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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7판 팬메이드 시나리오

호질

written by. 구울구울 (@ghull_TRPG)

 

“호랑이가 세 번째로 사람을 잡아먹으면 육혼이란 귀신이 되어서 늘 턱에 붙어서 친구의 이름을 많이 외운다.”

-≪열하일기 熱河日記≫ 호질(虎叱), 연암 박지원

 

 

 

 

 

 

이미지 제작해주신 한제리 씨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경남 지역으로 자동차 여행 중이었습니다.

내내 교통 체증에 시달린 데다, 날씨도 우중충했고, 내비게이션도 제 값을 못합니다.

그러니까 이 낯선 산길에 들어오게 된 건, 꼭 당신 탓만은 아닙니다.

 


 

 

 

시나리오 소개

 

 

-플레이 타임: TRPG로 4~5시간, ORPG 8~10시간

-현대 한국 배경

-장소는 경남 어딘가에 있는 가상의 시 악검시의 산골 마을 배산리입니다.

-COC 7판 룰. 폐쇄 배경에서 진행되며 일정 수준의 사교성이 필요한 시나리오입니다.

-적정 플레이 인원 3~4인

-플레이 난이도 중~하, 키퍼링 난이도 중

-개별 탐사자에게 백스토리가 주어집니다.

-탐사자 로스트 가능성

-공포물 색채가 강합니다.

 

추천 기능: 관찰력, 자료조사

보조 추천 기능: 듣기, 근접전

 

 

 *시나리오 활용에 관한 안내: https://ghoultrpg.tistory.com/notice/7

*3회의 테스트 플레이 후 배포합니다. 테스트 플레이를 도와주신 블루밍하우스 팀, 지인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호질 수록 시나리오집 TATTOO의 PDF를 미스캐토릭 레포지토리에서 상시 판매하고 있습니다.

 https://www.drivethrurpg.com/product/415581/Korean--Tattoo?cPath=29274

 

-2018.6.21 텍세션 시간 추가했습니다.

-2018.10.2 백스토리 관련 짧은 공지를 추가했습니다. (19.05.06 공지 위치 변경)

-2018.12.25 리플레이 영상 링크가 추가되었습니다.

-2019.05.17 이성치 보상 조정이 있었습니다.

-2019.07.31 오타, 판정 관련 자잘한 수정이 있었습니다.

-2021.01.11 덧붙임글 이 시나리오는 2018년에 작성되어, 현재의 시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지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추후로도 수정 없이 공개를 유지하는 대신 이렇게 짧은 안내를 덧붙여둡니다. TRPG가 가진 매력 중 하나는 탁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작성 시의 제가 놓치고 실수한 부분이 있더라도 개별 탐사자분들과 수호자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채워나가시리라 믿습니다.

 

 

 

 

백스토리의 구체적 내용 역시 스포일러 스크롤 내의 부분인 만큼,

백스토리 내용을 공개된 장소에 필터링 없이 붙여 넣거나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타인의 플레이의 재미를 해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접힌 부분부터 스포일러이며, 수호자를 위한 정보입니다.

 

 

 

더보기

 

 

시나리오의 전말

 

1890년대, 무당 손은 스승을 죽이고 그가 갖고 있던 현군칠장비경 1권을 손에 넣었습니다. 손은 신화서를 연구한 끝에 전승으로만 전해져 내려오던 귀신 범을 부릅니다. 그녀는 자신이 범을 소환했다고 믿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고서에 깃든 어두운 힘은 진짜였고, 그것을 통해 손은 본인도 모르는 새에 '귀신 범으로 믿어지는 어떤 존재'를 만들어낸 것이었습니다. 범은 괴담 속 귀신 범의 능력을 가진 악마적인 생명체입니다.

손은 인간 제물을 바쳐서 범을 한껏 살찌웠습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그녀가 결국 제어가 불가능해진 범에게 잡아먹혀 최후를 맞이했다는 소문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을 잃은 범은 산에 숨어들어 그 목소리로 인간을 홀린다고 합니다.

 

시나리오의 시작과 더불어, 산에 살던 범은 탐사자 일행으로 인해-자동차 사고입니다- 새끼를 잃게 됩니다. 범은 제 새끼의 피를 뒤집어쓴 자들에게 저주를 내립니다. 탐사자들을 숲속에 가둬 결국에는 잔인한 방법으로 잡아먹을 속셈입니다.

범이 사는 숲속에는 마을이라 하기에도 빈약한 동네가 하나 있습니다. 범에게 아이며 키우던 짐승을 너무나 많이 빼앗겨 노인들만 사는 마을 배산리입니다. 마을에 남은 유일한 어린아이는 홍이라는 소녀였습니다. 홍은 키우던 삽살개 삼식이를 잃어버린 후, 개를 찾아 돌아다니다 살해당합니다. 범인은 신시가지에 살며 대학을 다니다 휴학차 시골에 내려와 있던 청년 욱입니다. 욱은 홍의 시체를 숲속에 버립니다. 버려진 홍의 시체는 차에 치인 새끼 범의 피를 뒤집어쓰고 우연하게도 탐사자들과 같은 저주를 받게 됩니다.

 

사실 범을 만들어낸 사악한 무당- 손은 죽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신화서를 연구해서 육체를 교환하는 주문(타인의 거죽, 룰북 260 p.)을 얻었습니다. 그녀는 범이 제 목숨을 노리는 것을 눈치채고, 딸을 속여 잠시 몸을 바꿔치기합니다. 그리고 자기 몸에 들어간 딸을 범에게 바쳐 자신의 죽음을 위장했습니다. 손은 비슷한 수법으로 끊임없이 젊은 몸을 얻어 현대까지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녀는 바로 얼마 전까지 욱의 어머니였으며, 지금은 욱의 몸까지 빼앗았습니다.

욱의 몸을 얻은 손은 범을 다시 길들이기 위해 배산리로 돌아옵니다. 그곳에서 손은 무당집 손녀 홍의 육체를 탐내게 됩니다. 손은 몰래 개를 훔치고서, 잃어버린 개를 같이 찾아주는 척 홍의 호의를 얻으려 했습니다. 타인의 거죽 주문의 전제조건이 상호 간의 애정이기 때문에 필요한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손을 수상하게 여겨 뒤를 밟은 홍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자 그녀를 살해합니다. 시체는 먹이로 주기 위해 범이 다니는 길목에 버렸습니다.

거기 이끌린 어린 범이 뛰어가다 탐사자 일행의 차로 인해 죽게 되고, 홍의 시체까지 함께 범의 저주에 걸린 것은 물론 계산에 없던 일입니다.



 

 

탐사자 백스토리

본 시나리오에는 탐사자 백스토리가 존재합니다. 재미를 위한 장치로, 약간의 개변이 있다면 백스토리 없는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개별 탐사자들에게 아래의 부가적인 설정을 부여합니다. 준비된 백스토리는 4개로 탐사자의 숫자가 적을 경우 수호자가 마음에 드는 백스토리를 고릅니다. 탐사자 4는 되도록 넣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5인일 경우 수호자 재량으로 백스토리를 더 추가하셔도 좋습니다. 모쪼록 즐겨주세요!

 

 

1. 탐사자 3과 혈연관계입니다. 얼마 전 가족 중 하나를 잃었습니다.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이유였는지는 3과 상의하에 설정하여 수호자에게 알려줍니다. 그 유품인 반지를 늘 소지하고 다닙니다. 그 반지 구멍을 통해 보면, 보이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보일 때가 있다는 것을 최근 깨달았습니다.

2. 가족 중 무당의 혈계가 흐릅니다. 그래서인지 영적인 능력까지는 아닙니다만, 가끔 '보입'니다.

3. 탐사자 1과 혈연관계입니다. 최근 가족을 잃었습니다.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이유였는지는 1과 상의하에 설정하여 수호자에게 알려줍니다. 사실 3의 짓이거나 최소한 3이 원인입니다. 이유는 자유롭게 설정하여 수호자에게 몰래 알려줍니다.

4. 지금은 외부에 살고 있지만, 경상남도 악검시 새일면 배산리 마을 출신입니다. 탐사자가 아주 어렸을 적에 가족 모두가 이사했습니다. 이 아주 오래된 깡촌에 귀신 범이 나온다는 전설이 있었던 것은 기억납니다.

 

 

 


 

 

 

인물

[ ]핸드아웃

 묘사

 

 *키퍼 정보

본문

첫날

#. 도입

탐사자 일행은 여행을 같이 갈만한 사이입니다. 지금은 여행을 떠나는 길이어도, 여행에서 돌아가는 길이어도 좋습니다. 단순한 휴가팀이거나, 학술적인 이유로 오래된 한국의 전승을 조사하기 위해 의뢰를 받았다던지, 혹은 같이 심령 스팟을 탐험하길 좋아하는 일행일 수도 있습니다. 탐사자 4가 자꾸만 고향에 관한 꿈을 꿔서 함께 확인해보기로 하고 출발했다는 식도 괜찮습니다.

이처럼 처음부터 목적지가 배산리를 향하고 있는 일행이라면, 범에 대한 전설을 들어봤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럴 경우 목소리로 사람을 꾀어 잡아먹는 귀신 범에 대한 전승이 내려온다 정도를 사전 지식으로 가질 수 있습니다.

반면 휴가팀의 경우는 단순히 내비게이션 고장으로 깊은 숲속 국도를 헤매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누가 운전하고 누가 어느 자리에 앉았는지, 라디오에서는 어떤 음악이 나오고 다들 무얼 하는지 등을 간단하게 알아보고 장면으로 들어갑니다.

 

슬슬 오후의 끝이 보이는 시간입니다. 안개가 길을 덮고 있습니다. 탐사자 일행을 태운 차는 산속의 비포장도로로 진입했습니다. 차는 심하게 덜컹거려서 금방이라도 멀미가 날 것 같습니다. 내비게이션이 고장인지 자꾸만 같은 단어를 반복합니다. 전방 5미터- 전방- 둔덕의 내리막길에서 살짝 속도가 붙을 때 즈음 갑작스럽게 무언가가 수풀로부터 튀어나옵니다. 어쩔 겨를도 없이, 탐사자 일행이 탄 차는 그것을 치어버립니다. 둔탁한 충격과 함께 차의 앞 유리에 피가 뿌려집니다.

 

*동물을 차로 치는 장면은 영화 장산범의 오마주입니다.

 

이때 앞 좌석에 앉아 있었거나 전방을 주시하고 있던 탐사자는 <관찰력> 판정을 합니다. 어려운 성공 이상시 희고 긴 털이 달린 짐승이 차 앞으로 뛰어드는 것을 본 것 같습니다. 보통 성공 또는 실패시 뛰어든 짐승은 큰 개였던 것 같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탐사자는 <자동차 운전> 판정을 합니다. 성공하면 안전하게 차를 세웁니다. 실패하면 차는 길을 벗어나 근처의 나무를 들이박고 멈춥니다. 전원 1d3의 피해를 입습니다. 이 경우 탐사자들이 타고 왔던 자동차는 고장의 위험이 있습니다. 운전 판정 대실패시 차는 완전히 망가져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차를 멈추고 확인하러 나가면, 근처에는 예상했던 동물의 그것 대신 사람의 시체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긴 검은 머리 소녀의 피투성이 시체입니다. 어라, 분명 동물이었던 것 같은데, 잘못 본 것일까요? 예상치 못하게 죽은 사람의 시체를 본 탐사자 일행은 이성 판정입니다. (0/1d4, 앞서 관찰력 어려움 이상 판정에 성공했을 경우 1/1d5)

 

*소녀 몸의 피는 사실 소녀가 흘린 것이 아닙니다. 범 새끼의 피입니다. 범 새끼의 사체는 탐사자 일행이 우왕좌왕하는 동안 바로 옆의 범이 재빠르게 물어갔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습니다.

혹시 이런 상황에서 숲을 <관찰력>으로 살펴보는 탐사자가 있다면 성공시 어디선가 스산한 시선이 느껴진다고 언급해주세요. 시선의 근원지를 찾다보면 어느새 기척이 사라집니다. 숲의 기운은 불길하고, 기이하게 채도가 낮습니다.

