째 독에는 오래된 일지가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세 번째에는 머리가 없는 백골이 들어 있습니다. 네 번째 독의 바닥에는 길고 흰 털 같은 것이 잔뜩 떨어져 있습니다. (범의 털)

마지막 독을 열면 홍의 시체가 들어있습니다. 요전번과는 달리, 시체는 눈을 뜹니다. 흐리멍덩한 회색의 죽은 눈. 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소녀의 시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성 판정(0/1d8) 후 전투 페이즈입니다.

 

 

 

#오래된 일지

장독에서 얻을 수 있는 손의 일기입니다. 세로쓰기로 되어있습니다.

 

一月十三日

백돌 선생을 죽이고 후한의 사상가가 썼다는 경전을 손에 넣었다. 스승의 피를 손에 묻힐 만큼 가치 있는 책이어야 할 터.

四月二十○日

경전은 신묘하다. 전승으로 내려오던 오래된 귀신을 불러냈다. 털빛이 우아하고 신통한 범. 이제 나도 백돌 선생을 능가하는 무녀가 될 것이야.

○月十五日

드디어 경전을 완전히 익혔다. 혼을 남의 육신에 옮겨서 살아가는 도술을 터득했다. 이것이 극상의 경지가 아니라면 무언가? 딸년은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다. 가엾고 어리석은 것. 큰일에는 작은 희생이 따르는 법. 나는 곧 영생을 얻는다.

二月二十七日

요사스러운 동물이 백돌 선생의 목소리로 내 귀에다 저주의 말을 쏟아낸다. 오늘 놈에게 홀려 쩍 벌어진 아가리에 내 머리를 집어넣었다. 놈은 그것을 씹지도 않고 내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 한참 동안 비웃는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二月二十八日

저 짐승을 불러낸 것은 잘못이었다. 저것을 없애려면 --- (이 뒤는 번져서 보이지 않습니다)

 



 

#홍의 시체와 전투

소녀의 시체는 처음 기어나오면, 독의 뚜껑을 열었던 탐사자의 발을 붙잡습니다. 그 후에는 자신을 죽인 욱에게 기어갑니다. 만약 시체를 공격하거나 욱을 지키려고 들면 탐사자 일행과도 싸웁니다.

홍의 시체는 이미 반쯤 두개골이 열려있고 다리를 절뚝거립니다. 전투시 스테이터스는 맨 아래 npc 항목을 참조해주세요. 욱은 홍의 시체와 싸울 때는 탐사자들을 속이는 중이므로 주문을 쓰지 않습니다.

 

욱은 홍의 끔찍한 모습을 이용해 거짓말을 합니다. 신씨 할머니가 바로 범이 둔갑한 자이고, 여러분이 그 날 홍을 차로 치어 죽였는데 사실 홍이 범의 새끼라는 것입니다. 자신을 차로 친 탐사자 일행에게 복수하려 드는 것이라고요. 물론 <심리학>으로 살펴보면 거짓말이지요.

홍의 시체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입을 열어도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탐사자 일행이 홍을 도와 욱을 죽이거나 살인자로 확정하고 공격해 쫓아내면, 홍은 원한에서 벗어나 입을 열 수 있습니다. #. 저주에서 벗어나는 방법 참조.

 

만일 탐사자들이 여기서 욱의 편에 서서 홍의 시체를 끝장내면, 욱은 마지막 순간에 탐사자 일행을 배신하고 주문을 겁니다. 욱은 공격을 받아 열세에 처하면 끝까지 싸우려고 들지 않고 전투에서 도망치기를 시도합니다.

욱이 전투에서 승리하면 탐사자 일행을 각각 장독대에 가둬놓고 돌을 눌러놓습니다. 근력 어려운 성공시 여기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탈출에 성공한 다른 탐사자의 도움을 받으면 보너스 주사위를 얻습니다. 탐사자들을 모두 가둬두었다면 욱은 아마 신당 1층에서 방울의 사용법을 연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운이 좋다면 큰 소리를 내지 않고 몰래 다 같이 빠져나와 2차전을 시도할 수 있겠지요.

 

욱의 편을 들어 홍의 시체를 죽였을지라도, 이후 돌변한 욱을 죽이거나 공격해 어떤 식으로든 복수를 해주었다면 전투가 일단락된 다음 마찬가지로 홍의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저주에서 벗어나는 방법 참조.

 

혹시 탐사자들의 차가 고장 난 상태라면, 죽은 욱의 품속에서 트럭의 키를 발견하게 해줘도 좋습니다. 욱이 죽지 않았다면 도망치면서 흘립니다. 혹은 찬이 살아있다면 마을로 돌아가 찬에게 얻을 수도 있습니다.

탐사자들이 욱을 죽이고 그 품속을 뒤져보면 사진이 여러 장 나옵니다. 낡은 흑백 사진부터 최근의 것까지 다양합니다. 어린 탐사자 4, 홍, 어린 욱 본인 등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전부 소년 소녀의 사진입니다. <예술/공예 (사진)>으로 살펴보면 시간과 장소는 다양하지만 전부 같은 사람이 찍은 것 같습니다. 사진의 뒤를 보면 후보 1. 후보 2. 이런 식으로 쓰여 있습니다. 장독에서 나온 일지의 글씨체와 같습니다.

*손이 자신의 신체가 될 후보들의 사진을 전부 모아둔 것.

 

 

 

#저주에서 벗어나는 방법

전달 방식: 홍의 시체가 죽어서 검은 재로 변했을 경우, 재로 바닥에 글씨를 쓰거나, 탐사자 2의 눈에 홍의 영혼이 보여서 말을 전달해주는 식도 괜찮습니다. 혹은 탐사자 한 사람(이를테면 가장 정신력이 낮은 사람)을 골라 잠시 그 탐사자에게 홍이 빙의하는 식이라든지요. 탐사자 2가 없다면 이런 전개도 재미있습니다: 반지를 가진 탐사자 1의 등 뒤를 누군가 툭툭 치는 느낌이 드는데, 돌아보면 아무도 없습니다. 반지를 들어 살펴보면, 반지 구멍 바로 앞에 있는 눈동자와 마주칩니다. 탐사자가 놀라면 홍은 한 발짝 물러나서, 꾸벅 인사를 합니다.

 

다음은 홍의 대사 예시입니다. 홍은 탐사자들에게 무서운 경험을 하게 만든 것을 사과하며 저주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혹시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 자신을 죽인 게 탐사자 일행이 아니라는 것도 알려줍니다. 자신은 욱에게 죽어 숲에 버려졌으며, 탐사자들이 차로 친 것은 괴물 범의 새끼라는 사실을 전부 말해줍니다.

 

"자꾸 쫓아다니고 괴롭히게 되어서 죄송해요. 당신들에게 말을 하고 싶었는데 원한에 휩싸여 눈이 흐리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범을 죽이는 방법은 모릅니다. 하지만 약하게 만드는 법은 알고 있어요. 밤이 되면 가장 발이 빠른 한 사람이 마을로 달려가요. 그 사람이 밖으로 나간 즉시 남은 사람들은 신당에서 범을 붙잡아 두세요. 문을 닫고 신당의 촛불을 전부 켜고, 방울을 흔드는 거예요. 저 방울은 그 무당이 범을 지배하려고 구한 물건이에요. 절대 그럴만한 힘은 없지만, 범을 잠시 유혹할 수는 있어요. 결코 방울 소리가 끊겨서는 안 됩니다. 촛불이 다 꺼지기 전에, 마을 가장 깊고 낮은 곳의 진흙 속에 묻혀 있는 것을 파내세요. 숲을 달릴 때는 절대로 돌아봐서는 안 돼요. 파낸 것을 부수면, 범의 힘이 잠시 약해질 거에요. 저주가 약해진 틈을 타 빨리 산을 떠나세요. 시간이 허락한다면 부디 할머니께 안녕이라고 전해주세요."