 

 

소녀의 시체를 본 탐사자들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착실하게 자수나 신고 전화를 할지도 모릅니다. 숲속은 통신이 잘 터지지 않습니다. 신고 전화는 상당히 음질이 좋지 않고 지직거리며, 탐사자가 내용을 전부 말하기도 전에 끊겨버립니다.

*나중에도 경찰은 오지 않고 후에 재차 살펴봐도 통화를 한 기록은 없습니다. 이 시점에서의 기현상은 대부분 죽은 새끼 범의 피 냄새에 홀린 것입니다.

배산리에 들어간 다음부터는 아예 통화권 이탈이라고 뜹니다.

탐사자들이 소녀의 시체를 살펴보기로 하면, 10대 중반 정도의 소녀이며, 긴 검은 생머리에 피에 젖은 흰 원피스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관찰력> 판정 시 분홍색 삼선 슬리퍼를 한 짝만 신고 있습니다. 나머지 한 짝은 숲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또한 소녀는 한 손에 무언가를 꼭 쥐고 있습니다.

*이 슬리퍼 한 짝은 욱이 시체를 옮길 때 흘렸습니다. 나중에 범의 신당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시체가 쥐고 있는 것은 구겨진 종이입니다. 너무 세게 쥐고 있어서 빼려고 하면 살짝 찢어집니다. 펼쳐보면 직접 손으로 써서 만든 것 같은 전단지입니다.

 

 

 

[삼식이를 찾습니다. 삽살개 믹스. 6살. 수컷.  빨간 개목걸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찾으시면 05ㅁ-ㅁㅁㅁ-ㅁㅁㅁㅁ로 연락주세요. 꼭 사례하겠습니다.]

 

 

전단지의 맨 위에는 흰 삽살개의 사진이 붙어 있습니다.

 

시체를 <의료>로 살펴보면, 소녀는 죽은 지 몇 시간 정도 된 것 같고, 이리저리 타박상이 있습니다. 머리의 상처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극단적 성공시 차에 치여 죽었다기에는 부자연스러운 상처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사라졌다 나타나는 시체:

탐사자들이 시체를 두고 이동했다가 돌아오면 시체는 거기 없습니다. 시체는 결코 마을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않습니다. 시체의 위치만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면 다들 허탕을 치고 돌아옵니다. 트렁크에 시체를 넣고 닫았다가 다시 열면 비어있습니다. 옆자리 등 보이는 곳에 태우고 이동할 경우 잠시 밖을 보았다 돌아보면 사라집니다. 마지막 경우에는 설명할 수 없는 기현상에 이성 판정 (0/1d4).

 

*탐사자들은 전부 범 새끼의 피를 뒤집어쓰고 저주를 받은 상태로, 범의 영역인 숲의 안개를 헤매다 보면 무조건 배산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소녀 홍의 시체도 우연히 같은 저주를 받아 탐사자들과 영혼이 엉켜 있습니다. 소녀의 시체는 탐사자들을 쫓아다닙니다. 탐사자들이 장롱 등의 문을 열면 소녀의 시체가 거기 들어있곤 합니다. 그녀는 그런 방식으로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아주길 호소합니다. 죽은 몸에 어두운 힘이 깃들어서, 다시 나타날 때마다 시체는 점점 더 썩고 손상됩니다. 홍의 시체가 사라진 자리에는 약간의 검은 재만이 남아 있습니다.

 

차로 새끼를 친 순간 이미 탐사자들은 전원 범의 저주를 받았으므로, 왔던 길로 되돌아가든 앞으로 나아가든 변함없이 도착하는 곳은 배산리 마을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탐사자들이 외부로 향하는 것을 시도했다가 갇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을 경우 0/1d3의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 배산리 마을

배산리에 도착하는 것은 날이 어두워질 무렵입니다.

마을 입구에 배산리라고 쓰인 돌이 서 있습니다. 다 무너져가는 낡은 건물들 네댓 개가 마을을 이루는 전부입니다. 기와집과 슬레이트집이 섞여 있습니다. 둘러보면 그 흔한 마을회관도 없습니다. 한구석에는 버려진 우물이 있고 무너진 담들이 보입니다. 빈집이나 건물이었던 것들의 폐허도 드문드문 있습니다. 허름하고 우중충한 분위기가 가득한 산촌입니다. 마을 전체에 안개가 끼어있습니다.

 

*구성원이라고는 노인 대여섯과 젊은 사람 두엇 정도가 전부인, 쇠락해가는 촌입니다. 탐사자 4의 경우 돌아온 고향이니 조금은 익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저께 내린 폭우로 통신탑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 통신 불능의 원인인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이 마을의 유일한 자동차인 구형 용달 트럭을 타고 그것을 수리하러 가서, 현재 불어난 강으로 인해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만약 마을 입구의 돌에 <관찰력> 판정을 하는 플레이어가 있다면 돌 뒤편에 희미하게 찍힌 거대한 짐승의 발톱 자국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을 전체를 <관찰력>으로 살펴보면 기와집 중 한 곳에 텅 빈 큰 개집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깃발이 꽂힌 집입니다. 마당에 누가 나와있습니다.

*신씨 할머니의 집. 빈 곳은 삼식이가 살던 개집입니다.

 

구체적으로 뭔가 다른 집과 달리 눈에 띄는 곳이 있냐는 식으로 살펴보는 탐사자가 있다면, 판정 없이도 마당에 깃발이 꽂힌 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혹은 수호자가 먼저 어딘가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진다는 언질을 주어도 좋습니다(할머니가 노려보고 계시는 중).

 

신씨 할머니의 집을 어떤 식으로든 발견해서 확인한다면 #. 신씨 할머니의 집 마당을 진행합니다.

그런 참조가 없다면 탐사자들이 먼저 근처에 돌아다니는 마을 사람을 붙잡고 얘기할 수도 있고, 이 경우에는 #.마을 사람들 파트를 먼저 진행하면 됩니다.

빈 집터를 돌아보는 탐사자가 있다면 #.빈 집터, 우물을 돌아보는 탐사자가 있다면 #.우물 파트입니다.

 

 

 

#. 신씨 할머니의 집 마당

허름하고 오래된 기와집입니다. 집 앞에는 긴 장대 위에 흰색과 빨간색 깃발이 달려 있습니다. 백기가 위쪽입니다. 마당에는 빈 개집과 닭장이 있습니다. 마당 한가운데에 노인이 한 사람 나와 있습니다.

 

-무당 신씨 할머니

신씨 할머니는 자그마한 몸집에 백발을 곱게 비녀로 틀어 올리고 한복을 입었습니다. 얼굴은 수척해 보일 정도로 말랐고 눈은 움푹 들어갔으며 주름이 빼곡합니다. 한참 전부터 여러분 일행을 말없이 노려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 다가가면 할머니는 그 체구에서 나왔다고는 믿기 어렵게 큰 목소리로 역정을 냅니다. "예끼!! 어쩌자고 이 마을에 들어왔느냐!!" "저주! 저주를 받은 게야!!" 당장 나가라고 등을 떠밀며, 급기야 장독대로 가서 소금을 가져다 뿌립니다.

*할머니는 탐사자 일행에게 드리운 저주를 느끼고 있으나, 그 구체적인 내용은 모릅니다. 겉은 화로 가장했지만 사실 겁에 질려 있습니다. 첫 대면에는 대인관계 기능을 사용해도 말을 들어주지 않고 나가라는 태도만 강경합니다.

당일 이곳을 다시 방문하면, 할머니는 저녁 내내 홍을 찾아 돌아다니느라 집에 없고 문은 잠겨있습니다. 단순한 자물쇠이며 <열쇠공>으로 열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잠입을 시도하는 탐사자가 있다면 #.신씨 할머니의 무당집 파트를 참조하세요.

 

신씨 할머니의 집에서 쫓겨나면 소란을 듣고 나온 #. 마을 사람들과 만날 수 있습니다. 마을 사람은 그 집이 무당집이며, 할머니께서 지금 손녀 걱정에 오락가락하시니 이해해달라고 합니다.



 

#. 마을 사람들

만난 사람이 운 좋게도 외지인에게 친절한 장씨 할아버지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은 탐사자 일행을 경계할 확률이 높습니다. 마을 사람은 무조건 중년이거나 노인입니다. 이들은 대개 밤이 되기 전에 빨리 묵을 곳을 찾는 게 좋을 거라는 정도의 이야기만 하고 자리를 뜨려고 듭니다.

탐사자 쪽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얻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 <대인관계> 기능을 한 번 성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배산리 출신이라는 설정의 탐사자 4가 자신의 출신을 어필하면, 노인들은 탐사자 4의 부모님을 기억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 경우 판정 생략이 가능합니다. 탐사자 4의 부모님이 살던 집은 지금은 터만 남아 거기서 하룻밤을 보내기는 무리입니다. 탐사자들이 원한다면 살펴볼 수 있습니다. #. 빈 집터 참조.

마을 사람들과 대화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신씨 할머니의 손녀이자 마을의 유일한 어린아이였던 홍이 사라진 상태. 사라진 지는 이틀째. 홍은 읍내로 학교를 다녔으며, 잃어버린 개 삼식이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실종 당시 홍의 외모에 대해 물으면) 긴 검은 머리카락에 흰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1달 전 잃어버린 개 삼식이. 커다란 흰 삽살개. 믿거나 말거나 신묘한 능력이 있어서, 홍은 죽은 할아버지의 환생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삼식이를 짐승이 잡아먹은 게 분명하다. 그것은 잊을만하면 마을의 가축들이며 사람들을 훔쳐간다.

-(그것, 혹은 범에 대해서 물으면) 쉿! 이름을 부르면 그것이 듣는다. 그것은 오래전부터 숲에 살며 인간을 홀리고 잡아먹는 짐승이다. 외지 사람들이 믿건 안 믿건 그것은 실제로 있고 그것에게 가족을 잃은 사람들도 많다. 밤에는 밖에 나가지 말 것, 아무 소리도 듣지 말 것, 그게 규칙이다.

-(어째서 위험한데도 여기서 계속 사는 것이냐고 물으면) 다들 오갈 데가 없고 늙어서 떠나지 않는다. 혹은 터전을 귀신에게 잃을 수는 없다. 무당 신씨 할머니가 젊을 때는 아주 신통해서 그것으로부터 마을을 지켜줬는데, 지금은 영 예전 같지 않다.

-(전화가 터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물으면) 현재 마을 근처의 통신탑이 고장 나서, 젊은 사람들이 고치러 갔다. 내일이면 다들 돌아올 것이다. 마을에는 트럭이 한 대인데 젊은 사람들이 그것을 타고 나갔다.

-(여관 등 묵을 곳을 찾으면) 이 근처에는 여관도 묵을 곳도 없다. 장씨 할아버지 댁에 남는 방이 있으니 거기를 빌려라. 집은 마을에서 제일 넓은데 혼자 사는 불쌍한 노인이라 외지 사람들을 좋아한다. 지금은 손자가 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잘 방은 넉넉할 것이다.

 

*마을 사람들에게 범을 범이라고 부르는 것은 금기로 여겨집니다. 그것, 짐승, 산신령, 산주인 등 여러 호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빈 집터

만약 탐사자 4가 이전에 자신이 살았던 집을 확인해보길 원한다면 갈 수 있는 장소입니다. 어쩐지 익숙한 마을 길을 걷다 발견할 수도 있고,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봐서 알아낼 수도 있습니다.

집에는 불이 났던 모양입니다. 이제 기둥도 얼마 남아 있지 않고, 거의 다 삭고 무너졌습니다. 기억 속에 가물가물하게 남아있는 포근한 시골집의 모습과는 생판 다릅니다. 빈 집터를 거닐고 있으면, 탐사자 4는 어떤 기억을 떠올립니다.

 

회상:

배경은 한여름의 이 집 마당입니다. 오래된 영화처럼 누끼가 있는 풍경에, 집은 비어있습니다. 어린 탐사자 4는 빈 집 마루에 홀로 앉아있습니다. 아니, 혼자가 아닙니다. 왠 성인 여자가 자신에게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방글방글 웃는 모습이 낯설지 않습니다만, 어쩐지 기억 속에는 없는 여자입니다. 어린 마음에도 자신에게 지나치게 잘해준다는 느낌이 듭니다. 여자는 특별히 널 위해 챙겨왔다며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건네줍니다.

 

여자가 내어준 큼지막한 알사탕을 먹을지 말지 탐사자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탕을 먹으면, 그 인공감미료의 단맛이 입안에 퍼지고 회상이 끝납니다. 정신을 차린 후에도 그 깔깔한 단맛은 한참 입안에 남아있습니다. 사탕을 먹지 않기로 하면, 여자는 무섭게 표정이 굳어버립니다. 여자는 우악스럽게 탐사자 4를 밀쳐버리고, 어린 탐사자는 뒤로 넘어져서 왕 울음을 터트렸던 것 같습니다.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상태로 회상이 끝납니다.

 

탐사자는 무엇을 선택하건 <지능> 판정을 할 수 있습니다. 지능 판정에 성공하면 이 여자가 어쩐지 욱을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탐사자가 아직 욱을 만나지 않은 상태라면, 지능 판정을 미뤄두었다가 욱을 만난 후에 하세요. 극단적 성공 시 그 여자에게서 희미한 담배 냄새가 났다는 식의 묘사를 해줘도 좋습니다.

 

*이 여자는 욱의 어머니이자 그녀의 몸을 차지한 손입니다. 어린 탐사자 4를 노렸던 전적이 있습니다.

탐사자 4가 옛날의 기억에 잠겨있으면 다른 탐사자들에게는 그 자리에 가만 굳어 서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사이에 다른 사람들이 이 빈 집터를 조사하면, 그을었으나 그나마 남아있는 벽에 누군가 쓴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글자를 발견합니다. 백묵으로 꾹꾹 눌러서 삐뚤빼뚤하게나마 쓴 한자. 오래 보고 있으면 왠지 이명이 들리고 기분이 나빠집니다.

[甝]

*외국어(한자 or 중국어) 판정으로 알 수 있습니다. 흰범 감 자입니다. 이것은 범에 홀린 사람이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썼습니다. 마을의 다른 건물들에서도 간간이 발견됩니다.

 

 

 

첫날 밤

#.장씨 할아버지의 집

마을에서 제일 큰 집을 가진 장씨 할아버지에게 찾아가면 흔쾌히 탐사자들에게 묵을 방을 내어줍니다. 손자는 친구와 함께 통신탑을 고치러 가서 지금은 할아버지 혼자 있습니다.

 

장씨 할아버지의 집은 규모가 큰 기와집입니다. 마당에는 고추밭이 있고 처마에는 버려진 제비집이 있습니다. 가을이라면 곶감이 걸려 있고, 겨울이라면 시래기 다발을 말리고 있거나 고드름이 얼어 있습니다. 오래되었지만 이 촌에서 제일 멀쩡한 집인 것은 분명합니다.

 

장씨 할아버지는 기본적으로 탐사자들의 성별에 관계없이 한 방을 내줍니다. 부가적으로 <설득> 등을 이용해서 미닫이문으로 나눠진, 창문이 있는 작은 크기의 옆 방을 얻는 것도 가능합니다.

 

장씨 할아버지네 집 화장실은 푸세식이며 바깥에 있습니다. 씻거나 빨래를 하는 곳은 창고처럼 생기고 문이 없는 작은 건물이 따로 있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가면 어두컴컴한 시멘트벽이 발라져 있고 한구석엔 오래된 신문지 뭉치가 쌓여 있습니다.

두루마리 휴지는 할아버지에게 달라고 해야 줍니다. 여긴 그나마 여건이 나은 편입니다. 마을의 다른 집들은 모두 요강을 씁니다. 밤에는 바깥에 나가지 않기 때문에, 장씨 할아버지네 집에도 물론 요강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어쩐지 그럴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혹시라도 이 신문지 더미를 쓰시는 분이 있다면... <자료조사> 판정을 시켜보세요. 그 용기에 감복하여 핸드아웃을 드려도 좋습니다.

물론 이런 힌트를 주고 싶다면 굳이 꼭 화장실에 박을 필요는 없고, 장씨 할아버지네 집 어딘가에서 발견하게 하면 됩니다. 할아버지가 보던 신문이나 옛날 잡지는 어떨까요? 내용은 이 정도가 적절하겠습니다:

 

 

[(...) 오대수라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오대수는 귀향하기 위해서 바다를 건너가야 했습니다. 그 해협에는 노랫소리가 아름다운 사이-란이라는 반인반수들이 살았습니다. 선원들이 청명한 노래를 듣고 홀려서 암초에 충돌하면, 그들을 건져다 식사를 하고는 했습니다. 그래서 현명한 오대수는 꾀를 내어 선원들의 귀를 밀랍과 헝겊으로 막고, 자기 몸은 배의 기둥에 묶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오디세우스 모험담의 내용입니다. 후에 찾아오는 마지막 저주 풀기 파트에서 도움이 될만한 행동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몸을 기둥에 묶거나, 귀를 막으세요!

 

 

할아버지가 탐사자들에게 내어준 곳은 큰방으로 꽤 넓습니다. 방은 기다란 직사각형 형태이고 한쪽 벽면에는 검정 붙박이 자개장롱이 두 개 있습니다. 바닥에는 노란 장판이 깔려 있습니다. 만약 겨울이 배경이라면 뜨끈하게 온돌로 데워져 있습니다. 방의 구석 자리는 온돌에 익었는지 장판 색이 짙습니다. 그 위에 먼지 쌓인 선풍기가 있습니다. 탁자에는 잡지 몇 권과 고장 난 지 오래인 손바닥만 한 구식 텔레비전이 놓여있습니다. 그 옆에 인삼주며 담금주들이 쭉 놓여있습니다. 문은 밭전자 문살에 창호지가 발라진 옛날식 장지문입니다.

 

첫 번째 장롱을 열면 흡사 예단 이불 같은 두꺼운 비단 이불과 베개들이 있습니다.

두 번째 장롱을 열면 <> 판정을 합니다. 탐사자 2가 보면 닫힌 장롱에서 발 한쪽이 삐져나와 있습니다. 탐사자 1이 반지 구멍으로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운 판정 성공시, 장롱을 열자 소녀의 시체가 장롱 구석에 웅크린 자세로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운 판정 실패시, 소녀의 시체가 장롱을 연 탐사자의 몸 위로 쏟아져 안깁니다.

 

소녀의 시체는 전에 봤던 것보다 조금 더 썩은 내를 풍기고, 온몸이 푸르스름하게 변색되었으며 머리카락은 듬성듬성 빠졌습니다. 흰 원피스를 물들였던 붉은 피는 검게 말라붙었습니다. 사라졌던 시체가 나타난 기현상을 겪은 탐사자는 이성 판정. (0/1d4)

홍의 시체는 탐사자 일행에게 악의가 없으며 단순히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깃든 저주가 너무나 어두운 힘이고 이미 죽은 육체이기 때문에 탐사자들에게는 끔찍하게 보입니다. 홍의 등장 이벤트 횟수는 수호자가 조절합니다. 이번 한 번으로 끝낼 수도 있고,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오면 다시 불러낼 수도 있습니다.

 

탐사자가 뭔가 대처하려고 들면 시체는 사라집니다. 다시 장롱을 닫아도, 내려놓고 장씨 할아버지를 부르거나 심지어는 눈만 깜빡이고만 있어도 사라집니다. 홍의 시체가 있었던 자리에는 약간의 검은 재가 남아 있습니다.

홍이 떠난 장롱에는 쪽지 모양으로 접은 종잇조각도 하나 있습니다. 그것이 원래 거기 있었던 것인지, 시체가 두고 간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쪽지는 장롱 안의 고정 장치가 아닙니다. 홍이 재차 나타났다 사라진 자리라면 어디든 두세요.

펼쳐보면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이두두지 저두두지 구만두지 호만두지]

 

호랑이 쫓는 주문:

이것을 읊으면 탐사자는 저절로 마력을 3 잃습니다. 이성도 1d4 잃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읽으면 마력과 이성만 잃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호랑이를 쫓아내는 데 쓰이는 주문입니다. 자신보다 정신력이 낮은 상대에게만 효과가 있습니다. 귀신 범에게는 써도 효과가 없고, 본 시나리오에서는 범의 실패작을 파괴할 때 쓰입니다. 물론 일반적인 동물 호랑이에게도 통합니다.

*장씨 할아버지는 이 주문에 대해 아는 것이 없습니다. 신씨 할머니에게 물어보라는 정도만 알려줍니다.

 

 

탐사자들이 장씨 할아버지네 집에서 묵지 않을 경우, 차의 트렁크에서 비슷한 현상을 겪습니다. 탐사자 2가 먼저 살펴보면 트렁크에서 손 하나가 삐져나와 있다 등으로 미리 경고를 해줘도 됩니다.

 

 

탐사자들이 장씨 할아버지를 불러도, 할아버지가 방에 도착하기 전에 시체가 사라집니다. 할아버지는 탐사자 일행이 단순히 헛것을 본다고 생각하며 이를 염려합니다. 탐사자들이 부탁하면 할아버지는 흔쾌히 방을 바꿔줍니다만, 어느 곳이든 바깥으로 향하는 장지문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겁을 먹은 탐사자들이 집 밖으로 나가겠다고 하면 정색을 하고 말립니다. 집 안의 귀신이나 헛것이 집 밖의 그것보다 안전하다구요.

장씨 할아버지는 자신이 소리에 예민하기 때문에 밤에는 떠들지 말아 달라고 부탁합니다. 또, 밤에는 그것이 어슬렁거리므로 절대 나가지 말라고 거듭 경고합니다. 이 촌에서 밤에 떠드는 것은 사람이 아니니 아무 소리도 듣지 말라고요.

할아버지는 잠귀가 밝고 잠자리에 예민해서 되도록 탐사자 일행과 다른 방에서 잡니다. 다들 잠잘 준비를 하고 누워 깊은 밤이 되면, 범이 탐사자 일행을 찾아옵니다.

 

 

 

#. 범의 방문

범은 문밖에서 탐사자 동기에 있는 죽은 가족의 목소리로 1과 3을 부릅니다. 자신이 왔다며 문을 열어달라고 하거나, 탐사자 1이 가진 자신의 반지를 돌려달라는 식입니다. 그 말을 들으면 반지와 닿은 곳이 따끔거립니다. 탐사자 1이 반지로 들여다보거나 탐사자 2가 바깥을 보면, 종이 문지방 너머로 어른거리는 사람 그림자가 보입니다. 이만큼 큰 그림자를 드리우려면 바로 문 앞에 붙어 서 있거나 혹은 아주 거대한 사람이어야 할 겁니다. 이 사람 그림자는 탐사자 1, 2에게만 보입니다.

다른 탐사자들에게 죽은 가족, 친지 등이 있다면 그들 역시도 흉내 내서 부릅니다. 탐사자들 각자의 백스토리를 충분히 활용해주시면 됩니다.

탐사자들이 전부 잠들어 있다면 계속해서 속삭이듯이 문밖에서 부르다가, 갑자기 비명처럼 큰 소리로 모두를 깨웁니다. 살려달라, 구해달라, 범이 자신을 잡아먹고 있다는 식입니다. 범의 방문을 처음 겪은 탐사자들은 이성 판정을 합니다. (0/1d4)

 

탐사자가 범의 목소리에 한동안 노출되면 범의 110 수치와 <정신력> 대항 판정을 합니다.

정신력 대항 판정에 실패하면 판단력이 흐려져 범에게 홀린 것이며 그것이 정말로 죽은 가족의 목소리라고 믿게 된 것입니다. 밖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름이 불리지 않은 탐사자일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자신을 부른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탐사자가 범에게 홀려서 문 밖으로 나가려 하는데 그것을 주변에서 말리지 않거나/말리지 못하는 상황일 경우, 탐사자가 문지방에 손을 대면 문이 불에 타는 것처럼 뜨겁게 느껴집니다. 계속 문을 잡고 나가려 하면 1d3의 데미지로 실제로 손에 화상을 입습니다. 이 상처는 다음 날에도 남아있습니다.