 

 

-홍은 방울 장난감의 사용법도 알려줍니다. 그것은 바로, 장난감이기 때문에 사용 전에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겁니다. 자기가 유혹하고자 하는 존재가 등장하는 내용의 노래여야 합니다. 동요도 가요도 괜찮습니다. 여기서는 [호랑이]가 나오는 노래가 되겠네요. 탐사자의 메타적 지식으로 바로 나오는 노래가 있다면 불러주세요! 그러면 바로 통과입니다. 없다면 지식 판정으로 캐릭터가 알고 있는 노래가 있는지 확인해봅니다. 그리고 수호자가 골라둔 동요의 가사를 알려줍니다. 방울을 사용하려면 탐사자는 이것을 꼭 육성으로 읽어주십시오!  

 

*'마을의 가장 깊고 낮은 곳'은 바로 우물 속입니다. 배산리 마을에서 가장 고도가 낮은 곳이니까요.

 

만일 탐사자들이 홍을 가혹하게 대했다면 그녀가 이런 도움을 주는 것이 진행상 부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난이도를 낮추려면 책상의 서랍이나, 홍이 나왔던 5번째 장독대, 욱이 죽었다면 죽은 욱의 품 등에서 위와 비슷한 내용의 쪽지를 발견하게 하는 전개도 가능하겠습니다.

 

 

 

 

 

둘째 날 밤

#. 저주에서 벗어나기

신당의 촛불에 불을 붙이고 주문을 외운 다음 방울을 흔들면 청명한 소리가 울립니다. 바깥에서 거대한 짐승의 그림자가 비치고 곧 죽은 사람의 목소리가 탐사자들의 이름을 부릅니다. 촛불은 시간제한입니다. TRPG 기준 30분, ORPG 기준 1시간 정도이나 상황에 따라 유연히 조절해주시면 됩니다. 만약 탐사자들에게 우물에서 주운 꺼지지 않는 촛불이 있고 그것을 사용하기로 한다면 시간 제한은 없습니다.

 

신당에서는 이전의 범의 방문 때와 같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다만 정도가 그 더 심합니다. 문은 당장이라도 열릴 듯이 마구 흔들리며, 탐사자 2의 눈에는 신당의 모든 문과 창문에 사람 그림자가 빼곡하게 붙어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범의 목소리는 탐사자 3의 범죄 사실을 대놓고 폭로하며 살인자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탐사자 1에게 복수를 종용합니다. 탐사자 1이 가진 반지는 불에 타듯이 뜨거워져서 들고있을 수도 없습니다.

 

범의 목소리를 들은 탐사자는 범의 115 수치와 <정신력> 대항 판정입니다. 판정에 실패하면 탐사자는 홀린 것이며 1d3턴 동안 바깥으로 나가려 듭니다. 주변에서 붙잡지 않아서 밖으로 나가면 그대로 탐사자 로스트입니다. 남은 사람들은 계속 저주를 풀려고 시도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초들이 타들어 갈수록 압박은 심해집니다. 오한이 들고 손발이 식고 저절로 몸이 덜덜 떨리며 장지문에는 피 묻은 손자국들이 다닥다닥 찍힙니다. 열어달라는 목소리와 달콤한 회유는 곧 끔찍한 비명 등으로 변합니다. 비명을 듣다 보면 귀에서 피가 흐릅니다. 1의 데미지를 입습니다.

 

만약 탐사자들이 몸을 묶거나 귀를 막는 등의 대비책을 생각해냈을 경우, 일은 조금 수월해집니다. 귀를 막는 것은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나 정신력 대항 판정의 시점을 한두 턴 늦출 수 있습니다. 본인들의 몸을 묶어둔 경우, 바깥으로 바로 나가는 대신 밧줄과 근력 판정 등을 해야겠지요. 그러는 동안 3턴이 지날 수도 있습니다.