*이것은 신씨 할머니의 도움으로, 문 바깥에 부적을 붙인 탓입니다. 신씨 할머니는 불의 신 지귀를 모시는 무당입니다.

 

누구 한 사람이라도 문에 손을 대면 다시 전원 <정신력> 어려움 판정을 합니다. 실패 시에는 갑작스럽게 몰려오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 빠집니다.

성공한 탐사자가 잠들지 않고 밖을 보고 있으면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빠르게 지붕에서 내려와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밖으로 나와도 안전합니다. 물론 장씨 할아버지를 부르거나 해도 밤에는 대답하지 않습니다(사람 목소리라고 믿지 않으므로).

다음 날 문밖을 확인하면 바깥쪽 문고리에 불타버린 종이 쪼가리 같은 것이 붙어 있습니다. <관찰력>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은 부적의 파편입니다. 장씨 할아버지에게 종이에 대해 물어보면, 신씨 할머니가 어젯밤에 와서 뭔가 붙이고 갔다고 알려줍니다.

 

※탐사자들이 장씨 할아버지의 집에서 자는 것을 거절하고 차 등에서 자기로 해도 여전히 범은 찾아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차 밖은 기이할 정도로 새카만 어둠이며, 죽은 친지가 부르는 목소리만 들려옵니다. 나머지 사항은 위와 같으며, 신씨 할머니의 부적은 탐사자들의 눈에는 잘 띄지 않는 차의 뒷 범퍼 등에 붙여 놓은 것으로 합니다.

추가로 차 등 불편한 잠자리에서 잠들 경우 가위에 눌리며 기이한 꿈을 꿉니다. 미칠 것 같은 슬픔을 느끼며 자기 자식의 시체를 먹는 부모가 되는 꿈, 죽은 친지에 의해 손톱부터 오독오독 뜯어먹힌다거나 난도질당하는 꿈 등을 생각했습니다만 자유롭게 설정해주세요. 깨어나면 이성 판정을 하며 실패시 1d2의 이성 소모가 있습니다.

 

※혹시라도 마을 사람의 경고를 무시하고 밤에 밖에 나가서 돌아다닌 탐사자가 있다면, 다음과 같이 처리합니다.

탐사자는 밤이 지나기 전에 바로 옆에서 귓가에 속삭이는 죽은 친지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잃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피투성이가 된 채 마을 구석의 버려진 우물 속에서 깨어납니다. <> 판정을 하고 성공시 체력 1d6, 실패시 1d10를 잃습니다. 이성은 성공이든 실패든 동일하게 1d10을 잃습니다. 주사위의 정도에 따라 팔이나 다리 한쪽이든 몸 일부가 뜯어먹힌 것으로 묘사해주세요.

간밤의 기억은 없으나 발견된 후에도 끔찍한 꿈에서 쉽게 깨어나지 못하며, 중상이나 사망의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중상으로 기절시, 이후 <건강> 판정에 성공해서 깨어나기 전에는 매 턴마다 악몽을 꾸며 이성 판정을 합니다. 실패시 1d2를 잃습니다. 나쁜 꿈으로 잃을 수 있는 이성의 최대치는 6입니다. 저주를 풀기 전에는 배산리에서 나갈 수 없으니 의사를 만나긴 어렵습니다. 병원에 가기 위해 차를 타고 출발해도 배산리로 되돌아와 있을 뿐입니다.

탐사자가 생존했다면 우물 속을 살필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우물

혹시 마을에서 우물을 살펴보려는 탐사자가 있다면, 우물은 버려진 지 오래된 것 같으며 안에서는 물때 낀 냄새가 난다고 묘사해주세요. 우물을 막았던 판자는 이미 반쯤 부서진 상태입니다. 그 아래는 매우 깊고 어둡습니다. 3~4미터 정도 되는 깊이이며, 아무런 대비 없이 떨어질 경우 1d6의 데미지를 입습니다.

내려가보면, 우물 바닥은 질퍽한 진흙에 덮여 있으며 그 위로 (범이 그간 잡아먹었던) 사람들의 인골이며 짐승의 뼈가 쌓여있습니다. 혹시라도 탐사자 2가 여기 빠지거나 아래를 내려다보면, 많은 사람이 우물 속을 꽉 채워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탐사자 2의 눈에만 보입니다.

우물은 굉장히 어둡고 빛이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맨눈으로 그 안을 살펴보려 하면 <관찰력> 판정에 페널티 주사위를 받습니다. 탐사자가 휴대폰 라이트 등을 쓰면 페널티는 없습니다.

판정에 성공하면, 우물 안쪽에 벽에 피로 쓰인 글씨를 볼 수 있습니다.

 

 

[그 여자는 죽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거죽을 뒤집어쓰고 살아있다.

누군가에게 알려야 하는데. 내가 여기서 죽어선 안 되는데.]

 

 

그 옆에는 기이한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남자 인어를 그린 그림 같고, 그 밑에는 한자가 쓰여 있습니다. 저인국(氐人國).

*이 그림과 한자는 본 시나리오와는 연관이 없습니다. 다음 이야기를 위한 떡밥입니다. 혹시라도 신씨 무당집에 있는 산해경에서 저인국을 찾아보면 "저인국이 건목(建木) 서쪽에 있는데 그들은 사람의 얼굴에 물고기의 몸이고 발이 없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실제 산해경의 인용입니다.

 

혹시라도 그 그림 바로 아래 백골 속을 뒤져보는 탐사자가 있다면 포대기에 싸인 촛불 토막 하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심지가 빠져 있습니다만 적당히 고치면 불이 붙을지도요.

 

*이것은, 한번 불을 붙이면 결코 촛농이 녹는 일도 불이 꺼지는 일도 없는 촛불입니다. 인어의 기름을 이용해 만든 귀한 것입니다만 탐사자들이 알 방법은 없습니다. 본 시나리오 내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범에게 물려가 우물에서 깨어난 탐사자는 다른 사람들이 그가 돌아오지 않은 것을 깨달으면, 그 도움을 받아 우물에서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우물의 진흙 속 깊은 곳에는 손의 실패작이 하나 묻혀 있습니다. 이것은 후에 탐사자들이 범의 저주를 푸는 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둘째 날

탐사자들이 장씨 할아버지의 집에서 일어나면 푸근한 조찬이 차려져 있습니다. 산처럼 쌓인 고봉밥에 팔팔 끓는 된장찌개, 나물 반찬에 깻잎 절임, 풋고추에 쌈장 등. 장씨 할아버지가 마루에서 다 같이 밥을 먹자고 부릅니다.

나가보면 할아버지의 외손자인 과 그 친구 이 돌아와 있습니다. 마당에는 어젯밤에는 못 봤던 트럭이 한 대 주차되어 있습니다. 청색 용달 트럭입니다.

 

바깥이나 다른 곳에서 잔 경우에도 장씨 할아버지는 차 문 등을 똑똑 두드리며, 어제부터 아무것도 못 먹지 않았냐며 친절하게 탐사자 일행을 초대합니다. 거절하면 나중에 욱과 찬을 시켜서 주먹밥이며 짠지가 담긴 도시락을 전해주게 함으로써 두 사람과 만나게 하세요. 그는 한국인답게 밥에 집착합니다.

욱은 탐사자들에게 친절하게 대합니다. 그는 이공계 대학생으로 잠시 휴학하고 할아버지를 돌보러 촌에 내려와 있습니다. 나긋한 외모에 돈익대 과잠을 입고 있는 20대 초반 정도의 남성입니다. 밭일이 익숙하지 않은지 손에는 밴드를 덕지덕지 붙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희미한 담배 냄새가 납니다. 욱은 마을의 유일한 흡연자입니다. 이 마을에는 파는 사람도 없고 곤혹스럽다며, 혹시 탐사자들에게 담배가 있다면 팔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능청스럽게 묻습니다.

반면 찬은 외부인인 탐사자들을 경계하며 퉁명스럽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이 동네에만 살았습니다. 거칠거칠한 피부에 까까머리인 20대 초반 정도의 시골 남성입니다. 흰 러닝셔츠에 깔깔이 차림입니다.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잘 대답이 없습니다. 묵묵히 밥을 왕창 먹습니다.

*욱의 손에서 밴드를 떼어보면 개에게 물린 흉터가 있습니다. 납치했던 삼식에게 물린 것.

 

 

조찬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탐사자들이 조찬에 모인 사람들을 포함하여 마을 사람들에게 어젯밤의 일을 이야기하면, 이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입니다. 장씨 할아버지는 간밤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습니다. 범과 관련하여 도움을 얻을 방법을 물어보면 신씨 할머니를 찾아가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소녀의 시체에 대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하면, 욱은 내심 당황합니다. 그 소녀가 여러분에게 뭔가 원한이 있는 게 아닐까요? 하는 식으로 진실을 숨기려고 듭니다.

-젊은이들은 통신을 살펴보았으나, 기기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고 합니다. 원인이 그것 때문이 아닌 것 같습니다.

-혹시 탐사자들이 두 사람에게 밖에 나가 112 등을 불러 달라는 식의 부탁을 하면 흔쾌히 알았다고 대답합니다. 물론 탐사자들을 만난 후에는 저주에 노출되기 때문에, npc들끼리만 차를 출발해도 안개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탐사자들이 함께 그들의 트럭을 타고 외부로 나가려고 시도해도 역시나 안개를 헤맨 끝에 배산리로 돌아옵니다. 다들 비정상적인 멀미를 느낍니다. 갇혔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을 경우 0/1d3의 이성 판정.

 

*욱은 범이 탐사자들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를 무척 흥미롭게 여깁니다. 더불어 탐사자들을 범의 미끼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탐사자들이 욱에게 말해주지 않더래도 조사를 통해 스스로 이 사실을 알아냅니다.

 

별다른 동행 요청이 없다면 두 사람은 조찬을 먹고 밭일을 도우러 갑니다.



 

#신씨 할머니의 방문

탐사자들이 어디서든 밤을 보내고 욱과 찬을 만난 뒤 충분히 마을을 탐사했다면, 신씨 할머니가 찾아옵니다.

신씨 할머니는 탐사자 일행을 보자마자 다짜고짜 따라오라고 호통을 칩니다. 무시하는 탐사자들에게는, 너희 모두 어젯밤에 목소리를 듣지 않았냐고 물어봅니다. 너희에게는 저주가 걸려 있으니 저주를 풀고 싶다면 자신을 따라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탐사자들이 신씨 할머니를 따라가기로 하면 할머니의 집안으로 안내를 받습니다. 그곳은 불의 신 지귀를 모시는 무당집입니다.

혹은, 탐사자들이 앞서 마을 사람들의 조언을 듣거나 스스로 생각해서 신씨 할머니를 다시 찾아가기로 마음먹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굳이 신씨 할머니 쪽에서 찾아오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할머니는 제집에 앉아서 탐사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할머니는 손톱을 따각따각 깎고 있다가 찾아온 탐사자들에게 이제야 왔느냐고, 어제 밤 목소리를 들었느냐고 물어봅니다.



 

#신씨 할머니의 무당집

좁은 실내는 형광등 하나가 나가서 살짝 어둑합니다. 방 가운데에 점을 보는 자그마한 좌식 탁자와 방석이 놓여있습니다. 벽지의 색감이 어지럽고 한쪽에는 신을 모시는 당이 있습니다. 화려하게 장식된 당에는 울긋불긋한 색으로 신령을 그린 무신도(巫神圖)가 붙어 있습니다. 생활공간과 직업 공간이 분리되지 않은 풍경입니다. 당의 반대쪽에는 책장과 옷장이 있습니다. 동동구루무가 놓인 화장대, 대충 개어진 차렵이불이 있고 맨 위에 왕골 베개가 올라가 있습니다.

 

-다른 방은 부엌과 화장실 뿐입니다.

-무신도를 살펴보면 팔찌 같은 것을 가슴에 얹고 잠든 남자의 모습, 나중에는 거기에서 불길이 올라와 세상을 태우는 모습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불의 신 지귀의 설화 참조. 시나리오 끝에 첨부하겠습니다.

-벽을 보거나 집안 전체에 <관찰력> 판정을 하면, 멈춰버린 시계 옆에 홍의 사진이 걸려있는 것을 확인합니다.

 

신씨 할머니가 없을 때는 책장에 <자료조사> 판정을 하면 산해경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낡은 출판본이며 한국어입니다. 읽으려면 속독으로 3시간이 걸립니다. 3-4세기에 쓰인 신화집으로 중국과 그 변방 지역의 기이한 사물, 종족들에 대한 기록과 삽화가 실려 있습니다. 이성 손실은 없으며, 처음 읽으면 오컬트 기능이 4점 상승합니다. 범에 대한 부분은 찢어져 있습니다.

무당집에 몰래 들어온 탐사자가 판정에서 대실패시, 양철 요강이 발에 채여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든지 바닥에 쏟아진다든지하는 해프닝이 있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혹은 할머니가 집에 있을 때는, 설명에 앞서 할머니가 직접 산해경을 꺼내서 탐사자들에게 보여줍니다. 할머니는 이 책이 기이한 것들에 대한 옛 무당의 기록이라고 설명해주면서, 특정 페이지를 펼칩니다. 여기에 범에 대한 내용이 있다고요.

펼친 부분은 몇 장이 엉성하게 찢어져 소실된 상태입니다. 할머니는 표정이 안 좋습니다.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누군가가 몰래 숨어들어서 찢어간 모양입니다.

*욱입니다.

 

 

할머니의 말:

1. 제일 먼저 신씨 할머니는 탐사자 일행이 저주를 받았다는 사실 알려줍니다. 대사는 예시입니다.

“씌였어. 너희. 전부 뭔가 씌였어. 얼굴이 안 보인다. 시커멓기만 해.”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게야. 그래선 안 되는 일들이. 흰 짐승이 노해서 삼대를 저주하고 산목숨을 죄고."

 

2. (선택사항) 할머니는 탐사자들이 아직 탐사자 4의 집에 다녀오지 않았을 경우, 그렇게 하라고 시킵니다. “너! 늬 집에 다녀와. 머리 쓰다듬어 주시던 터주신들께 마땅한 문안 인사를 드려라.” 탐사자들이 이 말을 따를 경우, #. 빈 집터입니다.

 

3. 탐사자 일행은 신씨 할머니로부터 숲 안쪽의 숨겨진 신당과 그것의 주인이었던 무당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내 스승이신 혜공선녀께서 해주신 이야기야. 오래전, 배산리에는 손이라는 무당이 살았다. 그 스승인 백돌 선생이라는 박수무당은 신통력으로 유명해서, 손은 늘 그늘에 가려 지냈지.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백돌 선생이 종적을 감추더니, 갑작스럽게 손이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거기서부터 무언가 사악한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고 혜공선녀께선 짐작하셨다. 손은 기고만장해서 자제를 모르더니만, 결국에는 신을 뫼시는 사람으로서 해선 안 되는 짓을 하고 말았다. 오랜 세월 동안 고요히 잠자던 범을 깨워 이 산에 풀어놓은 게야. 자기 힘으로 범을 뫼실 수 있을 거라며! 손은 결국 범에게 잡아먹혔다. 죗값을 치른 게지. 손의 딸이 울며불며 마을로 달려오기에 사람들이 뛰어가 보니, 신당 어귀에 손의 머리만 남아있었어. 범이 혀로 싹싹 빗어 왼가르마를 지어놓았다지."

"이 무당은 산 속 깊은 신당에 살았었지. 그 망할 것이 무덤을 밀어버리고 신당을 세웠어.”

”신령님께서 점괘를 내려주셨어. 이 신당에 가야만이, 그것의 저주를 푸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게다."

 

 

-신당 자리에 있었던 무덤에 대해 더 물어보면 그 자리에 이름이나 전승은 잊힌 호식총이 하나 있었다고 알려줍니다. 호식총이란 호랑이에게 화를 당한 시신을 수습한 자리에 세우는 무덤입니다. 사람이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면 창귀가 되는데, 호랑이에게서 벗어나려면 다른 사람을 호랑이에게 인도해야 합니다. 창귀를 가두기 위해 세웠던 것이 호식총입니다. 물론 손이 밀어버려서, 신당에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신씨 할머니에게 [이두두지 (..)] 주문에 대해 물어보면, 이것은 자신이 손녀에게 알려줬던 것인데 잡호랑이 쫓는 주문으로 ‘그것(범)’에게는 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탐사자들이 어디서 이 주문을 알게 되었는지 의아해합니다.

-신씨 할머니에게 손녀의 귀신 혹은 시체가 탐사자 일행을 쫓아다닌다고 말해주면, 할머니는 처음에는 일단 그것이 진정 자신의 손녀가 맞는지, 그저 남의 모습을 훔쳐 사람을 홀리려는 잡것이 아닌지 의심합니다. 만약 이 주문을 손녀가 준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 어쩌면 그게 진짜 홍이여서 느이를 도와주려는 지도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탐사자 일행이 할머니의 말을 듣고 신당으로 가기로 하면, 안내해줄 젊은이를 붙여주겠다고 합니다.

신씨 할머니에게 탐사자들이 동행을 요청하면 "나는 혜공선녀께 범으로부터 이 마을을 지키길 부탁받았다."며 거절합니다. 욱과 찬 둘 다 숲길을 알고 있으니 한 명을 골라 데려가라고 합니다. 마을에서 젊은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둘 모두를 데려갈 수는 없습니다.

탐사자 일행이 젊은이들을 수상하게 또는 귀찮게 여길 경우 동행을 거절하고 사당의 위치가 그려진 지도만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할머니는 둘둘 말린 숲의 지도를 서랍에서 꺼내서 건네줍니다. 신당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찬을 고를 경우 욱은 몰래 탐사자 일행을 쫓아옵니다. 둘 다 고르지 않았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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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탐사자 일행이 신씨 할머니를 따라가지 않았다면: 탐사자들은 신씨 할머니의 집에 잠입해서 직접 산해경과 사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신씨 할머니의 서랍 안에서 숲속 범의 사당의 위치가 그려진 지도를 발견합니다. 그 옆에 원래는 신씨 할머니가 말해주는 사건의 경위가 적혀 있는 혜공선녀의 편지도 흰 봉투에 들어있습니다.

 

젊은이들은 둘 중 누구든 부탁을 받으면 순순히 길 안내를 나섭니다.

 

 

#배산

일행이 산으로 들어가면, 안개가 자욱하고 나무가 빽빽하게 차 있어 주변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사방은 갈맷빛이며 안개는 목을 조르는 듯한 느낌입니다. 축축한 이끼와 풀 냄새가 납니다. 제대로 길이 나있지 않아서 발밑을 조심하며 걸어야 합니다.

 

탐사자들이 지도를 얻기 전에 먼저 산에 찾아간다면 신당을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신당을 찾아가는 와중에 범이 튀어나오지는 않습니다만,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긴장감을 조성해주세요.

일행이 욱과 직접 동행하고 있지 않은 경우, 숲에 <관찰력> 판정을 하면 누군가 여러분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극단적 성공시에는 뒤따라오는 사람 그림자 같은 것을 볼 수도 있겠네요. 그것은 사실 마을에서부터 여러분 일행을 몰래 쫓고 있는 욱입니다. 만약 그를 발견하면, 욱은 걱정되어서 혹은 일하고 싶지 않아서, 이쪽이 더 재밌어 보여서 탐사자 일행을 따라왔다며 변명합니다.

 

안내자 없이 탐사자들끼리만 산에 들어왔다면, 지도를 들고 숲속에서 <항법> 판정을 합니다.

성공시 숲속의 자그마한 신당을 찾습니다.

실패시에는 숲에서 길을 잃습니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추워지며, 숲속에서 시간을 소비합니다. 다리가 아프도록 숲속을 헤매고 있다 보면, 일행은 욱과 마주칩니다.

이 경우 욱은 다음과 같이 변명합니다. 탐사자들이 아예 신씨 할머니를 따라가지 않았던 것이라면, 할머니가 지도를 도둑맞은 것을 깨닫고 탐사자들이 숲으로 갔으리라 짐작하고 찾게 시킨 것입니다. 탐사자들이 동행을 거절해서였다면, 걱정된 할머니가 몰래 쫓아가 보도록 시킨 것입니다. 어떤 이유로든 욱은 길을 잃은 탐사자 일행을 신당으로 안내해줍니다.

 

 

 

#손의 신당

겉에서 보면, 신당은 안개의 근원지인마냥 두껍고 빡빡한 안개로 덮여 있습니다. 안개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처럼 온 숲에 내려앉아 공기를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신당은 다 무너져가는 건물입니다. 청색 기와는 반쯤 헐고 부서졌고 기둥의 녹색 칠은 벗겨지고 변색되었습니다. 온 사방에 어지럽게 금줄이 쳐져 있고 장지문은 거의 떨어져 나갈락 말락 합니다. 전체적으로 거미줄과 먼지에 뒤덮여 허여멀겋습니다.

 

<관찰력>으로 살펴보면 최근에 사람이 드나든 흔적이 있습니다. 입구 쪽에만 먼지가 쓸려나갔고 거미줄이 없습니다.

 

 

신당의 내부로 들어서면, 훅 끼치는 썩은 냄새에 저절로 코를 막게 됩니다. 백호를 그린 괴이한 민속화들이 온 벽에 빼곡히 붙어 있습니다. 신당의 내부는 풍성한 지화(종이꽃)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 다른 물건들은 폭풍이라도 지나간 듯 바닥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대부분 부서지고 깨져 쓸 수 없는 무구(巫具)들 같습니다. 방의 한 가운데에 무언가가 밧줄에 묶여 내려와 있습니다. 방의 한쪽 구석에는 병풍이 있습니다. 병풍 쪽에는 점점이 피가 말라붙어 있습니다.

 

 

-병풍은 여섯 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산과 소나무, 풀과 꽃이 그려져 있습니다. 가장 구석 마지막 칸에만 개구리와 사슴 그림이 있는데, 모두 병풍의 끝쪽을 향해 달리는 형상입니다. 다른 다섯 칸은 묘하게 그림이 듬성듬성 휑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 가운데에는 원래 무언가 다른 그림이 있었거나 혹은 그려질 예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원래는 이 다섯 칸의 가운데에 달리는 범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작은 짐승들은 범에 쫓기는 모습입니다. 범을 소환할 때 사용한 물건이며, 범은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병풍 근처 바닥에도 끈적하게 피가 눌러있습니다. 거기 널부러진 동물의 사체가 썩은내의 근원인 듯합니다. 큰 개 정도의 크기이고, 자세히 보면 붉은 개목걸이를 했습니다. 사체를 치워보면 그 밑에 분홍색 삼선 슬리퍼 하나가 놓여있습니다.

*삼식의 사체.

-병풍 뒤를 살펴보면 그 밑에 지하로 이어지는 나무문이 있습니다. 문을 열면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이 보입니다. 그 밑은 어두컴컴하고 불빛이 없습니다. 지하실로 내려가면 #. 신당의 지하실을 진행합니다.

-신당 안이나 어지러운 물건들을 <관찰력>으로 살펴보면 한쪽 구석에 타버린 담배꽁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욱 = 마을에서 유일하게 담배를 피우는 사람.

-방 가운데에서 묶여 내려온 것을 살펴보면, 오래된 방울 장난감이 튼튼한 밧줄 끝에 달려있습니다. 줄에는 간간이 흰 털이 섞여 있습니다. 흔들어보면 방울 장난감은 고장이라도 났는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후에 탐사자 일행의 저주를 풀 때 쓰이는 도구. 원래는 손이 범을 다루기 위해 찾은 주술 도구입니다. 방법을 모르면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찬과 함께 왔다면, 찬은 무섭다는 이유로 밖에서 망을 보다가 후에 도착한 욱에 의해 마을로 돌아가거나, 혹은 살해당합니다. 만약 탐사자들이 강경하게 찬이 함께 들어가길 원하면 굳이 억지로 밖에 세워 두진 마세요. 이런 경우엔 나중에 숨차게 뛰어온 욱이 신씨 할머니가 널 급하게 찾으신다고 하면 속아서 마을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욱은 찬 대신 남아서, 자기가 도와줄 게 있다면 얼마든지 말하라고 합니다.