가장 극단적인 방법입니다만, 어떤 식으로든 완전히 자신의 청력을 포기하면 범에게 홀리지 않습니다. 만약 저주 풀기에 실패할 경우 이것이 유일하게 범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마을까지 달려야 하는 역할의 사람은 귓가에서 마구잡이로 죽은 친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목소리는 뒤를 돌아볼 것을 종용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탐사자들에게 강한 심리적 동요를 부여하세요.

탐사자가 크게 동요하거나 숲의 중간에 다다르면(혹은 수호자가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타이밍에) <도약> 판정을 해서, 실패하면 발이 걸려 넘어진 것으로 치고 신당으로 장면을 넘겨 진행합니다. 넘어진 것은 시간이 지체된 것이지 돌아본 것이 아니므로 그 외의 불이익은 없습니다.

만약 탐사자가 뒤를 돌아보면 바로 쩍 벌어진 범의 아가리가 눈에 박힙니다. 범의 115 수치와 <정신력> 대항 판정이며 실패 시 즉시 홀리고 발걸음을 멈춰 로스트입니다. 성공하더라도 범을 직접 보았으므로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0/1d8)

 

마을에 도착한 탐사자가 우물로 향할까요? 우물에 도착한다면, 밧줄을 타고 내려가나요? 탐사자에게 밧줄이 있을까요? 없다면 시간이 더 걸리는 것입니다. 신당 장면을 더 진행하세요. 데미지를 감수하고 뛰어 내려가나요? 그렇다면 데미지는 1d6이며 중상을 입고 기절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것은 탐사자의 선택입니다. 탐사자가 안전하고 빠르게 우물로 내려갈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된 것입니다.

 

백골이 가득한 우물에 처음 진입했다면 이성 판정(0/1)이 있습니다. 진흙 바닥을 한참 파보면 난생처음 보는 기이한 것이 묻혀 있습니다. 겉은 일단 거대한 두개골입니다. 양손으로 들어올려야 하는 크기의 두개골은 흡사 짐승의 그것처럼 생겼습니다. 날카로운 이빨이 빡빡하고 눈구멍이 세 개입니다. 눈구멍 안쪽으로 뇌가 있을 자리에 시커먼 심장 같은 것이 펄떡거리며 뛰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것을 보고 있자 탐사자의 존재를 인식한 듯 자그마한 돌기 흡반들이 우글우글 돋아납니다. 이것은... 생물입니다. 이성 판정. (0/1d3)

 

*소환(이라고 손은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창조)의 실패작입니다. 같은 책과 같은 마력으로 만들어진 존재이므로 범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파괴하면 범의 힘이 잠시 약해집니다. 실패작의 내구도는 10입니다. 근접전 판정은 하지 않고 데미지만 굴립니다만 한 턴으로 부수는 건 어렵겠지요. 그 사이에 신당은 더욱더 위험해집니다.

탐사자는 홍이 남기고 간 쪽지에 남아있던 주문을 기억해낼 수도 있습니다. 이 주문을 외우면서 주먹이든 무기로든 한 번 내리치면, 실패작 안쪽의 심장이 시커먼 피를 온 사방에 튀기며 터져버립니다.

 

실패작을 파괴했거나, 혹은 촛불이 다 타서 사방이 어두워지면 범의 그림자도 사라집니다. 밖으로 나가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만 숲의 바닥에 길고 흰 털들이 떨어져 있을 뿐입니다.

 

 

 

#. 마무리

실패작을 파괴했을 경우, 탐사자 일행은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사당 밖으로 나가보면 안개는 말끔하게 걷혀있습니다. 신씨 할머니에게 사건의 전말을 알려줄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신씨 할머니에게 홍을 죽인 범인에 대해 알려주면, 할머니는 고맙다며 서랍에서 패물을 주섬주섬 꺼내 쥐어줍니다.

하지만 범이 잠시 약해진 것뿐 범을 잡은 것이 아닙니다. 탐사자 일행에게는 그리 오래 머물러 있을 시간이 없을 겁니다. 우물에 내려간 탐사자는 다시 기어오르는 것도 고생입니다. 어쩌면 다른 탐사자들이 밧줄을 운 좋게 구할 수 있을지도요. 만일 처음의 사고로 탐사자 일행의 차가 고장 났다면 트럭을 훔치거나 빌릴 수 있습니다. 트럭은 장씨 할아버지의 집 앞에 세워져 있습니다.  

 

 

탐사자 일행이 마을을 떠나기 위해 차를 출발하면 <듣기> 판정을 합니다. 성공하면 차 뒤쪽에서 신씨 할머니의 목소리가 탐사자들을 부르는 것을 듣습니다.

 

혹시라도 뒤를 돌아보거나 백미러를 살피는 탐사자가 있다면, 할머니 대신 엄청난 속도로 숲을 달려 탐사자 일행의 차를 뒤쫓는 새하얀 무언가를 볼 수 있습니다. 네발로 기듯이 기괴한 동작으로 달리고 있는데 속도는 빠릅니다. 부자연스러운 구강을 오물거리면서 탐사자 일행의 이름을 뱉는 모습이 기괴합니다. 백미러에는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이라고 써있습니다.

빠르게 차를 몰고 산을 벗어나면, 짐승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차가 포장도로에 접어들자 거짓말처럼 내비게이션이 켜지는 소리가 납니다. 허공을 떠돌던 연락들이 한꺼번에 폰에 도착하면서 카톡 카톡 소리만 차 안에 가득합니다.

탐사자 일행은 무사히 범의 아가리에서 생환했습니다.

 

*이미 엔딩이니 이성 판정은 자유입니다.

*신씨 할머니는 탐사자들이 떠난 직후, 손녀의 목소리를 흉내낸 범에게 잡아먹힙니다.

 

 

범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경우, 신당 밖으로 나가면 숲을 빼곡하게 채운 안개는 그대로입니다. 탐사자 일행은 할머니에게 사건의 진상에 대해 말해줄 수도 있고, 그저 떠나려 할 수도 있습니다. 탐사자 일행이 차를 출발하면, 어라? 예상과는 달리 배산리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쫓아오는 것도 없습니다. 탐사자들을 태운 차는 무사히 마을 밖으로 벗어납니다.

 

...

똑, 똑. 누군가 창문을 두드립니다. 마치 두개골을 직접 두드리는 듯 아릿한 두통이 번집니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려 할 때마다 계속 계속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죽은 가족의 소리. 탐사자 1의 소리. 탐사자 2의 목소리...

당신은 외면하고 싶지만, 알 수 있습니다.

이제 곧 당신의 차례라는 것을.

 

이 시점에서 탐사자가 범에게서 벗어나려면 청력을 완전히 포기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보상

범의 손에서 생환한 경우 이성치 회복 1d6

어떤 방식으로든 홍의 억울함을 풀어준 경우 이성치 회복 1d6

 

-홍의 죽음에 대해 말할 경우 신씨 할머니가 주는 약간의 금전적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신화서 현군칠장비경의 일부.

-호랑이를 쫓는 주문.

-플레이에 따라 영원히 꺼지지 않는 촛불. 귀신을 유혹하는 방울 장난감 등.

 

 

 

 

NPC

NPC들의 기능은 플레이에서 사용 할 법한 것들 몇 가지만 표시해 두었습니다.

 

배산리의 무당, 신씨 할머니(신꽃분)

근력 30 건강 35 크기 35 민첩성 25 지능 75 외모 25 정신력 70 교육 40 이성 65

기능: 듣기 40%, 설득 50%, 위협 40%, 심리학 55%, 역사 80%, 언어(한문) 60% 점술 50% 크툴루 신화 3%

 

-신씨 할머니에게 한문 풀이를 부탁할 수 있습니다.