욱과 함께 온 경우, 욱은 담담하게 탐사자들이 신당을 뒤지는 것을 돕는 척 연기합니다. 담배꽁초 등에 대해 혹시 추궁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매우 천연덕스럽게 행동합니다. 당신들 같은 외지인이 남긴 것 아니냐는 식입니다.

욱은 섣불리 탐사자들을 공격하려고 들지 않습니다. 탐사자들을 지하로 꾀어 가둬두려는 속셈이기 때문입니다. 욱=손은 범의 저주와 얽힌 탐사자 일행을 이용하여 범을 다시 길들여보려 합니다.



 

#신당의 지하실

지하실은 어둡기 때문에, 불빛이 필요합니다.

 

끼익 거리는 계단을 밟고 내려가면, 지하실은 향을 피운 것처럼 뿌옇습니다. 습기 때문인지 희미한 곰팡내가 납니다. 누군가 방으로 사용한 듯 책상과 책장이 있고, 벽마다 먹으로 휘갈긴 여러 기이한 짐승들의 그림들이 붙어 있습니다. 1층 사당의 그림들이 전부 비슷한 민화 속 범의 모습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구석에는 장독들이 (탐사자들의 수만큼) 놓여있습니다. 장독에는 금줄이 쳐져 있고 버선 모양으로 오린 백지가 붙어 있습니다. 그 옆에는 큼지막한 돌들이 쌓여 있습니다.

 

-벽의 그림을 살펴보면, 그려진 짐승들은 생김새는 불경하며 보고 있으면 불쾌감을 줍니다. 만약 세상이 올바르게 돌아가도록 하는 규칙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거기에 전부 어긋난 존재들입니다. 이 그림들을 보면 이성 판정을 합니다. (0/1)

*손의 상상 속의 짐승 그림들입니다. 범을 소환하기 전의 습작입니다. 손은 광기에 사로잡혀서 환상을 보며 이 그림들을 그렸고, 본인도 자신의 작품에 매료되었습니다.  

*욱은 탐사자들을 이 장독에 가둘 생각입니다.

-책상을 위를 살펴보면 이것저것 흩어져 어지럽습니다. 맨 위에는 책을 찢은 듯한 종이가 여러 장 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인국(大人國)의 북쪽에 사비시(奢比尸)가 사는데, 그곳의 북쪽에 군자국(君子國)이 있다. 군자국 사람들은 의관을 갖추고 칼을 차고 짐승을 잡아먹는다. 두 마리의 큰 호랑이를 옆에 놓고 부린다. 그 나라 사람들은 사양하기를 좋아하고 다투지 않는다.]

 

[(...) 짐승이 하나 사는데 이름을 마복(馬腹)이라고 한다. 그 생김새가 사람의 얼굴과 호랑이의 몸을 하였으며 그 소리는 어린아이 같고 사람을 잡아먹는다.]

*욱이 산해경에서 찢어간 페이지의 일부. 실제 산해경의 인용입니다.

 

-책장을 <자료조사>로 뒤지면 고문서 하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척 보기에도 낡은 서책입니다. 고대 국어로 되어 있으므로 읽으려면 모국어가 80 이상이거나 판정에 성공해야 합니다.

이것은 7권으로 이루어진 <현군칠장비경(룰북 232p.)>의 제1편을 16세기 중종 때의 파계승 궁골이 번역한 언해본입니다. 손상이 심한 서책 형태의 필사본이며 한 권짜리입니다. 황제(黃帝)의 일생, 그의 업적과 기이한 발명들, 그가 일으킨 기적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내용의 상당수를 누군가 오려낸 것 같습니다. 손상본이기 때문에 속독으로 4시간 정도가 걸리고 1d3의 이성 손실과 더불어 크툴루 신화 1점을 얻습니다. 본격적인 연구에는 3주가 소요되며 1d5의 이성 손실과 더불어 크툴루 신화 3점을 얻습니다. 연구 시 서책에 남아 있는 타인의 거죽(정신 교환) 주문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손이 백돌 선생을 죽이고 얻은 책입니다. 이 서책을 연구하여 범을 만들었습니다. 범을 만드는 것과 관련된 내용은 손이 다른 곳에 보관하고 있으며 본 시나리오 내에서 찾을 수는 없습니다. 손이 탐사자들과 전투에서 이기면 이 책을 다시 빼앗아갑니다.

 

-장독: 탐사자의 수에 따라 조정되겠습니다만 독에 든 물건은 대강 이런 식입니다. 장독을 열어보면 첫 번째는 비어 있습니다. 두 번째 독에는 오래된 일지가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세 번째에는 머리가 없는 백골이 들어 있습니다. 네 번째 독의 바닥에는 길고 흰 털 같은 것이 잔뜩 떨어져 있습니다. (범의 털)

마지막 독을 열면 홍의 시체가 들어있습니다. 요전번과는 달리, 시체는 눈을 뜹니다. 흐리멍덩한 회색의 죽은 눈. 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소녀의 시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성 판정(0/1d8) 후 전투 페이즈입니다.

 

 

 

#오래된 일지

장독에서 얻을 수 있는 손의 일기입니다. 세로쓰기로 되어있습니다.

 

一月十三日

백돌 선생을 죽이고 후한의 사상가가 썼다는 경전을 손에 넣었다. 스승의 피를 손에 묻힐 만큼 가치 있는 책이어야 할 터.

四月二十○日

경전은 신묘하다. 전승으로 내려오던 오래된 귀신을 불러냈다. 털빛이 우아하고 신통한 범. 이제 나도 백돌 선생을 능가하는 무녀가 될 것이야.

○月十五日

드디어 경전을 완전히 익혔다. 혼을 남의 육신에 옮겨서 살아가는 도술을 터득했다. 이것이 극상의 경지가 아니라면 무언가? 딸년은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다. 가엾고 어리석은 것. 큰일에는 작은 희생이 따르는 법. 나는 곧 영생을 얻는다.

二月二十七日

요사스러운 동물이 백돌 선생의 목소리로 내 귀에다 저주의 말을 쏟아낸다. 오늘 놈에게 홀려 쩍 벌어진 아가리에 내 머리를 집어넣었다. 놈은 그것을 씹지도 않고 내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 한참 동안 비웃는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二月二十八日

저 짐승을 불러낸 것은 잘못이었다. 저것을 없애려면 --- (이 뒤는 번져서 보이지 않습니다)

 



 

#홍의 시체와 전투

소녀의 시체는 처음 기어나오면, 독의 뚜껑을 열었던 탐사자의 발을 붙잡습니다. 그 후에는 자신을 죽인 욱에게 기어갑니다. 만약 시체를 공격하거나 욱을 지키려고 들면 탐사자 일행과도 싸웁니다.

홍의 시체는 이미 반쯤 두개골이 열려있고 다리를 절뚝거립니다. 전투시 스테이터스는 맨 아래 npc 항목을 참조해주세요. 욱은 홍의 시체와 싸울 때는 탐사자들을 속이는 중이므로 주문을 쓰지 않습니다.

 

욱은 홍의 끔찍한 모습을 이용해 거짓말을 합니다. 신씨 할머니가 바로 범이 둔갑한 자이고, 여러분이 그 날 홍을 차로 치어 죽였는데 사실 홍이 범의 새끼라는 것입니다. 자신을 차로 친 탐사자 일행에게 복수하려 드는 것이라고요. 물론 <심리학>으로 살펴보면 거짓말이지요.

홍의 시체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입을 열어도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탐사자 일행이 홍을 도와 욱을 죽이거나 살인자로 확정하고 공격해 쫓아내면, 홍은 원한에서 벗어나 입을 열 수 있습니다. #. 저주에서 벗어나는 방법 참조.

 

만일 탐사자들이 여기서 욱의 편에 서서 홍의 시체를 끝장내면, 욱은 마지막 순간에 탐사자 일행을 배신하고 주문을 겁니다. 욱은 공격을 받아 열세에 처하면 끝까지 싸우려고 들지 않고 전투에서 도망치기를 시도합니다.

욱이 전투에서 승리하면 탐사자 일행을 각각 장독대에 가둬놓고 돌을 눌러놓습니다. 근력 어려운 성공시 여기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탈출에 성공한 다른 탐사자의 도움을 받으면 보너스 주사위를 얻습니다. 탐사자들을 모두 가둬두었다면 욱은 아마 신당 1층에서 방울의 사용법을 연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운이 좋다면 큰 소리를 내지 않고 몰래 다 같이 빠져나와 2차전을 시도할 수 있겠지요.

 

욱의 편을 들어 홍의 시체를 죽였을지라도, 이후 돌변한 욱을 죽이거나 공격해 어떤 식으로든 복수를 해주었다면 전투가 일단락된 다음 마찬가지로 홍의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저주에서 벗어나는 방법 참조.

 

혹시 탐사자들의 차가 고장 난 상태라면, 죽은 욱의 품속에서 트럭의 키를 발견하게 해줘도 좋습니다. 욱이 죽지 않았다면 도망치면서 흘립니다. 혹은 찬이 살아있다면 마을로 돌아가 찬에게 얻을 수도 있습니다.

탐사자들이 욱을 죽이고 그 품속을 뒤져보면 사진이 여러 장 나옵니다. 낡은 흑백 사진부터 최근의 것까지 다양합니다. 어린 탐사자 4, 홍, 어린 욱 본인 등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전부 소년 소녀의 사진입니다. <예술/공예 (사진)>으로 살펴보면 시간과 장소는 다양하지만 전부 같은 사람이 찍은 것 같습니다. 사진의 뒤를 보면 후보 1. 후보 2. 이런 식으로 쓰여 있습니다. 장독에서 나온 일지의 글씨체와 같습니다.

*손이 자신의 신체가 될 후보들의 사진을 전부 모아둔 것.

 

 

 

#저주에서 벗어나는 방법

전달 방식: 홍의 시체가 죽어서 검은 재로 변했을 경우, 재로 바닥에 글씨를 쓰거나, 탐사자 2의 눈에 홍의 영혼이 보여서 말을 전달해주는 식도 괜찮습니다. 혹은 탐사자 한 사람(이를테면 가장 정신력이 낮은 사람)을 골라 잠시 그 탐사자에게 홍이 빙의하는 식이라든지요. 탐사자 2가 없다면 이런 전개도 재미있습니다: 반지를 가진 탐사자 1의 등 뒤를 누군가 툭툭 치는 느낌이 드는데, 돌아보면 아무도 없습니다. 반지를 들어 살펴보면, 반지 구멍 바로 앞에 있는 눈동자와 마주칩니다. 탐사자가 놀라면 홍은 한 발짝 물러나서, 꾸벅 인사를 합니다.

 

다음은 홍의 대사 예시입니다. 홍은 탐사자들에게 무서운 경험을 하게 만든 것을 사과하며 저주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혹시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 자신을 죽인 게 탐사자 일행이 아니라는 것도 알려줍니다. 자신은 욱에게 죽어 숲에 버려졌으며, 탐사자들이 차로 친 것은 괴물 범의 새끼라는 사실을 전부 말해줍니다.