-할머니는 부적을 다시 써주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못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만한 효험이 있으려면 적절한 날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인심 좋은 노인, 장씨 할아버지(장귀남)

근력 25 건강 35 크기 40 민첩성 35 지능 40 외모 35 정신력 60 교육 50 이성 50

기능: 설득 25%, 듣기 85%, 자료 조사 30% 요리 50%

 

동네 청년, 성찬

근력 55 건강 65 크기 50 민첩성 45 지능 45 외모 40 정신력 40 교육 50 이성 40

기능: 관찰력 45%, 자연 60% 항법 40%

 

사악한 무당, 장욱(=손)

근력 50 건강 60 크기 70 민첩성 60 지능 70 외모 60 정신력 80 교육 60 이성 10 체력 13 피해보너스 0 체구 0

근접전 (격투) 50%

근접 공격을 받았을 경우 품 속에서 소형 나이프를 꺼냅니다.

나이프 1d4+db

회피 35

기능:  관찰력 45%, 듣기 35%, 매혹 30%, 언어(한문) 50%, 오컬트 50%, 설득 50%, 위협 30%, 은밀행동 40%, 심리학 70%, 자료 조사 60%, 예술/공예(탱화) 65%, 크툴루 신화 17%

주문: 타인의 거죽, 격통, 사악한 시선, 암시, 지배, 육신 보호

 

손은 딸, 욱의 어머니, 욱 등을 거쳐 대략 150년 정도를 살았습니다. 그 세월 동안 어두운 힘을 연구하고 주문과 신화서를 찾아다녔습니다. 다수를 상대할 때는 먼저 근접전에 강한 탐사자 하나에게 지배나 암시 주문을 거는 것으로 전투를 시작할 확률이 높습니다.

탐사자들의 수에 따라 욱이 가지고 있는 주문의 갯수 등을 조정해서 난이도를 조절합니다. 탐사자들이 4-5인인 경우 룰 특성상 한 명을 상대하기가 무척 쉬워집니다. 그럴 때 욱은 탐사자 일행을 쫓아가기 전에 미리 자신에게 육신 보호의 주문을 걸어두고 시작합니다. 지배나 암시 주문을 살짝 변형하여, 턴마다 판정이 아닌 1d6턴동안 효과를 유지하는 식도 괜찮습니다. 마력은 한 시간에 1씩 회복됩니다.

욱은 마법을 쓰는 것을 숨기지 않는 시점부터 상냥한 청년 연기를 그만둡니다. 그는 오만하고 광기에 사로잡힌 무당 손입니다.

현재 욱의 어머니는 혼수 상태로 병원에 입원중입니다.

 

움직이는 홍의 시체

근력 80 건강 80 크기 65 민첩성 35 정신력 05

체력 14

피해보너스 1d4

근접전 30%

회피: 하지 않음

홍의 시체가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것을 보면 0/1d4

홍의 시체가 움직이는 것을 보면 0/1d8

 

무당의 끔찍한  피조물, 범

근력 150 건강 200 크기 120 민첩성 100 지능 90 정신력 110 체력 32

근접전 90%

피해보너스 2d6

 

범은 아름다운 흰 털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뜻 호랑이를 닮았으나 훨씬 크고 기괴하게 생겼습니다. 주로 밤에 움직입니다. 이 시나리오 내에서 범을 잡는 것은 개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추천하는 개변 스타일로는 옛 착호갑사(捉虎甲士)의 기록을 발견해서 범의 약점을 알아낸다든지, <호질>에 언급되는 호랑이의 천적 중 하나인 활(“활이라는 동물은 뼈가 없는 관계로 호랑이가 꿀꺽 삼켜버리면 뱃속에 들어가서 그 간을 떼어먹으며”)이 우물 밑에 서식하는 것을 발견한다든지 하는 식입니다.

범은 울음소리가 없고, 보이지 않는 혀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입을 벌리면 마치 혀가 없는 것 같습니다. 털빛은 새하얀데, 입안은 온통 검습니다. 그 아가리를 다른 세계로 연결할 줄 알고 죽은 사람의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목소리만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마법적인 힘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듣는 사람을 홀립니다.  

범은 사악한 힘에서부터 비롯된 사악한 생명체입니다. 지능이 있으며 사람을 농락하기를 좋아하고 인간 사이의 갈등을 지켜보는 것을 즐깁니다. 다른 생물도 먹지만 머리끝까지 공포가 들어찬 인간의 영혼을 특히 선호합니다. 제일 먼저 영혼을 뜯어먹으며, 살코기에 입을 대는 것은 가장 마지막 순서입니다.  

범은 한 개체입니다. 새끼는 자신의 몸을 잘라내서 기른 것입니다. 새끼가 죽자 범은 그 사체를 다시 삼켰습니다. 탐사자 일행은 의도치 않게 범이 두 마리가 되는 것을 막은 셈입니다.

범을 처음 보면 잃는 이성치는 0/1d8입니다.




 


 

 

덧붙여

 

부족하지만, 첫 시나리오입니다. 한국적 배경의 공포가 테마였습니다. 영화 장산범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호질의 창귀 이야기도 참조했습니다. 고증이나 디테일이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악검시는 아컴의 말장난입니다. 악검시에는 미수과학대학과 돈익대가 있습니다. NPC인 욱이 바로 돈익대 출신이지요.

 

손이 백돌 선생을 군자국 사람의 후예라고 생각했다는 알아도 좋고 몰라도 좋은 설정이 있습니다. 군자국은 옛 중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부르던 이름이기도 했고, 선생은 날 때부터 호랑이의 영혼 두 구를 다룰 줄 알았습니다. 그가 가지고 있던 현군칠장비경 언해는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온 것이지요. 그 세 가지에서 도출한 결론입니다만, 죽은 백돌 선생에게 답을 듣기는 어렵겠습니다. 하여간 그런 연유로 손이 호랑이에 집착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이런저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물론 더 재미있는 뒷이야기가 떠오르신다면 그것이 여러분 이야기의 진짜 배경이 될 겁니다.

 

부디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피드백이나 플레이 로그를 환영합니다!

 

*2018.12.25

블루밍하우스 팀의 호질 리플레이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습니다! 팀내 테스트 플레이 녹음본을 영상화한 것입니다.

호질 1화 바로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FSBrcERJ8Mg

 

 

레퍼런스

1. 배산리(拜山里)라는 명칭은:

“『동국여지승람』에서는, (...) ‘호(虎)’를 ‘배산(拜山)’이라 한 명칭이 주목된다. 역시 이 말도 이두식으로 읽을 때는 ‘범’이 되는데(뫼산)”
-호랑이를 지칭하는 말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한국호랑이), 2005., 한국콘텐츠진흥원)

여기서 따왔습니다. 실존하는 지역과는 일절 관련이 없습니다.

 

2. 범이 손의 머리를 “혀로 싹싹 빗어 왼가르마를 지어놓았다.”는 부분은 태백시에 있는 호식총에 얽힌 사연의 일부를 차용했습니다.

 

3. 홍이 남기고 가는 쪽지에 있는 주문은 장정룡 교수의 <호랑이띠해의 민속이야기> 강원도민일보 뉴스에서 인용하였습니다.

 

4. <산해경>의 인용이 있습니다(이것은 시나리오 내에 표시). <현군칠장비경> 1권의 내용은 크툴루위키를 참조하였습니다만 주문은 수정했습니다. 손상본이므로 이성과 크툴루 신화 수치도 조절했습니다.

 

5. 영화 장산범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6.불의 신 지귀

지귀는 신라 활리역(活里驛) 사람으로 선덕여왕의 아름다움을 흠모해 했다. 왕은 지귀가 자기를 흠모해 병났다는 얘기를 듣고, 왕이 영묘사(靈廟寺)에 행차하는 날, 기다리고 있으라 했다. 지귀는 미리 영묘사에 가서 왕을 기다리다가 문득 잠이 들었는데, 이 사이 왕이 절에 왔다가 돌아가면서 잠든 지귀의 가슴 위에 팔찌를 얹어놓고 환궁했다. 잠에서 깬 지귀는 왕이 다녀간 것을 알고 슬픔이 북받쳐 가슴속의 불〔心火〕이 솟아올라 그 탑을 둘렀는데, 불을 일으키는 불귀신〔火鬼〕으로 변했다. 이에 선덕여왕은 술사를 시켜 불귀신을 멀리 쫓는 주문을 지었다. “지귀의 마음속 불이, 자신을 태우고는 불귀신이 되었구나. 멀리 바다 밖에 옮겨가서, 보이지도 말고 서로 친근하지도 말지어다.” 세속에는 이 주문을 붙여 화재를 막는 데에 이용한다.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한국설화 인물유형), 2005., 한국콘텐츠진흥원