 

"자꾸 쫓아다니고 괴롭히게 되어서 죄송해요. 당신들에게 말을 하고 싶었는데 원한에 휩싸여 눈이 흐리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범을 죽이는 방법은 모릅니다. 하지만 약하게 만드는 법은 알고 있어요. 밤이 되면 가장 발이 빠른 한 사람이 마을로 달려가요. 그 사람이 밖으로 나간 즉시 남은 사람들은 신당에서 범을 붙잡아 두세요. 문을 닫고 신당의 촛불을 전부 켜고, 방울을 흔드는 거예요. 저 방울은 그 무당이 범을 지배하려고 구한 물건이에요. 절대 그럴만한 힘은 없지만, 범을 잠시 유혹할 수는 있어요. 결코 방울 소리가 끊겨서는 안 됩니다. 촛불이 다 꺼지기 전에, 마을 가장 깊고 낮은 곳의 진흙 속에 묻혀 있는 것을 파내세요. 숲을 달릴 때는 절대로 돌아봐서는 안 돼요. 파낸 것을 부수면, 범의 힘이 잠시 약해질 거에요. 저주가 약해진 틈을 타 빨리 산을 떠나세요. 시간이 허락한다면 부디 할머니께 안녕이라고 전해주세요."

 

 

-홍은 방울 장난감의 사용법도 알려줍니다. 그것은 바로, 장난감이기 때문에 사용 전에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겁니다. 자기가 유혹하고자 하는 존재가 등장하는 내용의 노래여야 합니다. 동요도 가요도 괜찮습니다. 여기서는 [호랑이]가 나오는 노래가 되겠네요. 탐사자의 메타적 지식으로 바로 나오는 노래가 있다면 불러주세요! 그러면 바로 통과입니다. 없다면 지식 판정으로 캐릭터가 알고 있는 노래가 있는지 확인해봅니다. 그리고 수호자가 골라둔 동요의 가사를 알려줍니다. 방울을 사용하려면 탐사자는 이것을 꼭 육성으로 읽어주십시오!  

 

*'마을의 가장 깊고 낮은 곳'은 바로 우물 속입니다. 배산리 마을에서 가장 고도가 낮은 곳이니까요.

 

만일 탐사자들이 홍을 가혹하게 대했다면 그녀가 이런 도움을 주는 것이 진행상 부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난이도를 낮추려면 책상의 서랍이나, 홍이 나왔던 5번째 장독대, 욱이 죽었다면 죽은 욱의 품 등에서 위와 비슷한 내용의 쪽지를 발견하게 하는 전개도 가능하겠습니다.

 

 

 

 

 

둘째 날 밤

#. 저주에서 벗어나기

신당의 촛불에 불을 붙이고 주문을 외운 다음 방울을 흔들면 청명한 소리가 울립니다. 바깥에서 거대한 짐승의 그림자가 비치고 곧 죽은 사람의 목소리가 탐사자들의 이름을 부릅니다. 촛불은 시간제한입니다. TRPG 기준 30분, ORPG 기준 1시간 정도이나 상황에 따라 유연히 조절해주시면 됩니다. 만약 탐사자들에게 우물에서 주운 꺼지지 않는 촛불이 있고 그것을 사용하기로 한다면 시간 제한은 없습니다.

 

신당에서는 이전의 범의 방문 때와 같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다만 정도가 그 더 심합니다. 문은 당장이라도 열릴 듯이 마구 흔들리며, 탐사자 2의 눈에는 신당의 모든 문과 창문에 사람 그림자가 빼곡하게 붙어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범의 목소리는 탐사자 3의 범죄 사실을 대놓고 폭로하며 살인자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탐사자 1에게 복수를 종용합니다. 탐사자 1이 가진 반지는 불에 타듯이 뜨거워져서 들고있을 수도 없습니다.

 

범의 목소리를 들은 탐사자는 범의 115 수치와 <정신력> 대항 판정입니다. 판정에 실패하면 탐사자는 홀린 것이며 1d3턴 동안 바깥으로 나가려 듭니다. 주변에서 붙잡지 않아서 밖으로 나가면 그대로 탐사자 로스트입니다. 남은 사람들은 계속 저주를 풀려고 시도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초들이 타들어 갈수록 압박은 심해집니다. 오한이 들고 손발이 식고 저절로 몸이 덜덜 떨리며 장지문에는 피 묻은 손자국들이 다닥다닥 찍힙니다. 열어달라는 목소리와 달콤한 회유는 곧 끔찍한 비명 등으로 변합니다. 비명을 듣다 보면 귀에서 피가 흐릅니다. 1의 데미지를 입습니다.

 

만약 탐사자들이 몸을 묶거나 귀를 막는 등의 대비책을 생각해냈을 경우, 일은 조금 수월해집니다. 귀를 막는 것은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나 정신력 대항 판정의 시점을 한두 턴 늦출 수 있습니다. 본인들의 몸을 묶어둔 경우, 바깥으로 바로 나가는 대신 밧줄과 근력 판정 등을 해야겠지요. 그러는 동안 3턴이 지날 수도 있습니다.

가장 극단적인 방법입니다만, 어떤 식으로든 완전히 자신의 청력을 포기하면 범에게 홀리지 않습니다. 만약 저주 풀기에 실패할 경우 이것이 유일하게 범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마을까지 달려야 하는 역할의 사람은 귓가에서 마구잡이로 죽은 친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목소리는 뒤를 돌아볼 것을 종용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탐사자들에게 강한 심리적 동요를 부여하세요.

탐사자가 크게 동요하거나 숲의 중간에 다다르면(혹은 수호자가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타이밍에) <도약> 판정을 해서, 실패하면 발이 걸려 넘어진 것으로 치고 신당으로 장면을 넘겨 진행합니다. 넘어진 것은 시간이 지체된 것이지 돌아본 것이 아니므로 그 외의 불이익은 없습니다.

만약 탐사자가 뒤를 돌아보면 바로 쩍 벌어진 범의 아가리가 눈에 박힙니다. 범의 115 수치와 <정신력> 대항 판정이며 실패 시 즉시 홀리고 발걸음을 멈춰 로스트입니다. 성공하더라도 범을 직접 보았으므로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0/1d8)

 

마을에 도착한 탐사자가 우물로 향할까요? 우물에 도착한다면, 밧줄을 타고 내려가나요? 탐사자에게 밧줄이 있을까요? 없다면 시간이 더 걸리는 것입니다. 신당 장면을 더 진행하세요. 데미지를 감수하고 뛰어 내려가나요? 그렇다면 데미지는 1d6이며 중상을 입고 기절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것은 탐사자의 선택입니다. 탐사자가 안전하고 빠르게 우물로 내려갈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된 것입니다.

 

백골이 가득한 우물에 처음 진입했다면 이성 판정(0/1)이 있습니다. 진흙 바닥을 한참 파보면 난생처음 보는 기이한 것이 묻혀 있습니다. 겉은 일단 거대한 두개골입니다. 양손으로 들어올려야 하는 크기의 두개골은 흡사 짐승의 그것처럼 생겼습니다. 날카로운 이빨이 빡빡하고 눈구멍이 세 개입니다. 눈구멍 안쪽으로 뇌가 있을 자리에 시커먼 심장 같은 것이 펄떡거리며 뛰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것을 보고 있자 탐사자의 존재를 인식한 듯 자그마한 돌기 흡반들이 우글우글 돋아납니다. 이것은... 생물입니다. 이성 판정. (0/1d3)

 

*소환(이라고 손은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창조)의 실패작입니다. 같은 책과 같은 마력으로 만들어진 존재이므로 범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파괴하면 범의 힘이 잠시 약해집니다. 실패작의 내구도는 10입니다. 근접전 판정은 하지 않고 데미지만 굴립니다만 한 턴으로 부수는 건 어렵겠지요. 그 사이에 신당은 더욱더 위험해집니다.

탐사자는 홍이 남기고 간 쪽지에 남아있던 주문을 기억해낼 수도 있습니다. 이 주문을 외우면서 주먹이든 무기로든 한 번 내리치면, 실패작 안쪽의 심장이 시커먼 피를 온 사방에 튀기며 터져버립니다.

 

실패작을 파괴했거나, 혹은 촛불이 다 타서 사방이 어두워지면 범의 그림자도 사라집니다. 밖으로 나가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만 숲의 바닥에 길고 흰 털들이 떨어져 있을 뿐입니다.

 

 

 

#. 마무리

실패작을 파괴했을 경우, 탐사자 일행은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사당 밖으로 나가보면 안개는 말끔하게 걷혀있습니다. 신씨 할머니에게 사건의 전말을 알려줄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신씨 할머니에게 홍을 죽인 범인에 대해 알려주면, 할머니는 고맙다며 서랍에서 패물을 주섬주섬 꺼내 쥐어줍니다.

하지만 범이 잠시 약해진 것뿐 범을 잡은 것이 아닙니다. 탐사자 일행에게는 그리 오래 머물러 있을 시간이 없을 겁니다. 우물에 내려간 탐사자는 다시 기어오르는 것도 고생입니다. 어쩌면 다른 탐사자들이 밧줄을 운 좋게 구할 수 있을지도요. 만일 처음의 사고로 탐사자 일행의 차가 고장 났다면 트럭을 훔치거나 빌릴 수 있습니다. 트럭은 장씨 할아버지의 집 앞에 세워져 있습니다.  

 

 

탐사자 일행이 마을을 떠나기 위해 차를 출발하면 <듣기> 판정을 합니다. 성공하면 차 뒤쪽에서 신씨 할머니의 목소리가 탐사자들을 부르는 것을 듣습니다.

 

혹시라도 뒤를 돌아보거나 백미러를 살피는 탐사자가 있다면, 할머니 대신 엄청난 속도로 숲을 달려 탐사자 일행의 차를 뒤쫓는 새하얀 무언가를 볼 수 있습니다. 네발로 기듯이 기괴한 동작으로 달리고 있는데 속도는 빠릅니다. 부자연스러운 구강을 오물거리면서 탐사자 일행의 이름을 뱉는 모습이 기괴합니다. 백미러에는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이라고 써있습니다.

빠르게 차를 몰고 산을 벗어나면, 짐승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차가 포장도로에 접어들자 거짓말처럼 내비게이션이 켜지는 소리가 납니다. 허공을 떠돌던 연락들이 한꺼번에 폰에 도착하면서 카톡 카톡 소리만 차 안에 가득합니다.

탐사자 일행은 무사히 범의 아가리에서 생환했습니다.

 

*이미 엔딩이니 이성 판정은 자유입니다.

*신씨 할머니는 탐사자들이 떠난 직후, 손녀의 목소리를 흉내낸 범에게 잡아먹힙니다.

 

 

범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경우, 신당 밖으로 나가면 숲을 빼곡하게 채운 안개는 그대로입니다. 탐사자 일행은 할머니에게 사건의 진상에 대해 말해줄 수도 있고, 그저 떠나려 할 수도 있습니다. 탐사자 일행이 차를 출발하면, 어라? 예상과는 달리 배산리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쫓아오는 것도 없습니다. 탐사자들을 태운 차는 무사히 마을 밖으로 벗어납니다.

 

...

똑, 똑. 누군가 창문을 두드립니다. 마치 두개골을 직접 두드리는 듯 아릿한 두통이 번집니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려 할 때마다 계속 계속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죽은 가족의 소리. 탐사자 1의 소리. 탐사자 2의 목소리...

당신은 외면하고 싶지만, 알 수 있습니다.

이제 곧 당신의 차례라는 것을.

 

이 시점에서 탐사자가 범에게서 벗어나려면 청력을 완전히 포기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보상

범의 손에서 생환한 경우 이성치 회복 1d6

어떤 방식으로든 홍의 억울함을 풀어준 경우 이성치 회복 1d6

 

-홍의 죽음에 대해 말할 경우 신씨 할머니가 주는 약간의 금전적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신화서 현군칠장비경의 일부.

-호랑이를 쫓는 주문.

-플레이에 따라 영원히 꺼지지 않는 촛불. 귀신을 유혹하는 방울 장난감 등.

 

 

 

 

NPC

NPC들의 기능은 플레이에서 사용 할 법한 것들 몇 가지만 표시해 두었습니다.

 

배산리의 무당, 신씨 할머니(신꽃분)

근력 30 건강 35 크기 35 민첩성 25 지능 75 외모 25 정신력 70 교육 40 이성 65

기능: 듣기 40%, 설득 50%, 위협 40%, 심리학 55%, 역사 80%, 언어(한문) 60% 점술 50% 크툴루 신화 3%

 

-신씨 할머니에게 한문 풀이를 부탁할 수 있습니다.