 

 

 

 

핸드아웃


1.

[삼식이를 찾습니다. 삽살개 믹스. 6살. 수컷.  빨간 개목걸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찾으시면 05ㅁ-ㅁㅁㅁ-ㅁㅁㅁㅁ로 연락주세요. 꼭 사례하겠습니다.]

 

 

2.



3.

[(...) 오대수라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오대수는 귀향하기 위해서 바다를 건너가야 했습니다. 그 해협에는 노랫소리가 아름다운 사이-란이라는 반인반수들이 살았습니다. 선원들이 청명한 노랫소리를 듣고 홀려서 암초에 충돌하면, 그들을 건져다 식사를 하고는 했습니다. 현명한 오대수는 꾀를 내어 선원들의 귀를 밀랍과 헝겊으로 막고, 자기 몸은 배의 기둥에 묶었습니다.]



4.

[이두두지 저두두지 구만두지 호만두지]



5.

[그 여자는 죽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거죽을 뒤집어쓰고 살아있다. 누군가에게 알려야 하는데. 내가 여기서 죽어선 안 되는데.]



6.

[대인국(大人國)의 북쪽에 사비시(奢比尸)가 사는데, 그곳의 북쪽에 군자국(君子國)이 있다. 군자국 사람들은 의관을 갖추고 칼을 차고 짐승을 잡아먹는다. 두 마리의 큰 호랑이를 옆에 놓고 부린다. 그 나라 사람들은 사양하기를 좋아하고 다투지 않는다.]

 

[(...) 짐승이 하나 사는데 이름을 마복(馬腹)이라고 한다. 그 생김새가 사람의 얼굴과 호랑이의 몸을 하였으며 그 소리는 어린아이 같고 사람을 잡아먹는다.]



7.

一月十三日

스승인 백돌 선생을 죽이고 후한의 사상가가 썼다는 경전을 손에 넣었다. 스승의 피를 손에 묻힐 만큼 가치 있는 책이어야 할 터.

四月二十○日

경전은 신묘하다. 전승으로 내려오던 오래된 귀신을 불러냈다. 털빛이 우아하고 신통한 범. 이제 나도 백돌 선생을 능가하는 무녀가 될 수 있다.

○月十五日

드디어 경전을 완전히 익혔다. 영혼을 남의 몸에 옮겨서 살아가는 도술을 터득했다. 이것이 극상의 경지가 아니라면 무언가? 딸년은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다. 가엾고 어리석은 것. 큰일에는 작은 희생이 따르는 법. 나는 곧 영생을 얻는다.

二月二十七日

요사스러운 동물이 백돌 선생의 목소리로 내 귀에다 저주의 말을 쏟아낸다. 오늘 놈에게 홀려 쩍 벌어진 아가리에 내 머리를 집어넣었다. 놈은 그것을 씹지도 않고 내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 한참 동안 비웃는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二月二十八日

저 짐승을 불러낸 것은 잘못이었다. 저것을 없애려면 --- (이 뒤는 번져서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호랑이 동요를 모르는 탐사자가 지식 판정에 성공했을 때 이 동요를 줬습니다. 중국 동요인 두 마리 호랑이입니다.

 

 

두 마리 호랑이, 두 마리 호랑이

빨리 달리네, 빨리 달리네
한 마리는 귀가 없네, 한 마리는 꼬리가 없네
정말 이상해, 정말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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