-할머니는 부적을 다시 써주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못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만한 효험이 있으려면 적절한 날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인심 좋은 노인, 장씨 할아버지(장귀남)

근력 25 건강 35 크기 40 민첩성 35 지능 40 외모 35 정신력 60 교육 50 이성 50

기능: 설득 25%, 듣기 85%, 자료 조사 30% 요리 50%

 

동네 청년, 성찬

근력 55 건강 65 크기 50 민첩성 45 지능 45 외모 40 정신력 40 교육 50 이성 40

기능: 관찰력 45%, 자연 60% 항법 40%

 

사악한 무당, 장욱(=손)

근력 50 건강 60 크기 70 민첩성 60 지능 70 외모 60 정신력 80 교육 60 이성 10 체력 13 피해보너스 0 체구 0

근접전 (격투) 50%

근접 공격을 받았을 경우 품 속에서 소형 나이프를 꺼냅니다.

나이프 1d4+db

회피 35

기능:  관찰력 45%, 듣기 35%, 매혹 30%, 언어(한문) 50%, 오컬트 50%, 설득 50%, 위협 30%, 은밀행동 40%, 심리학 70%, 자료 조사 60%, 예술/공예(탱화) 65%, 크툴루 신화 17%

주문: 타인의 거죽, 격통, 사악한 시선, 암시, 지배, 육신 보호

 

손은 딸, 욱의 어머니, 욱 등을 거쳐 대략 150년 정도를 살았습니다. 그 세월 동안 어두운 힘을 연구하고 주문과 신화서를 찾아다녔습니다. 다수를 상대할 때는 먼저 근접전에 강한 탐사자 하나에게 지배나 암시 주문을 거는 것으로 전투를 시작할 확률이 높습니다.

탐사자들의 수에 따라 욱이 가지고 있는 주문의 갯수 등을 조정해서 난이도를 조절합니다. 탐사자들이 4-5인인 경우 룰 특성상 한 명을 상대하기가 무척 쉬워집니다. 그럴 때 욱은 탐사자 일행을 쫓아가기 전에 미리 자신에게 육신 보호의 주문을 걸어두고 시작합니다. 지배나 암시 주문을 살짝 변형하여, 턴마다 판정이 아닌 1d6턴동안 효과를 유지하는 식도 괜찮습니다. 마력은 한 시간에 1씩 회복됩니다.

욱은 마법을 쓰는 것을 숨기지 않는 시점부터 상냥한 청년 연기를 그만둡니다. 그는 오만하고 광기에 사로잡힌 무당 손입니다.

현재 욱의 어머니는 혼수 상태로 병원에 입원중입니다.

 

움직이는 홍의 시체

근력 80 건강 80 크기 65 민첩성 35 정신력 05

체력 14

피해보너스 1d4

근접전 30%

회피: 하지 않음

홍의 시체가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것을 보면 0/1d4

홍의 시체가 움직이는 것을 보면 0/1d8

 

무당의 끔찍한  피조물, 범

근력 150 건강 200 크기 120 민첩성 100 지능 90 정신력 110 체력 32

근접전 90%

피해보너스 2d6

 

범은 아름다운 흰 털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뜻 호랑이를 닮았으나 훨씬 크고 기괴하게 생겼습니다. 주로 밤에 움직입니다. 이 시나리오 내에서 범을 잡는 것은 개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추천하는 개변 스타일로는 옛 착호갑사(捉虎甲士)의 기록을 발견해서 범의 약점을 알아낸다든지, <호질>에 언급되는 호랑이의 천적 중 하나인 활(“활이라는 동물은 뼈가 없는 관계로 호랑이가 꿀꺽 삼켜버리면 뱃속에 들어가서 그 간을 떼어먹으며”)이 우물 밑에 서식하는 것을 발견한다든지 하는 식입니다.

범은 울음소리가 없고, 보이지 않는 혀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입을 벌리면 마치 혀가 없는 것 같습니다. 털빛은 새하얀데, 입안은 온통 검습니다. 그 아가리를 다른 세계로 연결할 줄 알고 죽은 사람의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목소리만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마법적인 힘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듣는 사람을 홀립니다.  

범은 사악한 힘에서부터 비롯된 사악한 생명체입니다. 지능이 있으며 사람을 농락하기를 좋아하고 인간 사이의 갈등을 지켜보는 것을 즐깁니다. 다른 생물도 먹지만 머리끝까지 공포가 들어찬 인간의 영혼을 특히 선호합니다. 제일 먼저 영혼을 뜯어먹으며, 살코기에 입을 대는 것은 가장 마지막 순서입니다.  

범은 한 개체입니다. 새끼는 자신의 몸을 잘라내서 기른 것입니다. 새끼가 죽자 범은 그 사체를 다시 삼켰습니다. 탐사자 일행은 의도치 않게 범이 두 마리가 되는 것을 막은 셈입니다.

범을 처음 보면 잃는 이성치는 0/1d8입니다.




 


 

 

덧붙여

 

부족하지만, 첫 시나리오입니다. 한국적 배경의 공포가 테마였습니다. 영화 장산범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호질의 창귀 이야기도 참조했습니다. 고증이나 디테일이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악검시는 아컴의 말장난입니다. 악검시에는 미수과학대학과 돈익대가 있습니다. NPC인 욱이 바로 돈익대 출신이지요.

 

손이 백돌 선생을 군자국 사람의 후예라고 생각했다는 알아도 좋고 몰라도 좋은 설정이 있습니다. 군자국은 옛 중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부르던 이름이기도 했고, 선생은 날 때부터 호랑이의 영혼 두 구를 다룰 줄 알았습니다. 그가 가지고 있던 현군칠장비경 언해는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온 것이지요. 그 세 가지에서 도출한 결론입니다만, 죽은 백돌 선생에게 답을 듣기는 어렵겠습니다. 하여간 그런 연유로 손이 호랑이에 집착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이런저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물론 더 재미있는 뒷이야기가 떠오르신다면 그것이 여러분 이야기의 진짜 배경이 될 겁니다.

 

부디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피드백이나 플레이 로그를 환영합니다!

 

*2018.12.25

블루밍하우스 팀의 호질 리플레이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습니다! 팀내 테스트 플레이 녹음본을 영상화한 것입니다.

호질 1화 바로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FSBrcERJ8Mg

 

 

레퍼런스

1. 배산리(拜山里)라는 명칭은:

“『동국여지승람』에서는, (...) ‘호(虎)’를 ‘배산(拜山)’이라 한 명칭이 주목된다. 역시 이 말도 이두식으로 읽을 때는 ‘범’이 되는데(뫼산)”
-호랑이를 지칭하는 말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한국호랑이), 2005., 한국콘텐츠진흥원)

여기서 따왔습니다. 실존하는 지역과는 일절 관련이 없습니다.

 

2. 범이 손의 머리를 “혀로 싹싹 빗어 왼가르마를 지어놓았다.”는 부분은 태백시에 있는 호식총에 얽힌 사연의 일부를 차용했습니다.

 

3. 홍이 남기고 가는 쪽지에 있는 주문은 장정룡 교수의 <호랑이띠해의 민속이야기> 강원도민일보 뉴스에서 인용하였습니다.

 

4. <산해경>의 인용이 있습니다(이것은 시나리오 내에 표시). <현군칠장비경> 1권의 내용은 크툴루위키를 참조하였습니다만 주문은 수정했습니다. 손상본이므로 이성과 크툴루 신화 수치도 조절했습니다.

 

5. 영화 장산범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6.불의 신 지귀

지귀는 신라 활리역(活里驛) 사람으로 선덕여왕의 아름다움을 흠모해 했다. 왕은 지귀가 자기를 흠모해 병났다는 얘기를 듣고, 왕이 영묘사(靈廟寺)에 행차하는 날, 기다리고 있으라 했다. 지귀는 미리 영묘사에 가서 왕을 기다리다가 문득 잠이 들었는데, 이 사이 왕이 절에 왔다가 돌아가면서 잠든 지귀의 가슴 위에 팔찌를 얹어놓고 환궁했다. 잠에서 깬 지귀는 왕이 다녀간 것을 알고 슬픔이 북받쳐 가슴속의 불〔心火〕이 솟아올라 그 탑을 둘렀는데, 불을 일으키는 불귀신〔火鬼〕으로 변했다. 이에 선덕여왕은 술사를 시켜 불귀신을 멀리 쫓는 주문을 지었다. “지귀의 마음속 불이, 자신을 태우고는 불귀신이 되었구나. 멀리 바다 밖에 옮겨가서, 보이지도 말고 서로 친근하지도 말지어다.” 세속에는 이 주문을 붙여 화재를 막는 데에 이용한다.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한국설화 인물유형), 2005., 한국콘텐츠진흥원

 

 

 

 

핸드아웃


1.

[삼식이를 찾습니다. 삽살개 믹스. 6살. 수컷.  빨간 개목걸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찾으시면 05ㅁ-ㅁㅁㅁ-ㅁㅁㅁㅁ로 연락주세요. 꼭 사례하겠습니다.]

 

 

2.



3.

[(...) 오대수라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오대수는 귀향하기 위해서 바다를 건너가야 했습니다. 그 해협에는 노랫소리가 아름다운 사이-란이라는 반인반수들이 살았습니다. 선원들이 청명한 노랫소리를 듣고 홀려서 암초에 충돌하면, 그들을 건져다 식사를 하고는 했습니다. 현명한 오대수는 꾀를 내어 선원들의 귀를 밀랍과 헝겊으로 막고, 자기 몸은 배의 기둥에 묶었습니다.]



4.

[이두두지 저두두지 구만두지 호만두지]



5.

[그 여자는 죽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거죽을 뒤집어쓰고 살아있다. 누군가에게 알려야 하는데. 내가 여기서 죽어선 안 되는데.]



6.

[대인국(大人國)의 북쪽에 사비시(奢比尸)가 사는데, 그곳의 북쪽에 군자국(君子國)이 있다. 군자국 사람들은 의관을 갖추고 칼을 차고 짐승을 잡아먹는다. 두 마리의 큰 호랑이를 옆에 놓고 부린다. 그 나라 사람들은 사양하기를 좋아하고 다투지 않는다.]

 

[(...) 짐승이 하나 사는데 이름을 마복(馬腹)이라고 한다. 그 생김새가 사람의 얼굴과 호랑이의 몸을 하였으며 그 소리는 어린아이 같고 사람을 잡아먹는다.]



7.

一月十三日

스승인 백돌 선생을 죽이고 후한의 사상가가 썼다는 경전을 손에 넣었다. 스승의 피를 손에 묻힐 만큼 가치 있는 책이어야 할 터.

四月二十○日

경전은 신묘하다. 전승으로 내려오던 오래된 귀신을 불러냈다. 털빛이 우아하고 신통한 범. 이제 나도 백돌 선생을 능가하는 무녀가 될 수 있다.

○月十五日

드디어 경전을 완전히 익혔다. 영혼을 남의 몸에 옮겨서 살아가는 도술을 터득했다. 이것이 극상의 경지가 아니라면 무언가? 딸년은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다. 가엾고 어리석은 것. 큰일에는 작은 희생이 따르는 법. 나는 곧 영생을 얻는다.

二月二十七日

요사스러운 동물이 백돌 선생의 목소리로 내 귀에다 저주의 말을 쏟아낸다. 오늘 놈에게 홀려 쩍 벌어진 아가리에 내 머리를 집어넣었다. 놈은 그것을 씹지도 않고 내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 한참 동안 비웃는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二月二十八日

저 짐승을 불러낸 것은 잘못이었다. 저것을 없애려면 --- (이 뒤는 번져서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호랑이 동요를 모르는 탐사자가 지식 판정에 성공했을 때 이 동요를 줬습니다. 중국 동요인 두 마리 호랑이입니다.

 

 

두 마리 호랑이, 두 마리 호랑이

빨리 달리네, 빨리 달리네
한 마리는 귀가 없네, 한 마리는 꼬리가 없네
정말 이상해, 정말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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